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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05월
  •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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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더 지방선거 GOVERNANCE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의 민주적 의미

유성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 이화여자대학교 스크랜튼학부 교수

 

 

월간 참여사회 2022년 5월호(통권 295호)

 

2022년 1월 13일부터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시행되었다.1 새로운 지방자치법은 1988년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33년 만에 주민 중심의 지방자치로의 변화를 위한 정책방향의 출발점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개정 지방자치법의 주요 목적은 민선 지방자치 출범 이후 변화된 지방행정 환경을 반영하는 것이다. 조문에는 ① 주민 중심의 지방자치 구현 ②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강화와 투명성 및 책임성 확보 ③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다양화 ④ 주민 감사청구제도 개선 ⑤ 중앙지방협력회의 설치 ⑥ 특별지방자치단체의 설치 ⑦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 등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개정 이유로 제시되어 있다. 

 

‘단체장 중심형’ 획일화된 지방자치에서, 다양한 대안의 실험으로 

 

특히 주목할 점은 지방자치법 제4조에 제시된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다양화 규정이다. 이에 따르면 지역 주민의 선택에 따라 주민투표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의 형태가 다양화될 수 있다. 

 

현재 우리 지방자치제도는 주민들이 지방의회와 단체장을 따로 선출하고 단체장과 지방의회와의 관계는 견제와 균형을 특징으로 하는 기관대립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실질적인 운영에 있어서는 자치단체장이 주도권을 잡고 지방자치단체의 대표로서 행정조직과 소관 사무를 총괄하는 ‘단체장 중심형’의 모습을 띠고 있다. 이러한 정부형태는 강력한 단체장 중심의 리더십으로 빠른 정책결정이 가능하고 행정전문성과 단체장 직선제라는 민주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방의회의 단체장에 대한 견제가 미약한 현실에서 대의 기능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고 단체장 성향에 따라 행정효율성의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방의회에 단체장의 인사권에 대한 임명동의권을 부여하고 각종 위원회를 통해 지방의회의 관여를 강화함으로써, 단체장과 지방의회 간 협치를 통해 지방자치를 운영하도록 하는 ‘단체장 권한 분산형’이 있다. 예전 남경필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가 실험적으로 운영했던 “경기연정”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경기연정은 단체장이 의회와 권한을 나누려는 파격적인 실험이었으나, 법률적 제약으로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졌고 제도화되지 못한 채로 종결되었다). 이러한 단체장 권한 분산형태는 단체장 중심형의 장점들에 더하여 지방의회의 관여를 제도화하여 단체장 견제 기능을 강화할 수 있고, 다양한 행정위원회 운영을 통한 시민의 참여 기회를 확대시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더해 지방자치단체 운영의 중심을 지방의회로 두는 ‘의회중심형’ 역시 대안으로 존재한다. ‘의회중심형’은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거나 책임행정관을 위촉하여 지방의회의 주도권 아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조직과 소관 사무를 총괄하는 유형이다. 이러한 의회중심형은 다양한 주민의 의견 반영이 용이하고 책임행정관을 통한 행정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지역 상황에 따라 유연한 정책 실현이 수월해지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의회중심제는 연방제 국가로 지방분권화의 정도가 높은 미국의 지방정부들이 가장 많이 채택하고 있는 형태이다. 

 

지방자치법

[시행 2022. 1. 13.] 

 

제4조(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의 특례) 

①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이하 “지방의회”라 한다)와 집행기관에 관한 이 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따로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임방법을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를 달리 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라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의 구성을 달리하려는 경우에는 「주민투표법」에 따른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의 다양화, 공론의 장 마련 시급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은 지방정부의 기관구성을 다양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고, 이를 통해 지역의 특수성과 지역 주민들의 의지를 반영하여 지방자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인 길이 열렸다. 그러나 현실화를 위해서 넘어야 할 장벽은 만만치 않다.

 

먼저 실질적인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주민들과 지방의회, 그리고 자치단체장이 함께 지역의 현실에 맞는 기관구성의 대안들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양한 대안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각 지역에 적합한 방안에 대한 협의가 필요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경우,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구성자치권 확보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각 지방자치단체가 향후 현재와 다른 유형의 기관구성 형태의 채택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주민들의 경우에도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 다양화의 의미와 필요성 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학습도 아직은 미미한 상황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이 함께 장단점을 동시에 가진 여러 대안들 중에서 공동체의 성격에 맞는 제도를 선택하는 면밀한 논의과정은 제도변화에 따른 부작용과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당법 개정과 선거제도 다변화로 지방자치 완성해야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풀뿌리민주주의에 근거한 지방자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적 대표체제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지방 수준에서 풀뿌리민주주의가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주권자가 대표자를 선출하는 과정과 지방의회와 행정부의 관계 모두에서 주민과 지역 중심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을 통해 기대하는 지방정치의 강화는 선거제도의 다변화와 함께 지역정당이 활성화될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현행 한국의 정당법은 지방자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집권적 정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다. 특히 지역주의를 우려하며 강한 규제를 담고 있는 정당 설립요건은 변화된 정치환경을 고려할 때 개선이 불가피하다. 최소한 현행 정당법에서 중앙당을 서울에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제3조 1항과 5개의 시·당과 각 시·도당에서 1,000명의 당원 확보를 규정하고 있는 제17조는 폐지되어야 한다.

 

정당설립의 규정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나 지역정치 활성화의 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당 창당 요건의 완화와 함께 선거의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거제도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의회 선거에서 중대선거구제의 적극적인 도입과 비례제의 확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 활성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의 시행을 맞아 지방자치 활성화의 방향은 정해진 대세이다. 초집중화와 인구의 노령화로 인해 지방소멸의 위기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현안을 지역의 문제의식을 토대로 풀어야 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이 지방자치의 활성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중앙정치에 예속된 정당구조의 틀을 벗어나 풀뿌리민주주의에 기반한 지방정치의 발전으로 이어가는 등 성공적인 분권과 자치라는 목적에 부합하도록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1 2021년 12월 9일,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서 의결됐다 

 


Issue 한걸음 더 지방선거 

1.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의 민주적 의미  유성진

2. 우리가 ‘직접행동영등포당’을 만든 이유  이용희

3. 이주민 참정권 확대의 가능성과 필요성  이용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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