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1999년 06월 1999-06-01   775

반패권 세계화의 디딤돌, 외채를 떼먹자

반패권 세계화의 디딤돌, 외채를 떼먹자

지난 4월 26일∼28일 브라질 리우에서 시민사회 지도자와 시민 1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세계외채 재판”이 개최되었다. 결과는 가차없는 유죄판결. 외채는 지구촌 거의 모든 문제의 원죄라는 판결이다. 이 판결에는 가톨릭국가 브라질의 천주교 주교회의와 전직 대법관 등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거의 대부분 재판부로 참여했다. 4월 30일 마닐라에서는 교회 지도자 등 시민사회 지도자 500여 명이 아시아개발은행 이사회 회의장 앞에서 인간사슬을 이루며 외채탕감 시위를 전개했다. 5월 하순 페루에서는 외채탕감과 금융체제 개혁을 위한 법률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대규모 국제회의와 남미 대중행동주간이 진행되었다. 이 운동의 주력인 영국에서는 90여 개 사회단체의 상설연대조직이 오는 6월 13일 런던 테임즈 강변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인간사슬을 엮어 외채탕감-채권포기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 며칠 후 독일 쾰른에서는 G7 정상회의에 맞춰 수만 명의 사람들이(주최측 예상은 7만 이상) 세계 곳곳에서 몰려와 선진국 정부들에게 외채탕감을 요구하며 엄청난 규모의 인간사슬 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다. 5월 중순 헤이그 국제평화회의에서도 외채구조가 평화의 중요한 장애물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이 회의에 참석한 반IMF 이론가이며 운동가인 수전 조지는 “희년운동은 이제 2000년을 앞두고 마지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습니다. G7 정부들은 자신들의 윤리적 정치적 정당성 역시 함께 카운트다운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빚을 졌으면 당연히 갚아야지’ 또는 ‘국채보상’이라는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에서 잠시 벗어나 지금 대인지뢰금지 국제연대운동 이후 가장 성공적인 운동으로 떠오르고 있는 외채떼먹기운동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기로 하자.

범지구적인 신노예제 폐지운동

이 운동의 상징은 쇠사슬이다. 사슬 한가운데 가느다란 금이 가 있다. 희년운동으로 외채의 억압사슬을 부수자는 뜻이다. 희년2000운동을 하는 초등학교 학생들은 마을 광장에서 종이사슬을 온몸에 감은 채 ‘외채는 노예제(Debt is Slavery)’라는 글씨를 펼쳐 보이며 행인들의 지지를 호소하곤 한다. 이 운동의 목표는 거대한 외채문제 중에서 가난한 나라 52개국의 채무를 2000년까지 완전히 탕감하자는 것이다. 이 목표 아래 현재 53개국에서 운동본부가 움직이고 있으며 120여 개국에서 지지서명운동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대규모 국제민간운동이다. 남녀노소 참여도 다양하다. 남미와 서구의 대형 가수들이 연이어 지지공연을 약속하고 있다. 이 운동은 서구뿐만 아니라 일본, 브라질, 멕시코, 쿠바, 탄자니아, 인도 등 남북의 중요한 나라에서 다채롭고 열정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종의 범지구적인 신노예제 폐지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희년운동은 얼핏 불쌍한 나라를 돕자는 식의 값싼 동정심이 전부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잘 들여다보면 외채를 둘러싼 채권자 독재에 도전하는 의미심장한 민주주의의 뜻을 함께 담고 있다. 그런 면에서 1500억 달러의 외채를 지고 이자만 해도 매년 120억 달러의 돈을 갚아야 하면서도 (그 돈이면 실업자 노숙자 빈곤층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IMF와 선진국에 눈살 한번 찌푸리지 못하는 고분고분한 우리나라에는, 희년2000운동의 논리가 던지는 메시지가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희년2000운동은 IMF의 외채구조에 대한 세계적 저항운동 중의 일부분이다. 80년대 이후 광범위하게 전개되었던 반IMF폭동와 반구조조정투쟁과 양심적인 경제학자들의 영향을 받은 아프리카 교회협의회가 1990년 처음 제창하고 1994년 영국에서 처음 대중운동으로 전개된 희년2000운동은 1996년∼1997년 인도, 스웨덴, 미국 등지에서 운동본부가 각기 만들어지고 국제자유노련 등 주요 국제민간조직이 적극 지지를 표명하면서 세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 니카라과, 브라질, 페루, 멕시코, 앙골라, 가나, 케냐, 모잠비크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28개 나라에는 광범위한 사회운동단체들이 연대조직을 결성해 외채탕감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이 운동의 대중운동적 바탕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300일, 299일… 날짜를 세며 2000년을 맞이할 때까지 외채 100%탕감 선언이 G7 선진국 정부의 입에서 터져나오게 하는 것을 목표로 뛰고 있다. 엘 고어, 루시디, 가수 보노 등 이런 고속성장에 감명받은 유명인사들이 최근 여기저기서 가세하고 있다. 올해초 바티칸의 교황도 이 운동의 목표에 대한 적극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G7 회의에서 한발 물러서면 이들이 지휘하는 IMF와 세계은행의 차관 및 차관관리 정책에 압박을 가할 수 있고 그 다음 목표는 IMF의 차관관리정책 즉 구조조정프로그램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런 연쇄효과를 G7 정부들도 알고 있다. 그래서 만만치는 않다. 이 운동의 최대 대중동원인 6월 19일 쾰른 인간사슬대회가 사회적 압력의 승패를 가늠할 전망이다.

