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3년 08월 2003-08-01   1545

지역운동중계차 인천 _ 인천대공원 입장료 징수 논란

시민 휴식공간에 담장치고 돈 받겠다?


인천시민들이 지금까지 무료로 이용하던 인천대공원에 대해 인천시가 최근 입장료를 징수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6월 27일 지방물가대책위원회를 열어 어른 500원, 청소년 400원, 어린이 200원의 입장료를 받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재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에 한해 2000원의 주차장 이용료만 받고 있지만, 입장료를 따로 징수하게 되면 가족단위로 계산했을 때 시민들은 2000원 정도의 비용을 더 내야한다.

인천대공원은 남동구 장수동 관모산 일대에 자리잡은 88만 평 규모의 자연형 도시공원이다. 도심 속에서도 맑은 공기와 푸른 자연을 접할 수 있어 가족단위 여가 선용장소로 인천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곳은 어린이 자연학습장으로도 인기가 높을 뿐만 아니라, 산책, 마라톤, 인라인 스케이트, 자전거 등을 즐기려는 체육동호인들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다. 연인원 500만 명 이상의 시민이 이용하고 있는 인천대공원은 인천시민의 일상적 생활공간인 셈이다.

따라서, 공원 입장료를 징수하겠다는 시의 방침에 대해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민들은 편안한 휴식공간을 만들어 주지는 못할망정 그나마 있는 공간 마저 빼앗으려는 인천시의 처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민들은 입장료 징수가 일반 서민들의 휴식공간을 빼앗을 뿐 아니라, 쉴 곳에 목마른 시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시민단체들은 인천시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을 문제삼고 있다. 매번 인천시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던 공원 입장료 징수문제를 공청회나 시민의견 수렴 한번 거치지 않고 결정한 것부터 잘못이라는 것이다. 또한 인천시가 제시한 입장료 수입금 사용방안, 즉 동물원 확대와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등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대공원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볼거리가 많아서가 아니라 가족단위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제 시민단체들은 입장료 징수에 따른 환경문제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88만 평에 이르는 넓은 공간에 입장료 징수를 위해 담을 설치한다면 환경파괴는 물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고, 그나마 유지하던 자연형태의 공원 모습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할 것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인천대공원이 연간 20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며 입장료 징수를 강행할 태세다. 대신 아침운동을 하는 시민, 자연학습 학생, 노인 등에게는 요금을 받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마저도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입장료를 받게 되면 인천대공원 이용 인원이 대폭 줄어들어 연간 입장료 수입이 7억 원에 불과해, 결과적으로 재정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시민들의 공원 이용만 막는 꼴이라는 것이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주말을 이용해 인천대공원 입구에서 입장료 징수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7월 6일엔 3시간만에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는 등 전폭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앞으로 인천시와 시의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 인천대공원 입장료 징수 방침을 철회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안효국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정보통신국장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