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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관계
  • 2020.06.11
  • 1687

남북 합의 이행

 

남북 관계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 6월 9일, 북한은 북한이탈주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판문점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 군 통신선, 정상 간 핫라인 등 남북 간 모든 연락 채널을 차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측이 금강산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을 언급한 데 이어 ‘대남 사업을 철저히 대적 사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히고 있어,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처까지 예상되고 있습니다.

 

남북 연락 채널들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겠다는 2018년 판문점 선언의 소중한 성과입니다.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한국의 시민사회 역시 매우 우려하고 깊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이 어렵게 맺은 합의들은 어렵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온전히 이행되어야 할 사항들입니다. 결코 파기되어서는 안 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국회는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방안 마련해야

대북 전단 살포는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더불어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 일상을 실제로 위협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전단이나 소위 '쌀 지원'의 내용이나 방식에 있어서도 상대방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일부에서 전단 살포 금지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휴전 상황에서 갈등과 충돌 위험을 높이고 한반도 주민들 특히 접경지역 주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를 권리로 보호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경기도 김포 주민들과 접경 지역 시장·군수 협의회가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처벌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금지할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회도 판문점 선언, 평양공동선언 등에 대한 비준 동의를 통해 합의의 구속력을 높이고 이행을 담보해야 합니다.

 

북한은 적대적 언사 멈추고 연락 채널 조속히 복원해야

북한 역시 적대적 언사를 멈추고 조속히 연락 채널을 복원해야 합니다. 남한의 입법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습니다. 특히 군사적 긴장 해소를 위해 남북이 함께 만든 소중한 성과인 군사 분야 합의를 파기하겠다는 언급은 북한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의심하게 만들 뿐입니다. 남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등의 언사도 철회해야 합니다.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 부조리한 휴전 상태를 끝내야 한다는 절박함이 더없이 커지고 있는 이때, 남북 당국의 신뢰 회복을 위한 특단의 노력을 당부합니다.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막으려면 합의 이행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한미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도 절실합니다. 시민사회 역시 현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위태로운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2020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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