이미 갚을 만큼 갚았다

이 운동의 명분은 간단명료하다. 첫째 이미 외채는 갚을 만큼 갚았다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의 외채는 이미 이자와 투자수익으로 상환되고도 남았으며 오히려 채무자의 약점 때문에 더 큰 수탈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외채가 야기하는 사회파괴 효과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빈곤, 복지의 퇴보뿐만 아니라 내전과 환경파괴로 그 후과가 고스란히 선진국 중진국에게까지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외채탕감으로 약 10억 명의 인구를 기아와 죽음으로부터 구하고 환경과 평화를 보존할 수 있으니 인도주의 견지에서 결단이 있어야 한다. 셋째 악성 외채에 대한 책임은 채권자에게도 있으므로 문제해결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채권자들이 자기 책임을 떼먹지 말라는 것이다. 넷째 외채는 결정과정에서 많은 뇌물이 거래되고 그 결과로 많은 문제를 복합적으로 야기하는 것이므로, 이에 관한 정책결정은 소수 관료와 채권자들의 밀실회담으로 내려질 것이 아니라 초기부터 채무국의 정부와 시민사회의 공동결정으로, 투명하고 깨끗하게 내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명분이 있다고 사람들이 쉽게 설득 당하지는 않는다. 이 운동에 던져지는 가장 흔한 질문은 52개국이나 되는 가난한 나라의 외채를 탕감하면 채권국의 손해가 클 것 아닌가라는 물음이었다고 한다. 선진국 정부 관리들은 그러면 유권자들의 반응이 나빠져서 정치인들이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운동본부의 반박논리는 간명하다. 선진국도 과거 어려웠을 때는 외채를 탕감하거나 경감받았다. 52개국 외채의 절반은 어차피 상환 불가능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을 받지 않으면 국민 일인당 1년에 약 4,000∼6,000달러의 손해를 본다. 다 받으려고 하면 수억 명이 굶거나 죽거나 병들거나 아니면 살기 위해 환경을 파괴하고 전쟁에 나선다.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이 국제운동의 중남미 책임자인 서른세살의 리아나 시스네로라는 페루출신 활동가는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설득한다. “외채는 부도덕합니다. 사람들을 죽이고 있으니까요. 선진국들은 1달러 꿔주고 총 9달러를 회수해 갑니다. 갚고 나서도 더 많이 갚는 게 외채구조입니다. 다른 나라가 어떻게 살아남습니까. 누가 진짜 책임질 사람인지는 몰라도 분명한 건 외채때문에 피해보는 사람은 항상 가난하고 평범한 사람들뿐입니다. 지난 역사를 보면 외채탕감을 잘하면 모두에게 득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유엔은 외채탕감으로 700만 명의 어린이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중남미 현장의 느낌과 분명한 논리 앞에 지지자들이 늘어간다. 영국 희년2000운동의 총지휘자 안 패티포는 브라질 시민 1,000명을 앞에 두고 “이 운동은 여러분이 시작했고 그 힘으로 지구촌 남북 민중들이 함께 손을 잡고 성공시킬 겁니다”라고 외쳤다.

