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1-02-07   2369

[인턴후기] 나에게 오월은…

 [인턴후기] ‘나에게 오월, 문화코드로 읽는 비극서사’ 강의를 듣고
나에게 오월은… – 인턴 권소연

여연대 인턴 세 번째 만남, 이날은 교육이 있는 날이었다. 점심을 먹고 돌아와서 영화 ‘화려한 휴가’를 감상했다. 난 화려한 휴가를 처음 보게 되는 터라 기대감으로 조금 들뜬 마음으로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보고난 뒤 김정인 교수님의 나에게 오월, 문화코드로 읽는 비극서사라는 주제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영화 ‘화려한 휴가’와 같은 문화콘텐츠를 통한 나와 우리에게 5월이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강의였다.

 
                                                            촬영,편집 : 참여연대 송윤화 자원활동가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잊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


화려한 휴가 영화 포스터,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 문구는 주인공들의 대사이면서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영화가 5.18을 다루는 데 있어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루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아쉬운 점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5.18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는 것은 당시의 잔혹한 사실을 세밀하게 잘 표현하고 연출이 완벽하며 완성도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5.18 민주화 운동과정의 광주사람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인물들이 아니라 살아있는 누군가의 가족, 친구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점을 잘 표현하였고 평범한 사람들이었던 그들을 관객들로 하여금 잊지 말아 달라, 기억해달라고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인 교수님은 강의에서 오늘 날의 광주 5.18은 광주만의 기억, 기념으로 왜소화되고 있으며 ‘소외’ 혹은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고 하셨다. 광주의 5월은 지역화 되어가면서 광주의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은 계속 되고 있다. 홀로코스트는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나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라는 악은 평범하다는 진실성을 감정적으로 수용함으로써 특정집단에게 트라우마가 된 사건을 모두가 공감하고 슬퍼하게 되어 세계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피해의 기억 뿐 만이 아닌 가해기억에 대한 우리의 고민이 필요하며 5.18에 대한 일체감 형성을 위한 문화적 여정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죽은 자의 희열, 살아남은 자의 슬픔들을 생각해야 한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 화려한 휴가 마지막 장면에서 죽은 자의 희열과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대해 표현된다. 이 마지막 장면에서 죽은 이들은 웃고 살아남은 여주인공은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데 살아남은 사람들이 간직해 왔던 아픔, 혼자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책감과 슬픔들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떠올리면 사건에 대해 슬퍼하고 분노하는 것에만 그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5.18 민주화 운동 이후 30년 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과 명예회복이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고통은 여전하다. 교수님이 언급하시기도 했던 KBS스페셜 ‘5·18 자살자 심리부검 보고서’를 보면 5.18 피해자들에게 5.18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이 다큐에서 고통으로 인해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처음 보았을 때 누군가 내 머리를 쿵 하고 친 느낌이었다. 아,, 지금도 어디에선가 당시의 기억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구나… 나 역시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지나간 역사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에 더욱더 놀랍고 슬프고 미안했다. 또 교수님께서 단편 영화 속 한 장면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5.18이후 아버지가 사라진 여주인공에게 친구는 ‘곧 돌아올거야’ 라며 위로해준다. 전혀 여주인공의 상황을 공감하지 못하며 위로를 해주는 모습에서 다시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슬펐다. 무언가 내가 당장 할 수 없지만 그 당시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끊임없이 고통 속에서 현재진행형의 역사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 광주만의 기억과 기념이 아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광주의 5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을 통해 나의 5.18, 우리의 5.18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광주의 5월을 위해서는 화려한 휴가 같은 문화 콘텐츠들이 다양하게 나와야 한다. 화려한 휴가가 가지는 또 다른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피해자, 가해자, 남은 사람들을 재조명하고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을 만들어 사람들이 잊지 않고 기억하게 되었으면 한다.

지금 참여연대에는 16명의 7기인턴들이 뜨거운 열정으로 겨울 추위를 떨쳐내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위 글은 민생팀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권소연씨가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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