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해법 마련에 미흡했던 6자회담, 구체적인 논의위한 후속회담 조속히 열려야

미국과 북한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추가조치를 취해서는 안될 것 미국은 구체적인 안보우려해소 방안 제시 등 북핵문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1. 6자회담이 차기회담 일정을 잡지 못한 채 끝났다. 6개국 공동발표문 형식으로 추진되던 합의문도 채택되지 못했다. 북핵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그 해법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은 상당히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이번 6자회담을 통하여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2. 그러나 6자회담이 전혀 성과를 남기지 못한 것은 아니다. 이번 회담을 통하여 대화지속을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6개국의 합의기반을 확인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또한 최종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차기회담 재개와 추가적인 상황악화조치 금지, 북한의 안보우려 해소, 그리고 단계적 동시병행 방식의 해결 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북핵 해법을 둘러싼 북 미간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

3. 무엇보다 우리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보인 진일보한 협상 태도에 주목한다. 북한은 기조발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한편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포기 대 북한의 핵포기를 목표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들을 동시행동으로 이행하자고 제안하였다.

협상용임을 감안하더라도 북한이 일괄타결 방식과 4단계 동시행동원칙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핵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와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은 이번 회담의 목표를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 의사와 북한의 핵포기 의사표명에 합의하는 데 있다고 밝히는 등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전환을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던 기존의 경직된 입장에서 물러나 논의의 문턱을 낮추었음을 보여주었다.

4. 이에 반해 미국의 회담자세는 지극히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미국은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지도 않은 채 기존의 입장만을 되풀이하는 등 회담의 진전을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은 ‘북한이 핵계획을 완전히 포기해야만 안전담보와 정치경제적 협력 문제를 논의할 수 있고, 핵계획을 포기한 다음에야 관계정상화를 목표로 미사일, 재래식무기, 마약거래, 인권, 납치 문제 등을 논의해야 한다’면서 북핵문제뿐만 아니라 북한을 자극하는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북한이 기조연설 중 억지력을 언급한 부분만 전체 문맥에 상관없이 부각시킴으로써 다시 한번 회담을 오도하려 했다. 이러한 미국의 협상태도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강경대응을 하기 위한 명분축적용으로 이번 회담에 참가한 것은 아닌지 그 진의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5. 한 차례 회담으로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지금의 북핵위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을 허락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번 6자회담에서 마련된 합의기반을 더욱 구체화시키기 위한 후속회담이 조속한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북한과 미국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추가조치를 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은 핵동결 상태를 현 단계에서 유지함으로써 불필요하게 미국에게 강경정책의 빌미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미국은 경제봉쇄나 한반도 군사력 증강 등의 조치로 북한을 압박해서는 안 되며, 북한의 안보우려에 대한 해소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등 북핵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 일각에서 보도되고 있는 KEDO의 대북 경수로 사업중단 조치는 북핵문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만큼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형성된 공감대를 전제로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는 등 후속회담 재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끝.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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