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기타(pd) 2013-06-11   2803

[후기] 회담을 위한 회담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대정부질문 후기]

회담을 위한 회담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6/11(화), 제 316회 국회(임시회) 본회의에서 외교·통일·안보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이 있었다. 비록 현재는 무산됐지만 6/12(수) 남북 당국회담을 앞두고 있었던 상황이라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의원들은 정부의 입장 및 회담명단에 대해 질문하면서 신중한 자세로 회담에 임하기를 촉구했다. 비록 예정되었던 회담은 무산이 되었지만 최근의 한반도 위기가 조금씩 풀려가고 있던 시점에서 현 상황에 대한 여야 및 정부의 입장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남북 당국회담

올해 초 북한의 3차 핵실험, 이어진 대북제재 등 한반도의 위기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이런 긴장국면에서 북한의 대화제안을 한국 정부가 수용하고 실무회담까지 진행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한반도 위기를 초래한 원인과 현재 변화를 이끌어낸 요인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달랐다. 

 

새누리당 정문헌의원과 국무총리는 그 요인을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일관된 기조와 대통령의 확고한 리더십으로 분석했다. 반면 민주당 홍익표의원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2차 대전을 초래한 세력균형론에 바탕을 둔 것이라며 지극히 냉전적인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 김재윤, 심재권의원은 한반도의 위기는 어느 한쪽의 잘못만으로 초래된 상황은 아니라며 현 시점에서 정부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부족했었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여야 그리고 정부 모두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재개, 이산가족상봉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종국적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길 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위 의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 지에 대한 질문에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회담을 앞두고 있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발언을 되풀이 했다. 

 

비록 여야 의원 모두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담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회담에 대한 입장 차이 역시 존재했다. 새누리당 심윤조, 조명철의원은 북한의 비핵화문제를 강조하며 이번 회담의 의제로 삼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냈고,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더라고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반드시 북한에 알려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회담을 기회삼아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진정한 신뢰를 구축해나가는데 방점을 찍길 주문했다.  

 

최근의 긴장이 고조되었던 한반도 위기국면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듯한 현 상황은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예정되었던 회담이 무산되면서 현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의 원인에 대해 성찰하고 다시금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여야 그리고 정부 모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함은 분명하다. 또한 회담이 재개된다면 남북 모두 선제조건 등을 내려놓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진실된 모습으로 적극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오스 탈북청소년 북송 사건

지난달 28일, 라오스에서 9명의 탈북청소년들이 강제 북송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의 관련 매뉴얼과 주라오스 대사관 및 재외 공관 공무원들의 태도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이번 라오스 사건의 원인에 대한 질문에 국무총리는 외교부는 매뉴얼에 충실하게 대응했지만 기본적으로 라오스 정부가 한국정부에 약속 했던 사항을 지키지 않아 발생되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송인춘의원, 민주당 김재윤의원 등 여야의원 모두 탈북청소년들의 한국행을 위한 외교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비판했고 현재의 매뉴얼을 보완하고 개편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민주당 심재권의원은 라오스는 현재 미 국무부가 인신매매국가로 지정해 라오스정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중요한 정보조차 정부가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을 강하게 질책했다. 또한 현재 한국 언론이 라오스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 계속적으로 목소리는 내는 것이 라오스 탈북루트를 막고 오히려 악용될 위험이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탈북자문제는 단순히 남북 간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과의 관계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사항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외 공관이 해당 국가와의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재외 공관 공무원들의 탈북자를 대하는 태도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이 없다. 외교부가 기존 매뉴얼에 따라 이번 라오스 사건을 처리했다면 여러 의원들이 지적한 대로 매뉴얼은 보강되고 개편되어야 하며 재외 공관 공무원의 교육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북한 인권법은 엄연히 다른 문제이다. 이 두 가지 사안을 연결시켜 무리하게 북한 인권법을 통과시키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주둔군지위협정(sofa) 제5조(시설과 구역)에 대한 특별협정」에 근거하여 지원하는 협의의  분담금을 의미한다. 특별협정은 2-5년 주기로 체결되며 한·미간 협상에 의하여 분담액 결정되는데, 조만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있을 예정이다. 

 

민주당 진선중의원과 통합진보당 김선동의원은 주한미군이 적립하고 있는 이월금에 대해 정부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고, 해당 내용을 반드시 검토하여 협상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진의원에 따르면 현재 한국 정부의 방위비 분담금은 평균 46%(36억 3300만 달러)이다. 하지만 이는 주한미군기지 이전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로 만약 미반영된 비용(14억 8600만 달러)까지 합산한다면 평균적으로 54%의 분담금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미반영된 비용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 측의 분담금이 실질적으로 증가해도 분담률은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불되는 것이다. 매년 많은 예산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주무부처가 제대로 파악조차 하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해 실망을 금치 못하며 앞으로 예정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이번 대정부질문에서 언급되었듯이 현재 미군이 적립하고 있는 부분과 이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루어져야하며 더 이상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올해는 정전협정을 체결한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이제는 남과 북 모두 서로에게 겨눈 총부리를 내리고 진정한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9의 실무자 회담 등은 최근 최고조에 이르렀던 한반도의 위기가 조금은 풀어져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남북 당국 회담을 하루 앞두고 회담에 참석하는 수석대표의 지위가 조율되지 않아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이번 당국 회담이 무산되었지만 남과 북 모두 유연하게 대처하여 대화의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고 신뢰를 쌓으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 6/11 제 316회 국회 본회의 영상회의록 보러가기 >> http://bit.ly/16lnIXm

작성 : 평화군축센터 우진희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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