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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관계
  • 2002.08.19
  • 940

'8·15 민족통일대회' 3박4일 동안 열려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민족통일대축전'에 이어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8월14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개최된 '8.15 민족통일대회'가 막을 내렸다.

이번 통일대회는 민간이 중심이 되는 남과 북의 본격적인 교류로 대회 시작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아왔다. 행사 기간동안 남과 북의 의견차이로 행사가 지연되거나 축소되는 등 작은 불협화음이 발생하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우려했던 보수단체나 한총련의 기습시위도 행사장 주변에서 찾아 볼 수 없었다.

북측대표단에는 김영대 단장(북축 민화협 회장)을 포함해 116명의 북측 주요인사들이 참가 했으며 남측 또한 민화협, 종단, 통일연대 등 민간통일운동을 위해 노력하는 430명의 인사들이 함께 했다.

▲14일 : 북측대표단의 참석이 늦어지며 환영행사가 지연됐다. 환영행사는 원래 오후 5시 경에 시작 될 예정이었으나 북측 대표단이 숙소에서 1시간 이상 내려오지 않으면서 남측 인사만 참여하는 반쪽 행사가 될 뻔했다. 워커힐 호텔내부 사정으로 행사장을 7시 이후 사용이 어렵게 되자 6시 30분 남측만 참여한 채 공연이 시작됐고 6시 50분부터 북측이 입장했다.

▲ 환영연회 모습/ 8·15 민족통일대회인터넷공동취재단


또한 이날은 몽양 여운형의 딸 여원구 씨가 공연이 시작된 6시30분경 북측 인사 9명, 남측 인사 12명과 함께 우이동 몽양묘소에 참배하기 위해 호텔을 떠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환영공연이 끝난 후 환영만찬으로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15일 : 개막식을 시작으로 남과 북의 합동공연, 6.15 공동선언실현을 위한 민족공동 통일 미술 및 사진 전시회, 북측공연 등 남과북의 다양한 만남의 장이 마련됐다.

▲ 8·15 민족통일대회 개막식/인터넷공동취재단


광복절 57주년을 맞는 15일 남·북한 민간대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8·15 민족통일대회' 개막식이 워커힐호텔 내 제이드가든에서 열렸다. 개막식은 오전 9시30분부터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측대표단의 자리 배석 문제로 1시간10분 가량 지연되다가 오전 10시40분 북측 대표단의 입장과 함께 시작됐다. 남측대표단 은방희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과 북측대표단 최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비서는 '7천만 겨레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 북측예술단의 '물동이춤'/인터넷공동취재단


▲ 북측예술단의 화려한 부채춤/인터넷공동취재단


오후 1시. 워커힐 호텔 가야금 홀에서는 북한의 대표적 공연예술단체인 피바다가극단과 남한 국립오페라단이 차례로 합동공연을 펼쳤다. 합동예술공연의 서막은 북한측 예술단이 장식했다. 피바다가극단과 만수대예술단, 평양예술단 소속 배우들은 '물동이 춤'과 '민속무용 방울춤' '여성 독창' 등을 선보였다. 이번 무대에 오른 예술단 중에는 인민배우 5명과 공훈배우 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KBS 황수경 아나운서의 사회로 남한측 공연이 진행됐다. 국립오페라단은 '희망의 나라로'를 합창했고, 국악인 안숙선은 판소리 '사랑가'를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민족통일대축전'에도 참석해 노래를 불렀던 가수 이정열은 같은 제목이지만 남과 북에서 각각 다른 가사로 불리고 있는 '백두산'을 열창해 객석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사진전시회에서 북측 사진에 몰려든 기자들/인터넷공동취재단


'6·15공동선언실현을 위한 민족공동통일 미술 및 사진 전시회'에는 북측 국보급 작품 7점을 비롯해 모두 107점의 창작품이 선보였다. 전시회는 애초 3시 30분 개막 예정이었는데, 북측의 전시작품 선정을 둘러싼 마찰로 1시간 40여분이 지난 후 시작됐다.

전시회에서는 월북작가들의 미술 작품에 관심이 집중됐으며, 금니화, 조선보석화, 출판화 등 북한이 새로운 재료를 이용해 그린 작품들이 화제를 모았다. 전시된 작품들은 세밀하고 정교한 것이 특징이었으며, 최근 작품들은 주체사상을 강조하기 보다 다양한 풍경이나 생활을 담고 있었다.

한편 밤 7시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선 '8·15 민족통일대회' 15일 마지막 공식일정인 '북측예술단 초청공연'이 열렸다.

▲16일 : 공식일정 마지막 날. 각 부문별 상봉이 진행됐고 남북의 학자들이 만나 토론을 벌인 후 폐막식으로 공식일정을 끝냈다.

