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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참여사회    since 1995

  • 2020년 01월
  • 2019.12.30
  • 547

한 걸음 내딛기 전에
생각해보면 좋을 이야기들

 

 

새해가 되면 뭐라도 시작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휩쓸려 계획도 대책도 없이 시작했다가 금세 고꾸라지곤 한다. 다행히 1년에 한 번 벌어지는 일이긴 한데 불행히도 앞선 일을 까맣게 잊고 같은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애초 기대했던 상황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이번에는 달라져야겠다고 다짐하며 새로운 방법을 찾기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과가 달라지는 일은 드물다. 그럼에도 스스로 인간임을 포기할 수는 없어서 “인간이 이렇게 살면 안 되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인간은 어쩔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마는데, 원더키디가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찾아 떠난 2020년이 되었으니 나와 인류를 모두 구할 방법을 찾아야만 하지 않겠는가. 아직 1년이 그대로 남아 있으니, 서두르기보다는 여유로운 마음을 바탕으로 최적의 방향을 찾아보는 데 기운을 모아보는 게 어떨까 싶다.

 

완벽한 것은 따스하지 않아

 

참여사회 2020년 1-2월 합본호 (통권 272호)

 

넌 아름다워 | 글 이상은, 그림 서평화 | 노란상상

“넌 아름다워 / 별은 어둠 없이 / 빛나지 않아 / 마음을 따라가 / 생각은 언제나 / 한 걸음쯤 늦지”

『넌 아름다워』는 음유시인이라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 이상은의 노랫말에 서평화 작가가 그림을 더해 만든 그림책이다. “완벽한 것은 따스하지 않아.”로 시작하는 첫 장면부터 마음이 세차게 흔들려 잠시 멈칫하게 된다. 같은 얼굴의 꽃은 없고, 너 하나만을 위한 길이 있고, 같은 길을 가는 별은 없으니, 제목처럼 넌 이미 충분히 아름답고, 네가 지나온 길은 의미로 가득하고, 네가 나아갈 길 역시 어디로든 열려 있다는 응원이 잠시 텅 빈 마음을 이내 가득 채워 차분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발걸음을 내딛게 한다.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무리 준비하고 노력해도 생각처럼 되지 않는 일을 마주할 게 분명한데, “걱정하지 마 / 꿈도 자라는 것 / 이루어지지 않아 / 다행인 어린 꿈들”이라고 자신을 다독이며, 이 방향일까 저 방향일까 헷갈릴 때는 “마음을 따라가 / 생각은 언제나 / 한 걸음쯤 늦지”를 되새기며, “생각과 마음의 / 나침반이 일치하는 그곳”을 1년 후 이맘때에는 꼭 마주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놀면서 바운스를 유지하는 가벼운 발걸음

 

참여사회 2020년 1-2월 합본호 (통권 272호)

 

준최선의 롱런 | 글 문보영 | 비사이드 

"대충하는 것은 아닌데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고 그 사이에서 묵묵하게 롱런하기. 준최선에서 한 계단만 오르면 최선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순간에 조금만 더 힘을 쓰면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계단 내려와서 쉬고, 최선이 비켜난 자리에 친구나 여유, 딴 생각과 재미, 그리고 소중한 것들이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도 될까 말까인데 최선보다 조금 덜 한 ‘준최선’이라니, 대충 되는 대로 살아가자는 말이 아닐까 오해할 법도 하다. 시인 문보영은 브이로그부터 일기 딜리버리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벌이면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라고 답한다. 겸손이나 반성이 아니라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꾸준히 해나가려면 이런 태도가 필요하다는 적극적 제안이다. “최선은 관성을 깨는 행위이기 때문에 관성이나 습관이 될 수 없지만, 준최선은 관성이 될 수 있”으니 최선과 최악이라는 극단을 오가며 최선에 이르지 못한 자신을 탓하고 실망하기보다는 준최선을 지속하며 때때로 힘을 보태 최선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마련하자는 이야기가 신선하면서도 지혜롭게 다가온다. 별다르지 않은 일상을 긍정하면서도 변화의 여지를 탐색하며 무겁지 않은 한 걸음을 내딛게 하는 『준최선의 롱런』은 모두가 최선을 다하면서도 누구도 최선에 이르지 못하는 오늘날 꼭 새겨야 할 이야기다.

 

습관은 애쓰지 않는다

 

참여사회 2020년 1-2월 합본호 (통권 272호)

 

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 글 웬디 우드 | 다산북스 

"내면의 충동과 세상의 욕망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당신이 처한 환경이 조작되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우선 자신을 용서하라.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바꿔 더 쉽게 만들어라. 움켜쥔 삶을 내려놓는 순간 습관의 마법이 시작될 것이다. 당신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살 자격이 있다. 그리고 습관은 당신의 삶을 제자리에 갖다 놓아줄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앞서 나눈 이야기는 당장 무엇을 시작하라고, 새로운 계획과 다짐으로 서둘러 한 걸음 내디디라고 말하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이니 정말 그렇게 해도 될까 싶은 불안감이 들 법도 하다. 이런 이들에게는 인간행동연구전문가 웬디 우드의 30년 연구를 담은 책 『해빗』을 권한다. 이 책은 습관을 들이려면 고통을 겪어야만 하고 이를 이겨내지 못하면 실패한 것이라는 이해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되짚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런 태도는 만성 노력 중독자에 불과하니 자신의 위치를 현명한 습관 설계자로 바꾸어, 목표와 보상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이를 지속할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의식적으로 신경을 쓰고 애를 써도 되지 않는 일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 의식하지 않고 무의식으로 행하는 일상의 영역이 무려 43%에 이르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이해하고 습관을 설계하는 데에도 나름의 법칙은 있다. 

 

1단계   늘 동일하게 유지되는 안정적인 상황을 조성하라.

2단계   좋은 습관으로 향하는 마찰력은 줄이고 나쁜 습관으로 향하는 마찰력은 높여라.

3단계  행동을 자동으로 유발하는 자신만의 신호를 찾아라.

4단계   언제나 기대 이상으로, 신속하고 불확실하게 보상하라. 

5단계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이 모든 것을 반복하라.

 - 책 본문 중에서 

왠지 예전과 다르지 않은 느낌이라면 앞서 권한 두 권의 책을 먼저 살펴보는 게 좋겠고, 기존의 습관 관련 책과는 다른 기분이 든다면 이 책부터 시작하는 게 효과적이겠다. 드디어 한 해가 시작된다. 뭐라도 해보자가 아니라 다르게, 만족스럽게, 즐겁게, 행복하게 해보자는 다짐을 기대한다. 

 


글. 박태근 알라딘MD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온라인서점 알라딘에서 인문MD로 일했습니다.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 연구원으로 출판계에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며, 여러 매체에서 책을 소개하는 목소리를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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