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기타(pd) 2009-07-17   3767

[2009 평화학교]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어떻게 볼 것인가



언제 그칠지 모를 정도로, 마치 오늘이 세상의 끝인 듯 몰아치는 비바람도 참여연대 3층의 작은 회의실에서 뜨겁게 이어졌던 토론의 열기를 잠재울 순 없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 약 한 시간쯤 진행되었던 토론은 이대훈 선생님의 깔끔한 진행과 찬/반 토론참여자들의 철저한 준비와 명확한 주장 그리고 토론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토론 후에 예리한 평을 제공했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 주제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아래는 이 글을 읽는 분을 위해서 토론방식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토론에서 이어졌던 주요한 논점들에 대한 정리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이라는 주제는 그 토론의 주요 논점에 대한 합의가 없을 경우, 찬/반 입장이 각기 다른 시각으로 효율적인 토론이 진행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토론의 사회를 보셨던 이대훈 선생님의 제안으로, ‘토론의 형식을 첫째, 먼저 찬성과 반대쪽의 대표가 기조연설형식으로 각각 10분 동안 자신의 그룹의 주장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둘째, 두 번째 토론자는 각각 상대방의 기조연설에서 주장되었던 주요 논점에 대해 5분 동안 반박을 한다. 셋째, 세 번째 토론자는 상대 그룹의 두 번째 토론자들이 했던 반박에 대해 반대근거를 들어 5분간 재반박을 통해 주장을 보완 한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토론자는 지금까지 반박/재반박 등을 통해 자신의 그룹에 지적되었던 주요논점들에 대한 보완과 상대방 논리에 대한 포괄적인 의견을 제시한다.’로 정했습니다.




앞서 설명된 순서로 진행된 토론은 우선 찬성 쪽의 주장으로 시작이 되었는데, 찬성 쪽은, 첫째, 아프가니스탄은 테러리즘의 근원지이며 둘째, 전 세계 유통되는 마약 중 92%를 생산하고 있으며 셋째, 국제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한국의 위상을 근거로 재 파병에 관한 정당성과 국익을 주장했습니다. 반대쪽은 첫째, 전쟁 자체에 정당성도 찾아볼 수 없고 둘째, 파병의 사소한 이익보다는 우리 국민의 안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논점으로 재파병 반대 의견을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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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어진 찬성 쪽 반론에서는 첫 번째 반대 쪽이 지적했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의 패권전쟁이다라는 주장에 대해, 이 문제는 단순히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안보의 치명적일 수 있다는 주장으로 반대를, 파병이 아프가니스탄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정확한 인과관계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반대쪽, 반론 토론자는 첫 번째 기조연설시의 주장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완을 했으며 덧붙여, 파병관련 선한 의도가 있다면 굿이 우리국민의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전쟁이 끝난 후에 전투병이 아닌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재건 팀 등의 형식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세 번째 찬성 측 재반론 참여자는 우리부대가 하는 일은 전쟁을 통해 시민을 학살하는 것이 아닌, 마약재배와 테러리즘으로 몰락하고 있는 한 국가의 재건을 위해서 가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하고, 국민의 안전을 강조하는 반대쪽 입장에 대해 우리국민의 생명만큼 중요한 전 인류애적 관점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안전도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세 번째 반대 쪽 재반론 토론자는 미국식 민주주의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또한 미국의 요청이라고 다 들어줘서는 안 되며, 아프가니스탄 문제 해결은 군의 파병이 아닌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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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마지막 찬성측은 반대 측이 지금까지 주장한 것을 첫째, 파병자체에 대한 정당성 문제와 둘째, 한국에 있어 재파병에 대한 문제로 분류하고, 전자에 관해서는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미국이 주도하는 패권전쟁이 아니고, 인본주의에 기초한 행위임을 간과해서는 안되고 후자에 대해서는 국민의 안전이 매우 중요하지만, 동시에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위상도 염두해 둬야 한다고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이에 반대 측 마지막 주장은, 아프가니스탄이 사방 패권국가가 지정한 기준의 실패한 국가라고 해서 군을 파병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며, 특히 미국의 요청으로 섣부르게 파병을 결정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하게 지적했고 덧붙여, 찬성 측이 주장하는 국제 안보 입장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으나, 이번 파병은 미국의 안보를 위한 것일 뿐이란 주장으로 의견을 마무리 해 주었습니다.


뜨거운 공방이 이어졌던 토론이 마치고, 토론을 듣고 있는 참여자들은 토론에 대한 다양한 평들을 제시했습니다. 그 중 이번 주제에 대해, 찬/반 양쪽이 모두 자신들의 시각에 따라 철저하게 준비를 했으나, 찬성 측은, 파병논의를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써의 한국을, 반대쪽은 한국의 시민으로서 재파병문제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합의는 어려워 보이지만 양쪽 모두 중요한 문제임으로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파병문제는 국가주권, 국제사회의 개입, 실패국가, 국가이익, 동맹관계등 다양하고 복잡한 국제관계가 한데 얽혀 있는 실타래와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그 실타래를 잘 풀어나가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도, 혹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는 사람과도 대화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토론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토론의 길을 잃어갈 때 길을 바로 잡아 주신 이대훈 선생님과 토론 후 주요한 문제들을 지적해 주신 평화군축센터의 간사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대표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 글은 평화학교 참가자인 김광희씨가 7강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맞짱토론 참가 후 쓴 후기 입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6월29일부터 7월 15일까지 개최되는 ‘인권과 평화의 관점으로 국제분쟁 톺아보기’ 평화학교에 참여한 분들의 후기를 올립니다.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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