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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관련 美 조치가 외교적 승리라고 자화자찬 할 일인가

미국 지명위원회가 독도에 대한 영유권 표기를 다시 한국으로 조정한 것에 대해 청와대와 여권이 한껏 고무된 듯하다. 이번 조치를 두고 이들은 한미동맹 복원과 양 정상 간의 우정의 결과라느니, 외교적 승리라느니 바닥에 떨어진 정부의 외교력을 추켜세우기에 급급해 보인다.

미국의 독도 영유권에 대한 원상복구 조치는 당연한 일이다. 미 국무부도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표기한 미 지명위원회의 결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한국 정부가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외교적 노력을 다한 것 역시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정부와 여권은 패착을 거듭한 외교안보라인에 면죄부를 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후에 원상태로 돌려놓는 것을 두고 외교적 승리라고 자화자찬 할 일인가.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는 반복적인 뒷북 외교를 깊이 반성하고 부끄러워해야 한다. 

독도 영유권 표기조치는 당연한 일, 오히려 뒷북 외교 부끄러워해야

더욱이 미국 지명위원회의 원상복구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명위의 지도상에는 독도를 여전히 '다케시마(Take Sima)'와 리앙쿠르 록스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미국이 독도를 온전한 한국의 영토라고 인정하지 않고 한일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도 변함없는 사실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정부가 생색을 내기에는 아직 해결할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불과 몇 개월만에 미국의 독도 표기 변경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으로부터 참담한 응대를 받았다는 것도 되돌릴 수 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노력 이전에 한국민의 격렬한 반응이 방한을 앞둔 부시 대통령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부가 자신들의 노력을 과시하는데 치중하거나 이를 통해 그 동안의 외교적 과오를 덮으려고 해서는 안될 일이다.

미 측 조치의 대가로 군사적, 재정적 지원 확대한다면 최고의 외교적 실패 될 것

게다가 미 측의 이번 조치에 대해 한국 측이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약속했거나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가 얼토당토않게 한미동맹이 복원되었기 때문에 미국의 조치를 이끌어냈다고 주장하고 있기에 이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야 말로 제 발등 찍기가 될 것이다. 독도에 대해 한국이 영유권을 갖는다는 종래의 표기를 유지하는 대가로 국민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긴다면 그것은 ‘외교적 승리’도 ‘동맹의 복원’도 아닌 최고의 외교적 실패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에 뒷통수를 맞고는 미국에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확대해서 이를 만회하려는 것은 정부 실책의 대가를 국민들에게 지우는 것밖에 안된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독도를 둘러싼 이번 갈등이 과연 누구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생각하기 어렵지 않다. 누군가에는 한일 갈등을 이용해 무기판매고를 올리고, 분담금도 더 챙기고 파병같은 군사적 지원을 요구할 수 있는 기회이다. 행여 정부가 미 측의 요구를 수용해서라도 독도 표기변경을 막아야 한다거나, 그래야만 이번처럼 미국 측에 뭔가 요구할 면목이 선다 식의 주장을 결코 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일련의 외교적 재난을 야기한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문책과 정부 정책기조의 전환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거듭되는 외교적 실패의 원인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기조와 인사정책, 외교안보 시스템에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반복되는 외교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정책기조 변화도 없다는 것은 또 다른 외교적 재앙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청와대는 문책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지금 위기의 한국 외교는 전반적인 정책기조 전환과 함께 대대적인 인사쇄신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만이 문제해결의 시작이다. 

                                                       박정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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