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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이야기    종로구 통인동 희망1번지

  • 칼럼/기고
  • 2009.02.26
  • 1910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년이 되었습니다. <참여연대>와 <오마이뉴스>는 2008년 1월 열 한 차례의 '이명박 당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새 정부가 역점을 기울여야 할 과제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일 년전 편지의 필자들이 주축이 되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시즌2'를 준비하였습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 사이트에 동시 게재됩니다. 그 일곱 번째 글은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이 썼습니다.

사라진 인사원칙, 도덕성

새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여기저기 나온 여론조사나 평가를 둘러봐도 이명박 정부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준 곳은 찾기 어렵습니다. 이런 평가 결과의 원인을 저는 ‘인사실패’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해 이맘때 저는 이명박 대통령님이 당선인 시절 “어떤 사람을 쓰는가가 정부의 성패를 가릅니다”라는 편지를 보낸 바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새 정부는 인사의 실패가 어떻게 정부의 실패로 이어지는가를 똑똑히 보여주었습니다.

인사를 잘하기 위해서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그 첫 번째는 기본중의 기본인 도덕성입니다. 하지만 지난 해 2월 최초 내각의 장관 후보자들에게 제기된 의혹은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병역면제, 탈세, 등 셀 수 가 없었습니다.

의혹은 의혹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탈세 , 논문표절이 확인되어 세 명의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조차 해보지 못하고 사퇴하였고,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들도 투기와 논문표절 등 도덕성에 대한 문제제기로 상당수 사퇴하여 커다란 국정 공백을 가져온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에 새로 임명된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원세훈 국정원장은 도덕성에서 낙제점인 인물들입니다. 도덕성에서 상처 입은 인물들은 신뢰받지 못합니다.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는 정책을 직접 주도하는 장관들에 대한 신뢰와 밀접하다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조차 제대로 못하는 인물들을 대한 임명을 강행한 것은 큰 잘못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동창회· 향우회 정부 안 되려면 열린 인사 기용해야

두 번째 인사기준은 정책적 비전과 지향을 같이하되 열린 인물 기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1년간의 인사는 대통령과 인연이 있거나 충성심이 강한 인물들만을 임명한 편중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며칠 전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22명의 고위공직자 중에서 영남 출신이 무려 45%인 142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히 대구경북 출신이 82명으로 대통령과 같은 지역 출신이 상당수 고위공직에 임명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 장관 인사가 있었을 때 고소영 S라인 인사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고대와 소망교회 영남출신, 서울시 출신이 우대받는 인사라는 비판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위 4대 권력기관장과 주요 요직에 특정지역(영남) 출신이 임명이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국정원장에는 경북 출신 원세훈씨가 얼마전 임명되었습니다. 최근 경찰청장에 내정된 강희락씨와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은 고려대, 경북 출신입니다.

이런 지역 편중 학연 중시 인사는 필연적으로 내부의 인사 불만과 정치적 소외를 가져오고 결국 사회통합을 저해합니다.

노골적인 공공기관장 낙하산 인사

공공기관장 인사에서는 좀 더 노골적이었습니다. 검찰과 감사원을 동원해 법에 의해 임기가 보장된 공공기관장들을 물러나게 하여 자리를 만들고, KBS와 YTN 같은 방송사부터 건강보험관리공단과 한국마사회 등의 공공기관과 일부 민간기관까지 대선 특보나 선거공신을 대거 임명하여 전에 찾아보기 힘든 낙하산 인사를 보여주었습니다. 21세기 한국형 엽관제의 부활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공이 있고 대통령이 믿을 만한 사람을 쓰는 것은 대통령실과 같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라면 몰라도 적절치 않습니다. 대통령과 대통령 형님에게 줄을 대기 위해 모든 공직자가 움직여야 한다면 제대로 된 인사가 될 리 만무합니다.

정책실패 관련자는 정책실패 되풀이해

세 번째 인사원칙으로 정책실패 관련자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1997년 외환위기에 책임이 있는 강만수씨를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했다 지난 1월 교체했습니다. 강만수씨는 이미 오래전 정책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인물입니다. 대통령의 신임이 있다고는 하나 시장이 신뢰하지 않는 인물을 기용한 결과 환율정책 실패로 경제위기를 심화시켰습니다.

또한 한 번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인사들을 계속해서 다른 직위에 기용하는 재활용 인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으로 일하다 도덕성 논란과 촛불정국 대처에 대한 잘못으로 물러난 곽승준씨를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하고, 경제위기 심화의 책임을 물어 경질한 강만수씨를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이런 재활용 인사의 극치였습니다. 심지어 용산참사의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 내정자에서 물러난 김석기씨가 다시 중용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있는 상황입니다.

국정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인물들은 이미 신뢰를 잃은 인물들입니다. 이런 인물들을 다시 기용하는 것은 그나마 남아있는 정부에 대한 신뢰를 좀먹는 일입니다. 정책실패에 책임이 있는 인물들을 다시 기용하는 회전문 인사를 중단해 주십시오.

중앙인사위원회 부활시키고 인사검증을 법률로 체계화해야

인사정책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고위공직자 검증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정부에서 제출된 ‘고위공직자인사검증에관한법률’은 17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된 바 있습니다.

현재 대통령실에서 임의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인사검증으로는 부족합니다. 법률로 인사검증을 체계화해야 합니다. 또한 폐지된 중앙인사위원회를 부활시켜야 합니다. 충섬심만으로 공직자를 임명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시스템으로 인사가 이뤄지게 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명확한 인사검증기준을 밝히고 그 기준에 따라 인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이번 정부 들어 고위공직자의 윤리기준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전 정권에서는 위장전입이나 논문표절 의혹만으로도 장관이 중도사퇴하거나 후보자가 사퇴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탈세, 논문표절 등이 드러나도 인사청문회날만 버티면 임명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덕성과 관련된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미달하는 후보자는 내정단계에서 걸러져야 합니다. 내정 후라도 도덕적인 문제가 드러난 후보자는 교체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로 열린인물 기용과 사회 통합을 인사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으로 공직자를 임명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지역과 학교 등 출신에 따라 어느 곳은 우대하고 어느 곳은 홀대하는 인사로는 제대로된 인사가 될 수 없습니다. 다양한 지역의 인재를 골고루 기용하여 사회통합에 힘써야 합니다.

인사정책과 시스템 근본적으로 바꿔야

취침초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70%에서 시작했지만 6월을 못가 20%대로 추락했습니다. 요즘은 30% 안팎을 오르락내리락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국정수행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큰 원인 중의 하나가 인사 실패입니다. 한 명 한 명 정부를 대표하는 것이 장관이고 고위공직자이기 때문입니다.

국정수행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덕적인 흠결이 적고 정책실패에서 자유로우며 대통령께 직언할 수 있는 강직하고 열린 인물을 기용하여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인사정책과 인사시스템의 근본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철저한 도덕적 검증을 체계화하고 널리 인재를 구해야 합니다. 인사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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