언론부문 상봉은 남측 한국기자협회 대표단과 북측 조선기자동맹 대표단이 만났다. 이들은 '6.15 남북공동선언'의 취지를 살리는 보도와 사업을 추진한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고, 남측은 내년 봄 평양에서의 남북기자대회 개최, 2003년 봄 서울개최 예정인 동아시아 기자포럼에 북측 대표단 초청, 평양과학기술대학 설립기금 전달 협조, 한국기자협회장 평양초청과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간 기사교류 등을 제안했다.

청년부문 상봉은 북측은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김인호 부장,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최휘 비서 등이 대표로 참석했고, 남측 대표로는 2001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 산하 청년학생위원회 문성순씨와 대한불교청년회 김규봉씨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남북해외 청년학생 통일대회 세부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문 상봉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남측의 양대 노동단체와 북측의 조선직업총동맹 등 노동관련 3개 단체가 만났다. 이 모임에선 북측의 제안으로 "노동자가 앞장서서 6.15 공동선언 철저히 고수하고 관철하여 우리민족끼리 조국을 자주적으로 통일하자"는 내용의 '조국통일 교류서명'을 채택했다.

문예부문 상봉은 '남북 민족예술인대회' 10월 중 금강산(또는, 평양) 개최, 워커힐호텔에 전시된 북한 미술품 전국 순회전시, 남북 예술인포럼 평양 개최, 소장 북한문예연구가 초청, 대종상영화제에 북한 영화감독과 배우 참석, 평양국제영화축전에 남측 독립영화인 초청 및 교류, 남북은 물론 베트남, 중국도 참여하는 '수난과 항쟁의 문학 심포지엄' 개최 등이 논의됐다.

오전 11시, 서울 워커힐호텔 무궁화볼룸에서 남북 역사학자 8명이 모여 '독도 영유권 수호와 일본의 과거청산을 위한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을 가졌다.

남북 학자들은 "일본 역사를 중심으로 한 독도 연구에서 독도가 울릉도의 귀속도서인 한국의 영토임이 확인됐다"며 "역사적으로도 한국의 영토임이 입증된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일본이 주장하는 것은 군국주의에 기초한 영토팽창의 야욕을 드러내는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 폐막식 모습/인터넷공동취재단


오후 1시. 8·15 민족통일대회를 마무리 하는 폐막식이 진행됐다. 폐막식 사회를 맡은 남측 추진본부 김종수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은 "여러 어려움은 있었지만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향한 큰 걸음을 다시 한발 내딛게 되었다"며 행사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남북의 대표들은 "제 아무리 좋은 우방도 제 민족만은 못하다. 우리 민족의 운명과 통일을 책임지는 것은 바로 자기 우리 자신"이라는 말로 민족의 단합을 호소했고, "어떠한 정세가 조성되더라도 '6.15 공동선언'을 굳게 지켜내고 실현하자"는 약속을 나눴다.

오후 8시 40분. '8.15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한 남북 대표단은 환송만찬을 함께 하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무궁화볼룸에서의 환송만찬은 민화협 윤재철 상임의장의 "대화가 거듭될수록 6.15 공동선언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느꼈기에 헤어지기 위한 오늘의 이 자리가 결코 아쉽지 않다"는 환송사로 시작됐다.

또한 북측 '통일문학' 장혜명 국장은 남과 북의 만남과 헤어짐의 정서를 절절한 시어에 담아 애끓는 목소리로 읊어 만찬장에 참석한 사람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여원구 의장이 인터넷 서명을 하고 있다/인터넷공동취재단


한편 여원구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 의장은 16일 오전 10시35분경 워커힐호텔 비즈니스룸에 마련되어 있는 컴퓨터를 통해 아버지인 몽양 여운형 선생 독립유공자 서훈 추서 청원 서명운동에 서명했다.

▲17일 ▲: '8.15 민족통일대회' 북측 대표단은 3박4일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평양으로 떠났다.

▲ 공팡에서 환송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는 북측 대표단들/인터넷공동취재단


김영대 단장은 "동포에 대한 애정과 신뢰로 우리를 환영해준 남측 대표단에게 감사드린다. 이제 분열과 불신의 시대가 아닌 화합과 통일의 시대를 열어가자"는 말을 남겼다. 이들은 17일 오전 8시30분 100여명의 통일연대측 환송객이 손을 흔들며 지켜보는 가운데, 숙소이자 행사장인 워커힐호텔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북측 대표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헤어짐을 서운해하는 남측의 환송을 받으며 오전 10시 공항을 출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을 향해 떠났다.

인터넷공동취재단/참여사회 황지희 기자

*<참여사회> 9월호에서도 관련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힘을 합쳐 통일하자, 우리 민족끼리!"

