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11-05-06   3527

[논평] 속수무책으로 공격받는 아프간 PRT, 주둔 고집할 이유 없다

 
여전히 전쟁 중인 아프간, 명분도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려운 PRT,
즉각 철수해야
대테러전 10년, 더 불안해진 세계, 한국군 파병 냉정히 평가해야
 
아프간 지역재건팀(PRT) 기지가 또 다시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올해에만 써 6번째 공격이다. 총 4발의 포탄이 PRT 기지 안팎에 떨어졌으나, 이번에도 누구의 공격인지 알지 못한다고 한다. 한국 PRT에 대한 공격이 되풀이되고 있고, 가까운 시일 내 또 다른 공격행위가 있을 것이 분명한데도, 정부는 공격의 주체를 밝혀내지도 재발방지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엇을 위해 PRT 주둔을 고집하고 있는지 답답한 노릇이다.

지역재건팀(PRT)은 대테러 군사작전의 일환으로 군사력을 동원한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아프간 정세는 PRT 활동의 명분도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주지하듯이 아프간에서 벌어진 대테러전쟁 10년 동안 수많은 병력과 막대한 전쟁비용을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신 수많은 민간인들의 희생과 반정부 무장세력의 양산을 초래하고 있다. 군사작전에 대한 염증과 외국군에 대한 불신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에 발표된 아프가니스탄권리모니터(Afghanistan Rights monitor, ARM)의 2010년 보고서 “ARM Annual Report Civilian Casualties of War January-December 2010″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아프간에서는 적어도 5,691명의 민간인 사상자(2,421명 사망, 3,270명 부상)가 발생했으며, 무장충돌사고도 일주일에 100건이 넘게 일어나고 있다. 이는 아프간에서 매일 민간인 6,7명이 목숨을 잃고, 8,9명이 부상을 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최근 미국의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 처리한 것에 대한 공분이 확산되고 있고, 보복테러의 가능성도 거의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으로 아프간에 줄곧 군대를 파견해 온 한국 역시 공격대상의 하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찌기 한국 파병부대 철수를 요구하며 한국 민간인을 피랍, 살해했던 이들 무장세력들도 한국군 재파병에 대해 지속적으로 테러위협을 경고해왔다. 현재 정부가 이번 PRT 기지에 대한 로켓공격이 빈 라덴의 사망과 관련된 보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프간 전쟁 10년의 역사는 지금과 같은 방식의 대테러전은 결코 아프간 상황을 개선시킬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 동안 한국은 아프간 재건지원에 대한 의지보다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미국의 대테러전에 대한 군사적 역할과 비용을 분담하고 해외 군사훈련 경험을 쌓는다는 이유로 파병을 강행해왔다. 7월 미군의 철수를 앞두고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이 아프간 전장과 대테러전에서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는 지금, 더 늦기 전에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 10년과 한국군 파병에 대해 냉정히 평가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 그 시작은 하루 빨리 아프간 PRT를 철수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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