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참여행사 2012-09-24   2397

[후기] 이완용평전의 저자를 만나다

 

참여연대와 한겨레출판이 함께하는 저자와의 만남


 

참여연대는 한겨레 출판과 함께 책을 통해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지난 9월 20일 저녁 카페통인에서는 ‘이완용 평전’의 저자 김윤희 교수와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구한말 시대적 흐름, 관계 속에서 이완용이라는 인물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저자와의 만남에 함께해주신 신원기님께서 후기를 작성해 주셨습니다. 

 

 

이완용 평전의 저자를 만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의 생각과 과거, 추억, 지식을 오롯히 공유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간접적인 경험, 즉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더 넓게 가져갈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독서가 주는 즐거움이란 짧은 글에서 기억나는 독서의 직접적인 이유다. 그런 책을 저술한 저자와의 만남, 무슨 생각과 의도를 가지고 이런 생각의 덩어리를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왔는가. 그래서인지 보이지 않는 책의 여백에 깃든 저의를 직접 듣고 나름대로 공감도 해보고 판단도 해보는 자리는 언제나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완용이라는 인물. 정말 쉽지 않은 인물이다. 대한민국에서 발행되는 모든 역사 교과서에서 이완용이란 이름 석 자는 그 어떤 위인에도 뒤지지 않는 대단한 유명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언급하는 일도 조심스럽고, 조금이라도 다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면 상당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매국노, 나라 팔아먹은 도적, 친일의 상징적 존재 등등 지칭하는 단어도 점점 다양해지는 거 같다. 그런 사람에게 “평전” 이라니? ‘평전’은 ‘전기’와는 다르다. 팩트 중간 중간에 작가의 평이 들어가면서 독자가 일련의 흐름을 재구성해보고 생각해보는데 그 매력이 있다. 이완용에게는 어떤 흐름이 있었고 우리는 무슨 시각으로 재구성해봐야 할까.

 

사실 그리 많지 않은 인원이 모였다. 누가 보면 그래도 명색히 ‘저자와의 대화’ 인데 너무 허전하지 않느냐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대화를 하는데 반드시 ‘수많은 사람’들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으며 스스로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데 도움이 되었는가가 기준이 된다면, 뒤에 말하겠지만 ‘아주 효율적이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들 열심히 책을 읽으셨고 많은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생각을 공유해주셨으니 말이다. 저자도 행간의 의미와 미처 담지 못하였던 여러 가지 이야기의 실타래를 줄줄 내놓으셨다. 총 두 시간정도 진행이 되었는데 아마 시간제한을 특별히 두지 않았더라면 끝이 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유교에서 신문물로 대표되는 근대사회로의 전환기, 그 속에서 사회를 이끌어 갔어야할 지식인들의 행태와 권력을 둘러싼 움직임들, 외세의 흐름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무난한’ 선택을 했다고 표현해야 옳을까. 그렇게 잠시 머릿속에서 혼란이 피어오를 즈음, 저자가 언급하신 구절은 참 인상적이었다. 

 

“악함은 평범함 속에서 생겨납니다. 정말 추악한 비리들로 얼룩져 있던 민영환은 을사조약에 대해서 비난하며 자결한 것으로 민족의 영웅으로 추앙받게 되지만, 그냥 저냥 무난하게 일처리만 잘했던 이완용은 민족의 죄인으로 낙인 찍혀버리고 비난을 받게 됩니다. 한 개인이 도덕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결과가 도덕적이고 선하지만은 않습니다.” 일상적이며 너무나 당연하게 하는 행동과 생각에서 치명적인 악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 나도 의도치 않게 치명적 악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산재한다는 생각에 뜨끔하기도 했다. 화들짝

 

지식과 호기심이 흐르는 공간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그리고 그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또다시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그래서 그 시간은 소중하다. 비록 한 권의 책이지만 그 책장 이면에 있는 여러 가지 생각의 흐름들을 공유하고 즐기는 시간이 참 소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들 나갈 때 만면에 은은한 미소가 가득했으니 나만 그런 느낌을 받은 건 아니지 싶다. 다음에도 한번 느껴볼까? 살짝 쌀쌀했던 초 가을밤은 그렇게 은은하면서도 향기로웠다. 

너무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참여연대, 한겨레 출판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자와의 만남  신청하기

10.17(수) 푸른 눈, 갈색 눈 세상을 놀라게 한 차별 수업 이야기
역자 김희경(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 부장)
 
11.21(수) 북극곰은 걷고 싶다 북극에서 남극까지 나의 지구온난화 여행
저자 남종영(한겨레기자)

일시 10/17(수), 11/21(수) 저녁 7시 30분
장소 참여연대 1층 카페통인
참가비 무료 *후원금은 환영합니다.
문의 02.723.4251, we@pspd.org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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