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5-01-12   1086

[인턴후기] ‘성공’한 시민운동 살펴보기

 참여연대 15기 인턴프로그램은 세상을 뒤흔들 상상력으로 가득 찬, 20대 청년친구들 24명과 함께 2015년 1월 2일(월)부터 2월 12일(목)까지 6주동안 진행하게 됩니다. 이 6주 동안 우리 인턴 친구들은 인권과 참여민주주의, 애드보커시 방법론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며, 직접행동을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함으로써 미래의 시민운동가로 커나가게 됩니다. 이번 후기는 윤상호 인턴이 작성해주셨습니다.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있던 시민에 대한 개념이 일주일간의 시민교육을 받으면서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주일의 마지막 교육은 ‘변화를 이끌어낸 시민운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조를 나눠 토론을 하고 발표하는 워크샵이 진행됐다. 각 조에서는 최근 10년 이내 동아시아 지역 내에서 성공한 시민운동에 대해 토론하고 하나의 시민운동을 선택하여 개요와 의의에 대한 PPT를 작성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조에서는 먼저 시민운동이 갖는 ‘성공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성공’이라는 단어 자체가 규정되어 있기보다 가치를 내포하고 있는 단어이기에 다양한 견해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토론이 진행되면서 성공의 의미는 시민의 집단적 무관심에서 관심을 이끌어낸 여론의 형성 혹은 불합리하고 부정부패했던 사안이 시민운동을 통해 합의와 대안을 가져와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이끌어 내는 진보적인 이미지로 의견이 모아졌다. 

 

20150105-0212_참여연대 인턴 15기_(19)

 

  시민운동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면서 우리는 이명박 정부 때 실시된 4대강 사업에 맞서 땅의 가치를 지키고자 3년 4개월의 투쟁으로 유일하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 ‘팔당농민투쟁’에 대해서 발표하기로 했다. 팔당농민투쟁의 핵심지역이었던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경기도 양평군에 위치해있다. 1970년대부터 유기농 발상지였던 두물머리는 유기농 대회까지 유치했지만 2009년 6월 4대강 사업의 마스터플랜이 발표되면서 유기농법은 수질오염과 토양오염 등 생태 환경의 문제점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갑작스레 금지됐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태도변화와 협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의 부정의에 대해 남양주, 양평지역 80여가구 농민들이 팔당 농민 투쟁에 연대했으나 계속되는 정부의 회유와 압력 속에서 결국 4명의 농부만 남게 되었다. 이 과정 속에서 천주교 사제와 신자들은 2010년 2월 17일부터 2012년 9월 3일까지 930일간 생명평화미사를 올리면서 투쟁에 동참했으며 각 각의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이 함께 연대하여 땅의 가치를 위한 투쟁에 힘썼다. 

 

  결국 두물머리 지역은 생태에너지 체험장, 생태경관로, 생태 회복구역, 학습체험 공원, 문화역사 체험 등 5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생태학습장으로 꾸며지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두물머리 지역은 정비공사를 마친 뒤 정부와 양평군의 책임 떠넘기기 속에서 방치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20150105-0212_참여연대 인턴 15기_(18)

 

  다른 조에서는 ‘두리반 투쟁’에 대해 발표했다. 2009년 용산지역 재개발 사업의 잔혹함을 보여줬던 ‘용산참사’의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홍대입구역에 공항철도가 들어선다는 이유로 2년만에 어렵게 생계 터전 마련한 부부를 이사비용과 보상금 명목의 300만원의 금액과 강제철거로 길에 놓이게 됐다. 벼랑 끝에 놓인 부부는 결국 두리반에서 농성을 시작한다. 이들의 안타까운 농성이 전해지면서 밤삼해적단, 박다함, 회기동 단편선, 하헌진 등 인디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이 찾아와 철거 반대 농성에 합류한다. 이들은 참혹한 상황 속에서 오로지 음악으로 저항했다. 2010년 5월 1일 노동절 120주년을 맞아 두리반에서 60여 밴드가 넘게 공연한 ‘뉴타운컬쳐파티 51+’를 개최하여 2500명의 관객들이 몰려들었고 1년 반에 이르는 531일 간의 농성기간 동안 50회가 넘는 공연과 두 번의 ‘뉴타운컬쳐파티 51+’가 개최되었다. 두리반의 끈질기고 활기찼던 저항과 연대 끝에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금을 받아 홍대를 떠나지 않고 다시금 터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로써 두리반 투쟁은 변화하는 시민운동의 양상과 시민간 연대의 힘을 일깨워 준 하나의 사건으로 시민운동에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다.

 

  그리고 불합리한 임금 차별과 노동조건 개선 요구를 내세우며 중국 내 혼다 노조의 파업을 내세운 시민운동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1979년 중국 개혁 후 노동자들의 침묵과 복종을 강요해온 중국 노사관계에 대해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저항이 일어났다. 노동자들의 연대는 서로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연대를 통해 극복하자는 의지를 보여주는 운동이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최저임금을 20%로 대폭 인상하면서 마무리됐으나 최저임금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으며 독립노조와 시민단체 역할 등 정치적 부분에서의 제약은 아직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20150105-0212_참여연대 인턴 15기_(17)

 

  마지막 조는 청년들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일깨워준 대자보로부터 시작된 ‘안녕들하십니까’에 대해 발표했다. ‘안녕들하십니까’는 고려대 학생이 철도 민영화, 밀양 송전탑 문제, 불법 대선 개입 등 2013년 사회 전반의 주요 문제에 대한 지적과 물음은 대학가내에 메아리를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확산적인 시민운동의 양상을 보여줬다. 특히 SNS를 통한 사회문제 이슈화와 정치적 견해의 상호 교환 속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각각의 공간 속에서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중심으로 연대를 형성했다. 이 과정에 직접참여 했던 고려대학생의 이야기를 통해 뜨거웠던 청년들의 시민운동의 열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지만 조직력의 부족과 너무 많은 주제를 다룸으로써 시민운동의 연계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에 대해서도 서로 견해를 나눴다.

 

  워크샵을 통해서 변화하는 시민운동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었으며 주체의식을 지닌 시민들의 연대만이 불합리하고 부정의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한줄기의 햇살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남은 5주간의 인턴 기간 동안 교육과 토론 그리고 경험을 통해서 더욱 더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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