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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칼럼
  • 2014.10.27
  • 1715

청소년 군사화에 저항하는 국제행동주간에 맞춰 <오마이뉴스>와 참여연대가 함께하고 있는'전쟁교육 없는 공동체를 위한 시민모임'은 군 안보교육의 폭력성과 군사주의, 편향성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문제점을 알리고 그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우리안의 전쟁교육' 칼럼 시리즈를 기획하였습니다. 군 안보교육의 실태 점검, 병사 안보 교육의 문제, 평화통일 교육의 필요성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만들어진 안보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만들어가야 할 평화통일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청소년 군사화에 저항하는 국제행동주간 연속 캠페인 바로가기

① '무기' 든 군인을 학교 안으로... 이게 무슨 짓인가

② 초등생 충격에 빠뜨린 영상...어른은 보지 마라?

③ 군대서 사라진 '종북', 더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④ 사람 죽는 거 보면서 박수...세상이 무서워진다

 

초등생 충격에 빠뜨린 영상...어른은 보지마라?

[우리안의 전쟁교육②] 교육청도 내용 모르는 군 안보교육


김승환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

 

 

지난 10월 10일, 군사법원 국정감사가 예정된 국방부 회의장에서 국감이 시작되기도 전에 한민구 국방장관에 대한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발단은 국회가 요구한 '나라사랑교육 영상'을 국방부가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해당 영상을 제출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잇따른 요구에 한민구 국방장관은 난색을 표하며, 영상을 보여줄 수는 있으나 자료 제출을 하지 못하는 점은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정책적 판단 때문"이라는 이유까지 덧붙였다. 

 

국가 기밀사항도 아니고, 초등학생들까지 시청한 영상에 대해 '남북관계'라는 외교적 문제까지 들먹이며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국방장관의 모습은 스스로 군의 안보교육 자료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것처럼 보였다.  

 

초등학생 비명 지르게 만든 군 안보교육

 

국정감사에서 나라사랑교육 영상자료와 관련하여 벌어진 실랑이의 배경은 바로 지난 7월 17일 서울시 강동구 A초등학교에서 실시된 안보교육수업이다. 당시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관련기사 : 군 장교의 '끔찍한' 안보교육... 아이들 충격에 빠져 강의 중단) 현역 육군 소령이 안보교육 시간 중 학생들에게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려준다며 영상을 보여주었고, 영상을 보던 6학년 여학생들은 눈을 가린 채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해당 동영상에는 남성이 여성의 배를 갈라 강제낙태를 시키는 모습, 고문을 하는 모습 등 잔인한 장면이 삽화 형태로 포함되어 있었다고 전해졌다. 결국 25명의 학생들이 교육이 끝나기도 전에 강의실을 빠져나갔고, 해당 학교 교장이 관할 교육청에 '당시 사건을 보고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육군 소령의 개인적 실수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국방부의 대대적인 학생 안보교육 강화 정책이 예고한 사고였다. 감사원의 '대국민 안보교육 추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군은 2010년 천암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전 국민 안보의식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안보교육 확대 정책을 펼치게 된다. 이후 2011년 3월 25일 국방부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및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안보체험 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어 2012년에 이르러, 국방부 소속 예하 부대가 17 시·도 교육청중 13개 교육청(약 76%)과 개별적으로 안보교육 업무체결을 하게 된다. 이후 각 교육청은 군부대의 병영체험과 안보교육을 주기적으로 장려해왔다.

 

기사 관련 사진
▲  2014년 3월 13일과 5월 2일 대한민국 정보공개청구 시스템을 통해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재구성하였다.
ⓒ 참여연대  

 

육군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한 해에 육군에서 실시한 안보교육 횟수만 해도 2203건이며 교육을 받은 학생 수만 약 46만 명에 육박한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8월 현재까지 육군의 안보교육을 받은 학생 수는 19만 명에 이른다. 군은 그동안 자체적인 정책을 통해 꾸준히 학생안보교육을 확대해왔다. 

 

교육 내용 모르는 교육청, 안 알려주는 국방부

 

문제는 안보교육 MOU를 체결한 교육청마다 관할 지역에서 어떠한 내용으로 안보교육이 실시되고 있는지 파악조차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강동구 A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은 현재 교육당국의 학생 안보교육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언론에 따르면, 서울시 교육청은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뒤늦게 군부대에 안보교육 자료 공유를 요청했다. 그동안 기초적인 안보교육 자료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었던 교육청의 뒤늦은 조치였다.

 

당시 서울시 교육청은 수도방위사령부의 거부로 문제가 된 영상을 입수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그 이후 서울시 교육청은 안보교육을 평가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학생들에 대한 후속조치가 실시되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학생 안보교육 관리감독에 대한 일선 교육청의 허술함은 비단 서울시 교육청의 문제만이 아니다. 참여연대가 지난 3월과 5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17개 시·도 교육청 중, 군이 실시하는 학생 안보 교육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존재하지 않았다. 교육적 차원에서의 안보교육의 필요성이나, 현재 실시되고 있는 안보교육에 대해 평가하고 있는 교육청도 없었다. 고로, 강동구 A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은 해당 초등학교 뿐 아니라, 전국 어느 학교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였던 것이다. 

 

교육청과 협력해 안보교육을 실시해온 군이 교육청의 요청에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은폐하는 군의 폐쇄성이 안보교육 사업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 뿐 아니라, 지난 2014년 8월 28일 국방부는 군이 사용하는 나라사랑교육 자료에 대해 교육전문가의 자문이나 검토는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교육청의 무관심과 직무유기 아래 군은 왜곡되고 편향된 교육 자료를 토대로 학생들을 교육해 온 것이다. 

 

민주주의와 인권 기반 교육정책 마련해야


기사 관련 사진
▲  지난 9월 1일, 18개 평화·통일·인권·교육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방부의 나라사랑교육 자료비공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열었다. 국방부는 초등학생들이 본 영상자료가 "북한이 이를 빌미로 대남비방과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등 우리의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라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자료를 비공개 했다.
ⓒ 전쟁교육 없는 공동체를 위한 시민모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희생한 선조들을 기억하는 것, 과거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전쟁의 참혹함과 교훈을 가르치는 교육은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안보교육은 과거 70, 80년대의 반공교육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구시대적이며, 그 자체로 반교육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감사원 또한 지난 4월, 정부 안보교육 교재의 객관성과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제는 국방부의 폐쇄성이 올바른 교육을 실현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육청은 군을 포함한 여타 정부부처의 안보교육을 무분별하게 장려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끝으로 교육청은 적대적인 안보교육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더욱 큰 가치를 토대로 한 새로운 대안적인 교육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제아동권리협약에서 명시하고 있는 평화, 존엄, 관용, 자유 ,평등 연대의 정신을 실현 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마련해야 할 뿐 아니라, 현재 실시되고 있는 안보교육의 교재와 강사의 적합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사후적으로 교육내용을 평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난 10월 10일, 국정감사에서 결국 문제의 영상이 상영되었다. 국방부는 국회의원 보좌관뿐 아니라 기자들까지도 모두 회의장에서 퇴장시킨 채 국회의원에게만 영상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아직도 지난여름 군이 사용한 안보교육 영상이 무엇인지 모른다. 교육청도 국민도 모르고, 군만 알고 있는 안보교육.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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