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 2008-11-24   1300

원칙없이 부유하는 대북정책과 파산 예고하는 남북관계



    10년간의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모든 노력들이 이명박 정부 출범 채 1년도 되지 않아 물거품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남북간의 화해의 상징이었던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데에 이어 오늘(11월 24일) 북한은 내달 1일부터 개성관광의 전면 중단을 통보했다. 이산가족 면회소가 지어졌지만 현 정부 출범이래 이산가족상봉은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아울러 북한은 남 측 정부와 기업에서 파견된 인원들을 선별추방하고, 열차운행도 중단하며 군사분계선 통행도 제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북한이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그 배경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원칙없이 부유하는 대북정책이 오늘의 상황을 불러왔으며, 이러한 방식으로는 현 정부가 기대하는 성과를 결코 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지금 국민들은 과연 이명박 정부가 어떤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 정책의 목표가 무엇인지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최근 상황만 봐도 그러하다. 전임정부 시절 있었던 남북정상 선언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고, 북을 현존하는 위협으로 규정하였다. 군 통신 자재와 장비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남북대화를 제안하면서도 북 측이 민감해하는 민간단체의 대북삐라 살포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식량위기에 처한 북 주민들에게 식량지원은 하지도 않으면서 북 인권이 우려된다며 유엔인원결의안 제안국으로 참가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남북관계 경색 속에 실효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향후 남북관계 전환에 있어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북한인권법 제정에 골몰하고 있다. 겉으로는 북에 대화를 제안하는 자세를 취하면서도 진정성은 찾아보기 어려운 갈지자 행보를 보여 온 것이다. 관련한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등 유관부처들의 입장은 제각각이었고 조율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현 정부의 상황인식이 한가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기다리는 것도 때론 전략”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지금까지의 대북 정책기조를 고수하겠다는 의미로 비춰진다. 일각에서는 “개성공단 폐쇄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북한이 더 손해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북한군의 후방배치와 남북 경협의 의미에 대한 몰상식을 드러낸 것이자,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의 타는 속을 외면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남북관계의 완전한 단절, 대결과 적대라는 소모적인 갈등 관계로의 회귀는 특정 일방에게 더 손해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모든 주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다.



    원칙도 전략도 없다면 그냥 기다린다고 해서 기회가 오지 않는다. 현재 정부가 버티기로 일관하겠다는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결과는 국민 대다수가 원치 않는 남북관계의 파산을 의미한다.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과연 남북관계를 풀어갈 의지와 전략이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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