1달러 빌려주고 9달러 빼앗아

외채탕감은 새로운 실험이 전혀 아니다. 1930년대 1차세계대전을 치르며 미국에 큰 빚을 진 영국은 145억 달러에 달하는 빚을 지금까지 한푼도 갚지 않고 떼먹었다. 프랑스 이탈리아의 대미 외채를 합치면 300억 달러가 넘는데 아무도 갚을 생각을 안한다. 미 재무성은 지금도 이 돈에 이자를 매기며 매년 채권장부에 기록하고 있다. 이 액수는 가난한 나라의 총외채와 맞먹는다. 영국은 13세기와 15세기에도 외채를 그냥 삼켰는데 이렇게 외채 전과 3범인 영국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얘기는 지금까지 들은 사람이 없다. 2차세계대전으로 파산한 독일은 외채를 갚으려 할 경우 민주화가 안되고 파시즘이 재등장할 것이라는 명분으로 빚쟁이들한테 아주 후한 대접을 받았다. 전후 라인강의 기적의 열쇠였다. 제3세계 정부 중에 우리도 독일처럼 잘 살고 싶으니 조금씩 나중에 갚자고 해서 답변을 들은 나라는 하나도 없다. 무려 75만 명을 학살하면서 좌경적인 수카르노 정부를 붕괴시킨 수하르토의 인도네시아에게 서방 채권국들은 15년간 이자를 면제해주고 수출액의 6%만 외채상환에 쓰도록 봐주었다. 반면 현재 IMF와 세계은행이 채무국에 강요하는 조건은 수출액의 20∼25%를 외채상환에 투입하라는 것이다. 외채를 떼어먹는 자격이 백인 기독교국가이던가 좌익정부를 무자비하게 뒤엎은 독재정부가 아니라면, 외채 떼먹기는 전혀 도둑놈 심보도 아니고 새로운 것도 아니고 흰소리도 아니다. 오히려 1달러를 꿔주고 끝내 9달러를 받아가는 국제경제체제의 횡포와 부도덕성 때문에 아주 당당하게 벌여야할 운동이다.

1982년 멕시코가 채무상환불능 선언을 하자 국제신용체제가 큰 위기를 맡게 되었다. 대출금 회수가 불가능해진 미국과 유럽의 주요 은행들이 파산위기에 몰렸다. 이 위기를 해소하고자 선진국들은 국제통화기금(IMF)에 차관과 차관조건을 함께 관리하는 권한을 주면서 채무국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대응했다. 한 쪽을 통제해야 다른 쪽이 살 수 있었다. 차관조건이란 채무국의 경제구조를 선진국이 원하는 대로 바꾸는 것으로서 구조조정프로그램이라 명명되었다. 명분은 그렇게 하면 파산하지 않고 외채를 다 갚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쉽게 말하면 ‘다 너희들 잘못인데 우리까지 함께 망할 수 없으니 너희들이 잘해서 우리 좀 살자’는 것이다. 결과는 ‘우리만 살자’였다. 왜냐하면 1970년대 이래 사실상 이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개도국에서 경제개발 바람과 차관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들이 서구 채권국과 채권은행들인데 이들은 책임도 피해도 입지 않도록 된 반면 채무국은 온갖 파란에 시달려야 했으니 말이다. 범죄 마약 자살 등, 요사이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꼴을 봐도 그렇다.

개인이나 기업이 파산하면 채권자 채무자가 책임과 피해를 분담하는 반면, 국제사회에서는 IMF와 구조조정프로그램을 통해 오로지 채무자만 피해를 보도록 제도화했던 것이다. 그 방법은 빚진 나라가 파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이름하여 “구제금융”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채권자들이 빚을 확실히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민간채무의 정부 보증 또는 공채 전환(국민 세금으로 남의 빚 대신 갚기), 긴축재정(살림 모아 빚갚기), 민영화와 기업구조조정(살림팔아 빚갚기), 자본시장 개방(빚쟁이에게 안방 내주기), 역진세 강화와 고금리(온가족 한번에 쥐어짜기) 등으로 구성된 구조조정 정책이 도입된다. 미국의 전례없는 호황과 중산층 미국인들의 사치와 낭비, 방탕이 모두 빌 게이츠와 조지 소로스의 돈벌이 천재성때문이라고 말하기에는 목에 걸리는 것이 너무 크다. 도박꾼들의 거대한 이자놀이가 그 밑바탕이 아닐까. 그렇다면 한국같은 나라는 갚을 능력이 좀 있는 듯 보인다 해서 국내를 이렇게 희생시키면서까지 외채를 꼭 갚아야 하는 걸까. 경제력 세계 9위의 브라질 같은 나라에서도 교회와 사회운동이 한 목소리로 외채 떼먹자고 하는데도?

갚을 수도, 갚을 생각도 없다!

