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회] 별처럼 평화가 내리는 마을 <소성리> 서울 공동체 상영

소성리 서울 공동체 상영

별처럼 평화가 내리는 마을

<소성리> 서울 공동체 상영

2017년 12월 5일(화) 19시 30분

필름포럼 (이대 후문 하늬솔빌딩 A동 지하 1층, 오시는 길)

감독 : 박배일 l 다큐멘터리 l  89minㅣ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 대상

“2017년 4월 26일, 소성리는 경찰의 군홧발과 미군의 비웃음으로 사드가 배치되며 평화로웠던 일상이 무너졌다. 전쟁을 막겠다고 들어온 사드는 소성리를 전쟁터로 만들어버렸다. 소성리 주민들은 자신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아스팔트 도로 위에 눕는다.”

  • 참가비 1만 원 (현장 납부)
  • 참가 신청 (선착순 마감) >> 클릭
  • 정시 상영이니 상영 시작 전 도착해주세요. 신청 후 취소할 경우 아래 연락처로 연락주세요.
  • 문의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nothaad@gmail.com)

예고편

별처럼 평화가 내리는 마을, 영화 <소성리>

더 강한 군사력만이 우리를 지켜줄 거라는 거대한 환상에 부쳐

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

“6.25 때 비행기 댕기는 것캉 똑같다 요새 난리 나서. 그래 비행기만 보면 작대기로 이노무새끼들 와 이리 댕기노 마, 우리 동네는 못 온다 막카며 욕하거든. 할마이들도 다 칸다 꼭 6.25 긑다 이칸다, 겪었는 사람들은.”

경찰은 산에서 멧돼지 내려올 때나 볼 수 있다던 작은 마을이었다. 북한의 미사일을 맞춰 떨군다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마을 뒷산에 미군기지가 생긴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무서운 소식이었다. 성주 주민들은 사드 배치 예정지가 성주라는 사실을 TV를 보고 알아야 했다. 높은 사람 누구 하나 찾아와 먼저 의견을 묻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도, 문재인 정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 1년, 그렇게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의 풍경은 많이 변해버렸다.

한 날은 낯선 사람들이 마을에 몰려와 이렇게 외친다. “이곳의 종북 좌익 세력들을 모조리 쳐 죽여야 됩니다 여러분!” “저들은 촛불 선동 종북 좌파입니다!” 험악하고 생경한 목소리를 배경으로 할머니들은 옹기종기 아스팔트 도로 위에 앉는다. 2017년 소성리에 갑작스레 찾아왔던 모두가 그런 식이었다. 정부는 어느 날 갑자기 미군기지를 만들기로 결정하곤 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없는 사람 취급했다. 경찰과 미군은 황토색 사드 장비를 앞세워 점령군처럼 소성리에 들어왔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앞세운 무리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마을 사람들을 ‘종북’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카메라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단 한 번도 있는 그대로, 존재 그대로 인정받지 못한 소성리 사람들의 일상을 가만히 쫓는다.

잡초를 뽑고, 모종을 심고, 파를 수확하고, 손주를 예뻐하고, 마을회관에 모여 함께 깻잎 을 다듬거나 음식을 나눠 먹고, 오늘의 날씨와 지나간 세월을 공유한다. 주민들은 그냥 살던대로 살고 싶다.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소중한 일상이다. 전쟁을 경험하고 지독한 가난을 겪으며 살아온 그들은 자신의 삶을 온전히 지키는 것이 평화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소중한 일상을 지켜주는 것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MD)도, 더 강한 무기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고, 함께 살아온 마을 사람들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오늘도 아스팔트 도로 위에 눕는다.

사람들은 소성리 주민들을 둘러싼 채 국가 안보, 국가 안보를 주문처럼 외운다.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이니 주민의 의사나 국회의 동의, 사회적 합의, 정상적인 절차와 국내법쯤은 무시해도 그만이다. 국가 안보에 관한 것은 기밀이고 묻지도 따지지도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 국가는 애초에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시민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지 않는 국가 안보는 도대체 무엇을 지키는 것인가.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만났으면 좋겠다. 모두가 평화, 평화 하지만 정말 그 평화가 무엇인지, 이 영화에 담긴 그 삐뚤빼뚤한 삶들이 명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강한 군사력만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거대한 환상, 매일 그 환상에 맞서는 사람들이 오늘도 소성리를 지키고 있다. 칠순, 팔순의 노인들은 온몸으로 묻는다. 이것은 누구를 위한 ‘사드 배치’냐고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 사회가 이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영화 <소성리> 상영 안내

* 이 영화평은 제22회 인천인권영화제 상영작 인권 해설로 기고한 글입니다.

오마이뉴스에서 보기 >> http://omn.kr/oq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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