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1년 12월 2002-12-01   1667

지역운동중계차 그사건 그 후

강원/서강지키기운동에서 생태박물관 건립까지

지난 2월호에 ‘서강 지켜낸 외로운 투쟁 1년’이란 기사가 나간 후 8개월이 지난 현재 서강에는 생태박물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영월군이 쓰레기매립장 건립을 강행하는 과정에 주민과 마찰을 빚으면서 촉발됐던 서강지키기운동이 현재 생태박물관 건립이라는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지난 96년 전문가들의 환경영향평가를 무시한 영월군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유도하기 위해 ‘자체 조사’라는 형식으로 각종 수치를 조작하면서까지 서강 쓰레기매립장 설치를 강행하려 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각종 보호어종과 천연기념물의 서식지인 서강에 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1년여 동안 투쟁한 끝에 결국 2001년 1월 영월군으로부터 ‘사업 전면재검토’ 각서를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건설회사의 진입을 막기 위해 보초를 서던 주민대표 이종만 씨가 의문의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강지키기운동은 지역주민들의 힘만으로 자연이 보존된 이례적인 일이다. 따라서 이 운동의 뜻을 기린다는 차원에서 공동위원장 최병성 목사와 지역주민들은 서강생태박물관을 건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 10월 20일에는 ‘재단법인 늘푸른별’을 창립해 생태박물관 건립기금을 모았다. 앞으로 이들은 청소년들에게 생태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내년 중반 건립을 목표로 추진중인 생태박물관은 흙벽돌과 나무를 활용해 생태적으로 지을 예정이며 풍력과 태양열 등 환경친화적인 에너지를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생태박물관은 민물고기 전시관, 곤충 및 동식물 표본관, 화석전시관 등으로 꾸며지며 주변에는 야생화공원도 들어설 예정이다.

대전/아파트 전기료 인하운동 전국으로 일파만파

지난 5월호에 아파트 전기요금문제와 관련해 대전의 한 시민단체가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는 기사가 나간 이후에 ‘아파트 전기료 인하운동’이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우선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아파트 입주자대표 등이 아파트 전기료 인하와 부당이득금 반환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시민행동에 나섰고, 대전지역에서만 아파트 주민 6만여 명이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또 아파트전기료인하 전국대책위가 구성되어 부산·대구·광주·분당 등 타 지역 시민단체와 아파트 주민들에게 점차 번져나가게 되었다.

부산지역에서는 129개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경실련, 주택관리사협회 부산지역회 등이 모여 아파트 전기료, 도시가스 정압기 점용료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 주민들도 많은 전기요금을 부당하게 내고 있다며 탄원서를 제출했을 뿐 아니라 헌법소원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7월 대전지법 민사3단독 이기영 판사는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본부장 이현주 변호사)와 대전지역 아파트 입주자대표 윤수열 씨(46세) 등 24명이 한전을 상대로 낸 ‘아파트 전기료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에서 “이유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소송을 맡은 이현주 변호사는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이라며 “한전이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비교적 싼 고압전기료를 받든지 아파트 내 변전시설 및 관리비용을 부담하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남/동광주병원 위장폐업사태 진퇴양난

‘동광주병원 위장폐업사태’는 지난 5월 기사 보도 이후에도 여전히 해결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투쟁이 장기화되고 있고, 두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그 동안 동광주병원은 상습적인 임금체불과 6년 동안의 임금동결 등을 자행해 노동자들이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2000년 5월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2000년 9월, 노조탄압을 해오던 병원측은 급기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2000년 12월 30일에 병원을 폐업한 뒤 2001년 2월 3일 임대업자로 사업주를 구성해 광주병원으로 재개원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고 몇 사람만 바꿔 재개원하는 것은 ‘위장폐업’이라고 항의했다. 시민단체들도 병원측의 횡포를 두고볼 수 없어 ‘동광주병원 폐업철회와 고용승계를 위한 1000인 광주시민 릴레이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태는 진전된 바 없다. 광주광역시장도 중재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현재 노동자들은 광주민주당 시지부 앞에서 천막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지난 11월 13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차수련) 산하 6개 장기투쟁 사업장 중 한 곳으로 선정된 뒤 노동조합원들이 상경해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농성에 돌입했다. 앞으로 이들은 청와대와 국회·노동부·보건복지부 앞에서 1인시위와 각종 집회, 서명운동 등을 집중적으로 벌여나갈 방침이다.

