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경찰은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 권고 즉각 이행하라!

20190627_경찰청 진조위 권고 이행 촉구 기자회견

2019. 06. 27. 경찰청 진조위 권고 이행 촉구 기자회견 (사진 = 참여연대)

 

경찰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권고 이행 촉구 피해자 단체 공동 기자회견

국가폭력 사과하고 권고사항 즉각 이행하라!

인권침해 조사 권고 이행 없이, ‘인권경찰’ 어림없다!

2019년 6월 27일(목) 13시, 경찰청 정문 앞

 

용산 참사, 쌍용차노조 진압, 밀양 및 청도 송전탑, 강정마을 해군기지,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삼성전자 서비스 염호석 노조원 시신 탈취, KBS 공권력 투입 등 경찰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 단체들은,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이하 경찰조사위)>의 공식 종료 한 달을 남긴 시점에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폭력에 대한 경찰청장의 사과와 즉각적인 권고 이행을 촉구했다. 

 

2피해자 단체들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최초 권고로 부터 10개월이 지나도록 사과 및 손배‧가압류 철회와 같은 핵심적인 권고의 이행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민갑룡 경찰청장의 태도는 경찰개혁과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던 기존의 말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쇼가 아니었는지 의심마저 든다”고 규탄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무너진 가정 ‧ 직장 ‧ 마을 공동체에 대한 고통과 여전히 국가에 대항한 폭도라는 낙인에 시달리고 있다” 며, “빠른 시일 내에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권고 이행의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피해자들의 의사는 무시된 채 사과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한다”며 권고 이행에 대한 설명과 협의를 촉구했다.

 

이들은 며칠 전 용산참사 생존 철거민 김모 씨가 국가폭력 트라우마로 스스로 생을 포기한 사건을 이야기하며, “희망고문의 시간 끌기로,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더 이상 절망으로 내몰지 말라”며, 기자회견 후 경찰청장의 책임 있는 사과와 철저한 권고 이행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전달했다.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
  • 모두 발언 :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 피해자 발언 
  • 김영덕 용산참사 유가족 
  •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 강동균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회장
  • 김영자 밀양 상동면 주민
  • 이은주 청도 삼평리 주민 대표
  • 최석환 백남기 투쟁본부 사무국장
  • 기자회견문 낭독
  • 경찰청장 면담 요청서 및 기자회견문 전달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권고의 즉각 이행을 촉구하는 국가폭력 인권침해 8대 사건 피해자 입장

경찰청장은 경찰 인권침해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손배가압류 철회 등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권고를 즉각 이행하라!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의 조사로 인권침해 사실이 드러난 용산참사, 쌍용차 강제진압, 밀양 및 청도 송전탑 반대,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삼성전자 서비스 염호석 노조원 시신 탈취, KBS 공권력 투입 등 경찰 인권침해 8대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가 모두 발표되었고 진상조사위는 백서 발간과 7월말 보고대회를 끝으로 공식 종료한다고 알려졌다.  

 

지난 2018년 8월말에서 9월초 백남기, 쌍용차, 용산참사 등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침해 진상조사 결과 발표와 권고로부터 벌써 10개월이 지났고, 강정 해군기지 부지 유치 과정의 불법성과 공권력의 인권침해, 밀양‧청도 송전탑 건설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사실이 발표되고 진상조사위의 권고가 나온지도 각각 1개월과 2주가 지났다. 그러나 아직까지 경찰청장은 사과는 물론 손해배상 철회나 정보경찰 개혁 같은 핵심적인 권고들에 대한 이행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이 스스로 과거를 성찰하고 반성하려는 취지로 진상조사위를 설립하고 경찰차장과 기획조정관 등 경찰 수뇌부가 당연직 위원을 참여하고 있는 진상조사위가 직접 조사하여 결과를 발표하고 권고를 내렸음에도 즉각적인 권고 이행에 나서지 않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특히, 민갑룡 경찰청장은 기획조정관 시절 진상조사위 출범의 실무총괄 책임자였으며 진상조사위가 출범하는 때부터 경찰청장에 임명되기 직전까지 진상조사위의 위원 중 한명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더욱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1차 결과가 발표된 쌍용차와 용산참사 사건의 경우, 즉각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기대했지만 10개월째 사과조차 미루면서, 오히려 조사 결과에 반발하는 경찰 내부의 여론을 조성하는 언론플레이에 전념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경찰의 이런 태도는 오히려 국가폭력 살인진압 책임자들인 전임 경찰 지도부들이 조사결과를 부정하고 비난하여  피해자들의 상처가 다시 파헤쳐지도록 부추기거나 방치해 왔다.

