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 2008-12-11   1060

대북전단 살포, 증오의 퍼포먼스


대북 전단 살포, 참 낡고 생경한 풍경이다. 우려 섞인 시선과 반대 여론에도 이러한 퍼포먼스를 강행하겠다는 단체가 의도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막무가내로 대북 전단을 살포하고야 말겠다는 그들의 행위에서 김정일 정권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발견한다. 북한 체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 사실 많은 시민도 북한을 그렇게 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평화 공존해야 할 북한과의 관계나 대북정책 방향을 규정하지 않는다.

대북 전단 살포의 문제는 북한 정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압도돼 그들의 행위가 초래할 여러 부작용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러기에 군사분계선을 두고 대치하는 상대방에게 남으로부터 넘어오는 전단이 ‘공격적인 무기’로 인식될 것이라는 점을 알지 못한다.

그 효과는 어떨지 몰라도 북측 입장에서 보면 북한 주민의 동요를 꾀하는 남한발 체제전복 시도로 보일 수 있다. 남측 정부가 이를 방관하고 있으니 더욱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을 강조하지만 그 방식도 주민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방적이다.

싫든 좋든 남과 북은 서로를 상대해야 하고 그 속에서 평화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반세기 이상 지속되는 분단이 주는 교훈이다.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이들은 북한이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과연 그들의 생각과 행위는 얼마나 변했는가.

결국 문제는 북한을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어떤 남북관계를 지향하고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로 귀결된다.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이들은 어떤 한반도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남북 간의 대립과 단절, 혹은 남남갈등을 부추겨 다시 대결의 시대로 돌아가고자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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