충남/용담댐 둘러싼 물 배분 관련 지역갈등 해결 가닥 잡혀

용담댐의 물 배분량을 놓고 지역간 갈등을 빚어오던 금강수계 4개 시도가 용수 배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용역 연구기관을 선정했다. 4개 시도는 이후 여기서 도출될 조사결과를 전면 수용하기로 했다. 대전·충남·충북·전북 금강수계 4개 시도 등으로 구성된 용담댐 공동조사위원회는 지난 9월 21일 운영회의를 갖고 용담댐의 용수배분 용역기관으로 서울대 공학연구소를 선정했다. 용역기간은 6개월이며 용역비 8000만 원은 4개 시도가 공동분담키로 결정했다. 또 용담댐 수질보전 용역비 2억3000만 원, 금강 수질환경 조사용역비 4억8000만 원, 공동조사위원회 운영비 1억 원 등 8억1000만 원은 수자원공사에서 전액 부담키로 했다. 용수배분 용역기관의 선정으로 일단 용담댐 문제의 핵심인 용수량 문제는 해결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대전·충남·충북·전북 등 금강수계 4개 시도는 수계별협의회에서 충북·전북 부지사를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전북 공무원 2명, 대전·충청도 공무원 각 1명, 전북·대전 민간단체 각 1명 등을 운영위원으로 참가시키는 ‘용담댐 공동 조사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하고 조사위를 가동중이다. 그러나 수자원공사는 이처럼 용수배분 용역이 진행되는 도중인 지난 10월 13일 진안 용담 다목적댐 준공식을 가졌다.

이에 대해 ‘용담댐 물 배분을 위한 대전충남대책위’(위원장 박재묵 충남대 교수)는 성명을 내고 “수질보전 대책 없이 용담댐에 불법 담수와 준공을 한 것은 수자원공사가 여전히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일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북지역 50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용담댐 맑은 물 담기 도민대책위원회’도 수질 보전대책 없는 용담댐 준공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규상 본지 대전충남 통신원

전북/군산 E-Mart 불매운동 난항 거듭

군산시 대형 할인마트 불매운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4월 대형할인점 E-Mart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우고 군산에 입점했고, 프랑스의 거대 다국적기업인 까르푸도 1만3000여 평의 터에 건축허가까지 받아놓은 상황이었다. 지난해 10월 군산지역 영세상인들은 ‘대형 할인마트 진출저지를 위한 범시민대책위’를 구성하고 E-Mart의 군산진출을 저지하려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E-Mart가 본격 개점하자, 대책위는 불매운동본부로 간판을 바꿔 달고 정기집회 개최와 홍보강화, 재래시장의 현대화 및 특성화 등을 실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매운동은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불매운동 초기, 공설시장 내 화장실 개보수를 약속했던 군산시청이 불매운동을 방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설시장과 사설시장 간의 갈등도 불매운동본부 내부에서 조금씩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불매운동이 난항을 겪기 시작하면서 불매운동본부는 회원제로 변경해 뜻 있는 시민과 상인 중심으로 불매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한편, 건축허가까지 받아 놓았던 까르푸는 지역 내 E-Mart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현재 입점을 유보해 놓은 상태다.

경기/평택호 살리기운동으로 수질오염 80%이상 원상복구

지난 11월호에 실렸던 평택호 준설작업과정에서 모래를 초과 채취해 착복한 사건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이 사건이 불거지자 준설 폐기물을 무단 방류해 수질을 오염시킨 준설업자 대표들과 이를 묵인하고 뇌물을 받은 농업기반공사 간부가 기소됐다. 이에 경기남부지역 시민단체와 평택호 어민들은 평택시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평택호 생태계의 복원을 촉구했다. 평택호 어민들은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골재채취 공구별 방문조사, 토종어류 치어방류사업의 지속적인 실시, 평택호 살리기 민관공동 네트워크 구성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평택호 오염 현장은 80% 이상 원상 복구됐다. 시청, 농업기반공사 관계자,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면밀하게 현장조사를 진행해온 성과로 평택호를 오염시킨 준설업자 대표들과 뇌물을 받았던 농업기반공사 간부들은 재판에 회부돼 있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이은우 사무국장은 내년에는 “평택호 살리기운동의 성과를 담은 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정은(참여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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