 

이미 진상조사위에서는 8대 사건이 경찰의 명백한 인권침해 사건임을 조사 결과로 발표했다. 백남기 농민 사건의 경우 집회‧시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 경찰의 과잉진압과 물대포 살수가 사망 사건에 이르게 했으며, 수술 과정에도 경찰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쌍용차 사건의 경우도 경찰이 강경대응 작전을 수립해 사측과 공동 작전을 벌였고, 이명박 청와대와 조율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용산참사 사건의 경우도 경찰 지휘부가 안전대책을 버리고 조기 과잉진압을 강행해 인명피해를 낳았고 사이버 수사대를 동원한 여론조작 등에 조직적 대응한 사실도 밝혀졌다.

  

2008년 KBS 노조원들 파업의 경우 사복경찰 수백 명이 이사회 측 신변 보호를 요청받기 전부터 건물 내부에 진입해 경찰력을 과도하게 전개한 사실이 밝혀졌다. 삼성전자 서비스 故 염호석 노동자의 시실 탈취 사건에서는 정보경찰이 유족에게 삼성의 돈을 직접 전달하고 장례방식과 화장에도 개입하는 등 경찰이 삼성 자본의 손발이 되어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제주 강정의 경우 해군기지 건설 추진 과정부터 절차적 공정성이 부족했고, 경찰은 물론 해군, 국정원, 제주도 등의 조직적 움직임 속에서 건설이 강행됐으며, 청와대와 군, 경찰이 댓글공작도 벌인 것이 밝혀졌다. 밀양‧청도의 송전탑 건설에서도 한전이 주민 의견 수렴을 사실상 건너뛴 채 공사를 강행했고, 경찰은 한전과 긴밀 공조하며 필요최소한의 원칙 준수를 위반한 과도한 경찰력 투입으로 반대 주민들을 강압적으로 진압했음을 밝혀냈다. 이러한 진상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경찰의 손배‧가압류 취하, 피해주민 치유방안 마련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지침 마련 등이 권고되었다.

 

국가 공권력인 경찰의 과잉 진압 등 인권침해로 사망사건과 부상 등 인명 피해와 정신적인 피해가 심각하게 발생한 것이 명백함이 밝혀진 만큼, 진상조사위의 권고는 경찰이 주저 없이 즉각적으로 취해야 할 최소한의 권고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과조차 없고 법적 관점에서 고려 중이라는 말로 권고 이행을 미루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태도는 경찰개혁과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던 기존의 말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었는가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만약 경찰 조직의 유‧불리를 위해 인권침해 피해자들을 이용한 것이라면, 원통한 피해자들의 가슴에 또 다시 대못을 박는 반인륜적인 행위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우리 피해자 단체들은 지난 1년 6개월 여 동안 여러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애써준 진상조사위 위원들과 조사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진상조사위 구성원들의 노력 덕분에 오랜 시간 국가폭력의 트라우마 속에 살았던 피해자들이 위로 받았고 경찰 역시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가 모든 것을 철저히 밝혀내지는 못했고 수사권고 등 책임자 처벌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 또, 인권침해 피해가 명백하게 드러난 피해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조사결과에 대한 설명을 진상조사위로부터 직접 듣지 못하고 진상조사위의 기자회견이나 언론에 배포된 자료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점은 진상조사위가 ‘균형’이라는 핑계로 피해자들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은 것이며 진상조사위 스스로가 진상조사위의 설립 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이제 한 달 후면 진상조사위의 공식 활동이 종료된다고 한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무너진 가정‧직장‧마을 공동체에 대한 고통과 여전히 국가에 대항한 폭도라는 낙인에 시달리고 있다. 경찰 공식 기구에 의한 진상조사 결과가 밝혀진 만큼, 국가폭력과 인권침해의 책임이 있는 경찰은 빠른 시일 내에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권고 이행의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사과의 수위와 방식 및 권고이행의 절차와 시기, 방법 등에 대해서도 사전에 피해자 단체들에게 설명하고 협의해야 할 것이다. 일방적으로 경찰의 입장만을 고려한 이행 계획을 발표하거나 피해자들의 의사는 무시된 채 사과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 개혁과 인권 경찰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이 거짓이 아님을,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있는 사과와 철저한 권고 이행으로 증명해야 할 것이다. 며칠 전 용산참사 생존 철거민 한 분이 국가폭력 트라우마로 스스로 생을 포기한 애통한 사건이 있었다. 희망고문의 시간 끌기로, 경찰 공권력에 의한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더 이상 절망으로 내몰지 말 것을 촉구한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 인권침해 피해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

손배가압류 철회, 치유방안 및 재발 방지책 마련 등 진상조사위 권고를 즉각 이행하라!

인권침해 조사 권고 이행 없이, ‘인권경찰’ 어림없다!

권고 이행 없는 조사는 면피용에 불과하다. 조사위 권고 이행하라!

 

2019년 6월 27일

 

경찰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 일동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금속노조삼성전자서비스지회, 금속노조쌍용자동차지부,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백남기투쟁본부,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전국언론노조KBS본부,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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