“외채 위기는 단순한 수지적자의 위기가 아니다. 외채 위기는 인간의 위기이며 사회적 위기이고 인권의 위기이다.” (제임스 구스타브 스펫, 유엔개발프로그램(UNDP), 1999년 5월 7일자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 지)“갚을 수도, 갚을 생각도 없다! (Can?t Pay, Won?t Pay)”라는 인기 구호로 상징되는 지금까지 희년2000운동이 국제대중운동으로 성공한 요인은 네 가지로 들 수 있다. 외채의 비윤리성을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양심에 호소하는데 성공했고, 외채문제는 곧 내 문제라는 사실(외채의 부메랑 효과)을 중산층과 인기 연예인들에게 설득시켜 이들의 참여로 선진국 사회의 여론과 언론을 움직이는데 성공했고, 여기에 중남미를 중심으로 하는 개도국 진보적 사회운동의 동력과 결합시키는데 성공했다. 특히 남미 사회운동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브라질의 사회단체들이 일반 회원모임에서부터 외채구조의 비윤리성을 토론하는 모습은 아주 놀랍다. 아울러 희년운동은 2000년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어하는 열망, 즉 기쁨의 미학을 역사적 계기와 결합시켰다.

또 재미있는 점은 대인지뢰금지운동과 유사한 측면인데, 어차피 가만히 있어도 폐기될 것을 빨리 폐기시키자는 현실적 접근이라는 점과, 항상 그렇듯이 미국이 가장 못된 장애물이라는 점, 그리고 이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국제패권구조에 대한 인식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즉 일정한 압력이 제기되면 경제선진국 정부들이 현실적으로 포기할 수 있는 주변 문제를 먼저 치면서 그 속에 숨어 있는 세계지배질서를 드러내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구상은 급진적, 행동은 부드럽게, 정책은 높이, 행동은 바닥에서?) 그러기에 최근 슈뢰더 독일 총리가 “예외적인 경우”에 외채 100% 탕감을 촉구했고 언론에서 쾰른 G7 정상회의에서 어떤 외채선언이 나올지 주목하게까지 되었다. 물론 극빈국 채무의 경우 어차피 못 받을 돈 아니었나(대인지뢰의 경우 어차피 버릴 물건 아니었나)라는 반문도 가능하지만, 이 운동을 통해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서구의 패권구조와 제3세계의 비참한 현실에 눈을 뜨고 자신감을 얻고 노래와 춤과 어깨동무를 함께 하면 이로부터 새로운 도전정신을 획득했다면 이 성과는 결코 작게 볼 수만은 없다. 특히 이 도전을 크게 보면 제3세계 사회운동이 80년대 이래로 일관되게 전개해온 반IMF, 반구조조정 투쟁의 흐름이 결국 서구 양심세력을 움직이고 서구 시민사회와 결합된 국제운동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그 실례는 희년 2000운동본부의 제3세계 각 지역 책임자가 상당수 그 지역 운동권 출신이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딱 하나 예외! 큰 외채국가인 한국은 말이 없다. 운동본부에 담당자조차 없고. 희년2000운동 관계자들은 한때 민주화운동을 자랑하던 한국이 왜 이리 조용한지 궁금하기만 하다. 빚 갚는 걸 미덕으로 아는 사회라서? 선진국이 될 거라는 착각때문에?최근 국제정세때문에 이 운동은 서구의 패권에 도전하는 큰 흐름과도 맥이 닿아 있다. 최근 전개되는 나토공습, 외채구조, IMF의 횡포, 유엔의 무력화, 군비증강, 선진국의 과소비와 환경파괴효과 등 대부분의 현재진행형 논란에는 모두 미국의 난폭한 패권주의가 1번 제목이다. 이런 면에서 ‘반패권 연대’는 시대적 흐름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듯하고 외채 떼먹기운동도 그 한 조각으로서 의미를 갖추는 듯하다. 이 운동은 현재로는 가난한 나라 외채탕감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 외채구조 전체 즉 국제경제질서 전체에 대한 도전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갖고 있어서 더욱 주목된다. 적어도 이런 국제운동의 지도자들 생각에는 그런 자각과 계획이 담겨 있다. 이런 현상은 현재의 세계화에 대한 당연한, 인간적 반작용으로서 앞으로 세계 곳곳에서 줄줄이 나타날 것 같다. 아마 앞으로 세계화 시대에 정치와 사회운동의 진실성은 미국 패권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달려 있는지도 모르겠다.

편집자 주

글쓴이는 참여연대 임원 자격으로 브라질 세계외채재판에 참여해서 ‘IMF 구조조정의 사회적 충격과 피해’라는 주제로 증언했습니다(증언문과 판결문(영문), 참여연대 인터넷 자료실에 게재). 외채문제에 관한 자세한 자료로 『외채 부머랭』(수전 조지 저, 당대 1999년 출간)이 있으며, 희년2000운동에 관해서는 인터넷 http://www.jubilee2000uk.org에 좋은 영문자료가 많습니다. 희년2000운동에 관한 한글 자료집을 참여연대 국제인권센터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처장· 영국 브레드포드대학 유학중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