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유발적인 PSI 참여 대신 대북특사 파견 등 강구해야


북한 인공위성 발사에 대한 시민단체의 입장과 요구

– 북 위성 발사 둘러싼 갈등,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 정부 대응이 일본의 군비증강과 해외 군사활동 확대 조장하고 있어



북한이 4월 5일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이에 대해 한미일 3국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역시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자주적이고 평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점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북한이 2006년 핵실험을 단행해 탄도미사일이 핵무기의 운반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주변국의 군비증강의 빌미를 제공하는 유감스러운 행동이다.


우리는 또한 한미일 3국의 과잉대응에도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미사일방어체제(MD)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 군사적 대응과 유엔 안보리 제재가 아니라 대화 재개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6자회담 참가국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북미·북일관계 정상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이를 달성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위기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관련국들에게 자제를 촉구하면서 북한의 위성 발사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입장과 요구를 밝힌다.


첫째, 북한의 로켓 발사를 둘러싼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북한이 인공위성 보유를 2012년 강성대국론의 핵심사업으로 삼고 있고, 한일 3국은 인공위성을 탄도미사일과 동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로켓 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오늘날과 같은 상황이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문제해결의 유용한 접근법은 대북 압박과 제재가 아니라 2000년 말에 타결 직전까지 갔던 북미간의 미사일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다. 협상을 통해 북한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고,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은 북한의 평화적 우주 개발 권리를 인정해줄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둘째, 유엔 안보리는 6자회담과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주는 강경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 한·미·일 3국은 북한의 위성 발사를 탄도미사일 관련 활동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안 1718호의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이 미사일 탄두가 아닌 인공위성 ‘광명성 2호’를 장착했고, 1718호에 인공위성 발사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은 공정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우리는 특히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주도할 것이 아니라, 북한과의 직접대화 및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세째, 북한은 위성발사 문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되었다는 이유로 6자회담을 거부하거나 추가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6자회담 거부는 다른 나라들의 강경조치를 수반하면서 북한을 포함한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는 북한이 한반도 주변 정세와 6자회담 재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할 것과 조속한 6자회담 재개에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네째, 이명박 정부는 PSI 전면 참여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PSI는 국제법적으로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전면적인 참여는 남북관계를 회복불능의 상태로 빠져들게 하고 한반도의 군사 충돌 위험을 높이는 위험천만한 선택이다.

우리는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방지하고자 한다면, 갈등유발적인 PSI 참여를 고려할 것이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개발 동기를 포착하고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예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시 강조하지만 정부는 PSI 전면 참가를 천명할 것이 아니라 대북 특사 파견 등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조치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북한의 위성발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일본 우익정부의 동해 등 해외 군사활동 확대에 대해 방기하거나 심지어 조장하고 있으며, 이것이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해외 군사활동 확대의 발판이 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불필요하게 위기를 조장하고 무책임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에도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위성 발사를 이유로 PSI 뿐만 아니라 MD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거나 한국도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의 군비경쟁과 군사적 적대관계를 격화시키고, 민생경제 회복과 사회복지 증진에 사용되어야 할 소중한 자원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하고도 무책임한 주장들이다.


우리는 북한의 위성 발사와 이를 둘러싼 갈등이 한반도 비핵평화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반증해주는 것이라고 보고, 지금의 갈등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관련국들의 자제와 외교적 노력을 재차 촉구하는 바이다.



2009년 4월 8일


녹색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청년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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