8·15민족통일대회 성사축하 및 6·15공동선언이행 자주통일결의대회


▲ "우리민족끼리 통일!" 을 외치고 있는 한상렬 목사
민화협과 통일연대, 7대 종단 등 민간 통일운동 단체가 주축이 된 2002민족공동행사추진본부와 북측대표단이 주최하는 8·15민족통일대회의 각종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건국대학교에서는 노동자, 학생들을 중심으로 14일부터 '또 하나의 민족통일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청년학생추진위원회와 통일연대의 주도로 14일 통일노래한마당과 8·15민족통일대회 경축 통일연대 한마당이 열린데 이어 광복 57주년을 맞이한 15일에는 노동자결의대회와 함께 자주통일결의대회와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10주년 기념대회가 진행되었다.

운동장 내 곳곳에 "북녘 동포의 남녘 방문을 열렬히 환영합니다"와 "6·15남북공동선언 이행으로 통일의 문을 열자"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내건 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무엇보다 민족단결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통일로의 열망을 분출했다.

▲ 6.15남북공동선언을 연호하는 대회참가자들


이와 함께 이번 통일대회 참가자들을 축소시킨 정부에 대해 "민간행사를 관제화하려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날 참가자들은 각 대회마다 국가보안법 철폐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한충목 통일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시작된 자주통일결의대회는 건국대 대운동장의 관중석까지 채운 2만여 명의 참가자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불볕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리는 날씨였지만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신명나게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이날 "북과 남이 모여 우리는 서울에서 하나가 되었다"며 "마음속에는 이미 통일이 되었다"고 자축했다. 권 대표는 "진정한 조국통일을 위해서는 민족자주투쟁을 가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종린 의장
이어 사회자가 격려사를 낭독하기로 한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 이종린 의장을 소개하자 2만여 명의 참가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범민련 진군가를 부르기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장 역시 감회로 가득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 의장은 "정부 당국의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태도로 인해 보다 광범위한 대중이 참여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북측의 방남과 함께 민간인 주축의 행사가 갖는 민족적 의의는 결코 삭감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보수층을 겨냥하여 "민족 대단결에 대한 반목을 조장하는 자들은 설 자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외세가 빌붙을 언저리 역시 어디에도 없다"고 못박았다.

▲ 무대위 공연단의 율동을 따라하고 있는 대회참가자들


14일 북측대표단을 맞이한 남측 영접단 중에 한 명이었던 통일연대 상임대표 한상렬 목사 역시 같은 시각 워커힐에서 미술전과 사진저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건국대 대회장을 찾았다. 그는 이번 8·15민족통일대회의 성사과정을 "고목나무 그루터기에서 새싹을 틔우는 것과 다 꺼져가는 잿더미에서 불씨를 살리는 것"에 비유하여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 행사장 밖 대자보에 적힌 글이 눈에 띈다.


그는 "아슬아슬한 시기를 거쳐 분단초유의 행사를 통한 만남 자체가 성공"이라 평하고 "6·15공동선언의 기운을 살려 통일을 이루고 누구나 북녘 동포를 껴안을 있도록 하자" 덧붙였다. 특히 그는 "우리민족끼리"가 큼지막하게 적힌 부채를 펼쳐 보이며 "우리민족끼리 통일"구호를 외쳐 분위기를 북돋았다.

"통일세상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총련의장 권한대행 윤경희(홍익대 총학생회장) 씨


제 10기 한총련 대변인 윤경희 씨는 의장 김형주(전남대 총학생회장)씨가 지난 6월 국가보안법 제7조 3항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혐의로 구속됨에 따라 의장대행을 맡아오고 있다. 이날 대회의 단상에 올라 통일세상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누구보다도 힘주어 말한 그를 만나 보았다.

이번 8·15민족통일대회가 갖는 의미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통일저지를 기도하는 국내외세력으로 인해 6·15남북공동선언의 이행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서해교전은 반통일세력을 더욱 부추겼다. 하지만 이번 통일대회는 이런 난관을 극복하는 하나의 돌파구가 되었다. 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한 단계로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한총련과 범민련에 대해 이번 본행사 참가를 불허했는데...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8·15민족통일대회가 안정과 축복속에 열리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다. 이를 통해 민간교류가 확고한 대세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랄 뿐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통일을 확신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미국 주도의 테러 대 반테러 진영간의 대립이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북한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 등과의 대화체제 구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체제가 한반도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이다. 북한이 교류협력 시도를 통해 대 남한, 대 외국과의 관계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통일의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본다.

-반통일세력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폭로와 규탄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통일대회를 비롯해 하반기에 잡혀있는 남북한 행사들이 그들을 충분히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최근 한총련 합법화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진영의 연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총련의 합법화, 어떻게 내다보고 있는가.

'한총련 합법적 활동보장을 위한 범사회인 대책위원회'가 곧 유엔 인권위에 한총련 이적단체규정문제를 제소할 방침이고 엠네스티 역시 이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합법화를 둘러싼 현재의 법정투쟁들이 국보법의 이적규정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한 토론회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사이버 참여연대 김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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