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6자회담 실무그룹회의 개최 관련 논평 발표

어제 6자회담 참가국들은 5월 12일 베이징에서 6자회담 실무그룹회의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6자회담의 연속선상에서 열리는 이번 실무그룹회의는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 노력을 재확인하고 북미간의 팽팽한 입장차이로 소강상태에 빠져 있던 북핵협상이 재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번 실무그룹회의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 두 차례의 6자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과 방향에 있어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등 큰 틀에서조차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러한 북핵협상의 현재 상태에서 구체적인 의제나 기한을 두지 않고 진행되는 실무그룹회의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이미 북한은 이번 회의가 북한이 제안한 ‘동결대 보상’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밝히고 있으며 한미일 3국은 북한의 우선 핵폐기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북핵회담 일정을 조율하는 각국의 외교적 행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대북압박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점 또한 북핵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핵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시간이 결코 많지 않다고 경고했던 딕 체니 미 부통령의 아시아 방문에 이어 최근 미 행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능력에 대한 내부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정황증거에 근거해 북한이 최소 8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식 추정치를 수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 위협을 명분으로 연내에서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MD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북한이 국제테러리즘에 대해 국제사회와 공조해왔고 테러지원 행위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북일간에 협상 중인 일본인 납치문제를 들어 북한을 또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였다.

이러한 미국의 전방위 대북압박 조치는 대부분 구체적인 근거나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온당하지 못하며 오는 실무그룹회의뿐만 아니라 북핵협상 자체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낳기에 충분하다. 누차 강조했듯이 북핵문제를 장기화시키는 것은 북미 양자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 미국은 6자회담 실무그룹회의에 앞서 협상의 진전을 가로막는 대북압박조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끝.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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