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10-19   1262

임종석 의원, 파병철회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파병결정 철회를 두고 시민사회가 발빠르게 대응하는 한편 파병반대 입장을 가진 국회의원들도 직접적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통합신당의 임종석 의원은 “파병철회를 촉구하며” 국회의원직을 걸고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임 의원은 “전투병 파병이 가져올 감당할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을 막기 위해 미력하지만 행동이 필요한 때”라며, “정부가 끝내 대규모 전투병 파병을 결정하고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10월 19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다음은 임종석의원이 단식을 시작하며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이라크 전투병 파병은 절대 안된다 – 국회의원 직(職)을 건 단식을 시작하며 –

10월 18일, 정부가 이라크 추가파병을 결정한 상황에서 저는 전투병 파병이 가져올 감당할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을 막기 위해 미력하지만 행동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부가 끝내 대규모 전투병 파병을 결정하고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습니다.

단식을 포함하여 저의 이런 모습이 무모함이 아닌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젊은 정치인의 양심적 실천으로 이해되기를 바랍니다.

1. 10월 18일 있었던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이라크 파병 결정은 정부 정책결정과정의 심각한 결함이 드러난 중대사태입니다. 이는 대통령이 불과 며칠전 파병문제를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뒤집고, 왜곡된 국익관과 사대주의적 국가관에 사로잡힌 외교ㆍ국방라인의 주도로 이루어진 불행한 결정이자 상식과 절차를 무시한 것입니다.

2. 이라크전쟁은 명백히 불법적인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이며,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게릴라전 형태로 바뀐 채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유엔결의가 이라크파병의 명분이 될 수는 없습니다. 결의안이 통과된 후 파키스탄은 곧바로 파병불가 입장을 밝혔고 프랑스, 독일, 러시아는 유엔결의에 찬성하고도 파병도 재정지원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유엔 결의안이 통과된 후 파병을 결정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3. 현재 정부내에서는 사단 규모의 전투병을 미국 101공중강습사단을 대체하여 이라크 북부 모술에 파병한다는 것을 사실상 확정하고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병에 대한 원칙적 결정 외에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고 치안유지와 이라크 재건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외교, 국방 관계자들의 발언은 명백히 국민을 속이는 행위입니다.

4. 전투병 파병으로 예상되는 끔찍한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모술지역은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이라크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고 한국군이 파병된다면 미군 2만 2천명과 교체투입되는 것입니다.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미군이 당한 피해 못지않게 한국군의 피해가 예상되고 이라크를 비롯한 아랍권의 반미저항(테러)조직의 다국적군에 대한 테러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의 늪에 대규모의 희생이 발생할 수도 있는 전투병 파병을 국민의 뜻을 묻지 않고 결정할 수 있단 말입니까?

한국 군인의 생명과 바꾸어야 할 국익이란게 대체 무엇입니까? 마지막까지 지켜야할 국익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국민의 생명입니다.

5. 이라크 현지조사단 파견, 국민여론수렴에 기초한 결정의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합니다. 저는 지금 국회의원 선서에 명시된 국회의원의 직무를 다하기 위해 양심을 걸고 행동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세계속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위해 그리고 국회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행동하겠습니다.

2003년 10월 19일 국회의원 임종석

최현주 사이버참여연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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