월간참여사회 2003년 08월 2003-08-01   1038

인생대역전? 그럼 행복해지나요?

100억 원 정도 하늘에서 떨어지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의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것 같다. 행복해지려면 도대체 돈이 얼마나 필요한 걸까? 이 질문을 대할 때면 세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야기 하나

여대생 셋이 교정에 앉아 돈이 어느 정도 있으면 인생이 행복해질까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1년에 한 차례 해외여행을 갈 정도의 돈이 있으면 정말 행복할 거야.” “나는 한 달에 한 번 내가 듣고 싶은 CD를 마음껏 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 “나는 계절별로 새 옷을 살 여유만 있으면 좋겠어.” 아름다운 음악 한 곡에도, 예쁜 옷 한 벌에도, 눈 앞에 펼쳐진 새로운 풍경 하나에도 세상 모든 것을 얻은 듯이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충분히 그것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을 때, 우리는 다른 욕심들 때문에 부족해 하고 불행해 하지는 않았는가?

이야기 둘

아마존 오지의 야노마모족의 숫자 체계는 그다지 체계적이지 못하다. ‘하나’‘둘’ 다음이 ‘많다’인 식이다. 이것은 지능이나 문화적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하나, 둘을 넘어서는 그 이상의 셈은 그들에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둘 이상의 것들은 그것이 열이든 백이든 똑같이‘많은 것’이다.

25평 아파트에 사는 사람보다 32평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더 여유로운 건 아니다. 1년에 3000만 원을 벌든 1억 원을 벌든 사람은 자신의 수입 규모에 맞추어 살게 마련이다. 가족 외식 때 어떤 사람들은 자장면을 먹고, 어떤 사람들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그럼 자장면 먹는 사람은 불행하고 레스토랑 음식을 먹는 사람은 행복한가? 아닐 것이다.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먹느냐이다.

이야기 셋

하루에 세 마리의 참치를 잡는 어부에게 MBA 출신 컨설턴트가 충고한다. “오늘부터는 더 많은 참치를 잡아 모두 파세요.” 어부가 컨설턴트에게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묻는다. “그 다음은요?” “그 돈을 모아 배 한 척을 사서 더 많은 참치를 잡아 더 많은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참치 통조림 공장을 지으세요. 그런 후에 고기 잡는 기술을 특허낸 다음, 공장을 나스닥(NASDAQ)에 상장하도록 하세요.” “그런 다음 뭘 해야 하나요?” “그 주식과 공장을 팔아 치우세요. 그럼 엄청난 돈을 벌게 될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는요?” “그런 다음엔 한적한 바닷가에 별장을 짓고 가족들과 즐거운 저녁시간을 갖고, 조그만 배 한 척을 사서 심심할 때면 바닷가에 나가 참치를 잡으며 놀 수 있습니다.” 어부가 웃으며 말했다. “이미 내가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이왕재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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