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국제분쟁 2018-05-14   2485

[기자회견]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점령(나크바) 70년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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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점령 규탄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중동평화 위협하는 트럼프 정부 규탄 및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나크바) 70년 규탄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2018년 5월 14일(월) 오전 10시, 이스라엘 대사관 앞

오는 5월 15일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지 70년째 되는 날입니다. 1948년 서방의 후원을 받은 시온주의 민병대가 팔레스타인인 수만 명을 대량 학살하면서, 팔레스타인인 75만 명이 고향에서 쫓겨났습니다. 이스라엘의 건국은 수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피 위에 세워졌고 팔레스타인 땅을 불법 점령했습니다. 아랍인들은 이 만행을 “나크바[재앙]”이라고 부르고 해마다 이 날을 기리며 대규모 행진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반성은커녕 더 호전적인 군사행동을 지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말에는 가자지구와 이스라엘과의 국경장벽을 향해 행진하던 시위대 3만여 명에게 실탄을 발사해 1천5백여 명의 사상사들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 이스라엘의 대규모 가자지구 폭격 이후 최대 사상자 규모였습니다.

게다가 트럼프는 작년말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의 선언은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온갖 불법행위에 대한 상징적 승인입니다. 이 기자회견이 열리는 5월 14일은 바로 미국이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해 개관식을 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예루살렘 선언은 이미 이스라엘을 고무하고 중동의 아랍인들의 분노를 돋궈 왔습니다. 

5월 9일 발표된 트럼프의 이란과의 핵 협정 파기 선언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반(反)이란 전선’에 군사적 자신감을 불어 넣고 있고,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충돌도 예고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의 시민사회민중운동단체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70년에 분노하고, 중동 평화를 위협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불법점령을 즉각 중단하라

1948년 5월 14일, 영국이 팔레스타인 위임통치를 끝내고 팔레스타인 땅에서 철수하던 날 유대인 시온주의자들은 이스라엘 건국을 선언했다. 이를 전후한 일 년간의 전쟁 동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원주민 마을 530개를 파괴하고 원주민 15,000명을 학살했으며, 인구 절반이 넘는 80만명을 강제추방해 난민으로 내몰았다. 전쟁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의 78%를 차지하며 끝났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때를 나크바, 즉 대재앙의 날들로 기억한다.

이스라엘은 78%의 팔레스타인 땅, 즉 현대 이스라엘에 남은 팔레스타인인들만을 통치하는 군사정부를 만들어 18년간 통치했고, 자국 내 군정을 폐지한 이듬해인 1967년 동예루살렘·서안지구·가자지구와 시리아 골란고원을 점령해 지금까지도 군사점령 통치하고 있다. 군사점령 통치란 무엇인가. 완전무장한 군인들이 비무장 시위대를 향해 실탄과 최루가스를 발포한다. 시위를 살인 진압하는 이스라엘군에 돌을 던졌단 이유로 어린이 청소년 할 것 없이 군사법정에 세워 100% 가까이 유죄판결을 선고한다. 가자지구의 육해공을 봉쇄하고 주기적으로 폭격·학살한다. 분리장벽을 세우고 불법 유대인 정착촌을 지어 예루살렘과 서안지구 영토를 불법 병합한다. UN은 수많은 결의안을 통해 이스라엘의 무단 통치를 규탄했지만 미국의 경제·군사·외교적 지원 속에 이스라엘은 불법 통치의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재앙이 일으킨 지 꼭 70년째인 오늘, 미국은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개관식을 연다. 미국은 이로써 이스라엘의 온갖 불법 통치를 노골적으로 승인했다. 곧바로 몇 개 국가도 대사관을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미국과 국제사회가 중재한 소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에서 미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로 간주됐던 동예루살렘을 노골적으로 빼앗기는 이 상황은 팔레스타인이 군사점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최소한의 희망을 지우고 있다.

지난 주 미국이 이란 핵협상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자마자 이스라엘은 이란이 중동의 평화를 위협한다며 이란과 연계된 시리아의 여러 지역을 대규모 폭격했다. 그러나 시리아와 레바논에 대한 크고 작은 침공으로 주기적으로 민간인 사상자를 만들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신무기 개발의 테스트베드로, 중동 전역을 신무기를 선보일 쇼케이스 무대로 삼으며 세계 무기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스라엘은 중동 유일의 핵무기 보유국이다. 이스라엘과 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미국이야말로 중동의 평화를 위협한다.

지난 3월 UN 인권이사회는 이스라엘에 무기금수조치를 부과해 민·관할 것 없이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세계 각국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바로 같은 달인 3월 30일에 가자지구에서 시작된 ‘귀환 대행진’의 비무장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저격병과 탱크를 배치해 49명을 살해하고 8,500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가자 귀환 대행진은 내일 끝나지만 얼마의 사상자가 더 나올지 알 수 없다.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지난 70년간 계속 그랬듯 이스라엘은 비무장 시위대에게 실탄을 쏘고, 민간인 거주지를 폭격할 것이다. 대재앙이 더 이상 계속 되어선 안 된다. 이스라엘의 불법행위에 대한 더욱 강경한 대처가 필요하다. 비록 한국 정부는 인권이사회에서 이스라엘 무기금수조치안에 기권했지만, 세계 시민사회 일원으로서, 인권이사국으로서 결의안에 따를 의무가 있다.

우리는 요구한다.

– 이스라엘은 1967년 군사점령한 동예루살렘·서안지구·가자지구와 시리아 골란고원에서 즉각 철수하라.

– 미국은 예루살렘 대사관을 즉각 철수하라.

–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포괄적인 무기금수조치를 부과하라.

2018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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