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10-23   581

<파병반대의 논리> 희망의 근원들 (Resources of hope)

각계전문가와 세계지성이 말하는 이라크 파병반대의 논리

이라크전쟁은 아랍세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쟁

“미 행정부 내의 소수분자들이 강행을 결정한, 아주 인기 없으며 무모한 이라크전쟁이 일어난 지금은 매우 운명적인 순간이다. 이 전쟁은 또한 어떤 의미에서 아랍세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쟁이기도 하다. 비록 구체적 증거는 없지만, 나는 미국이 중동지역과 아랍세계 전체를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그들은 몇몇 나라들을 아예 없애버리고, 그들이 미워하는 이른바 테러조직들을 파괴할 것이며, 미국에 우호적인 정권들을 세울 것이다. 그들의 이같은 의도는 현실적으로 거의 근거가 없는 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들이 중동지역에 대해 갖고 있는 지식은, 그들에게 조언해 주는 사람들로 판단해 보건대, 잘해봐야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것이며, 대부분 억측에 불과하다.”

토론 내내 현 미국 행정부의 중동정책에 관해 조언해 주는 사람들이 누군가인가에 대한 질문들이 제기됐다.

사이드는 “버나드 루이스와 파우드 아자미(Fouad Ajami)가 미 행정부의 중동정책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외부 전문가”라고 지적하면서 “버나드 루이스는 중동지역, 또는 아랍세계를 40년 이상 방문하지 않았다. 그는 터키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지만 아랍세계에 대해서는 아는 게 전혀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루이스가 개발한 이른바 ‘동심원 이론’은 워싱턴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이드와 기타 전문가들은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 이론은 중동을 3개의 동심원으로 분류한다. 즉 가장 외곽의 동심원은 매우 혐오스러운 정권(regime) 및 반미적 국민들, 두 번째 동심원은 친미적 국민과 반미적 정권, 가장 내부의 동심원은 친미적 정권과 친미적 국민들로 이루어져 있다.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레이트 등) 걸프 지역 국가들이 3번째 범주에 든다면, 이집트, 요르단, 모로코 등은 2번째 범주에 속한다. 그리고 시리아와 리비아 등은 첫 번째에 속한다. 다시 말해 아랍국가들은 동질적이지 않으며, 따라서 미국의 목표는 이 지역의 모든 국가들을 친미적 정권과 친미적 국민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아자미는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미국은 해방자로 환영받을 것이며 바스라와 바그다드 시민들은 미군에게 꽃을 던질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얘기해 왔다. 우리는 그러한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미국의 보수강경파들은) 자신과 다른 사상을 아주 경멸한다. 유럽은 물론, 전쟁 및 현 정부의 중동정책 등에 반대하는 대다수 미 국민들에 대해서도 엄청난 적개심을 품고 있다. 또한 내가 알고 있는 한, 그들은 다른 사상, 다른 체제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다.

미국, 이라크점령에 관한 정교한 계획 갖고 있지 않다

전후, 아마도 후세인 제거 이후의 시나리오, 그리고 이번 전쟁이 아랍지역에 미칠 영향도 얘기됐다.

“후세인 제거 이후, 전후의 이라크에 관한 계획이 정교하게 마련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거의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을 것이다. 미 국무부 차관 마크 그로스만과 국방차관 더글라스 페이스가 약 한 달 전 미 의회에서 증언한 것을 보면 그들이 이라크에 어떤 체제를 건설할 것인가에 대해 거의 아무런 계획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기존 기구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 단지 (이라크의) 고위 관리층에서 바트당 분자들을 제거하고 나머지는 남겨둔다는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라크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아무 생각이 없다). 그들은 또한 이라크의 반후세인 세력에 대해 수백만 달러를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활용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내 판단으로는 부시 행정부는 그때그때 즉흥적, 임시변통식 대응을 할 것 같다. 물론 모델은 아프가니스탄이다. 어쩌면 그들은 유엔이 뭔가를 해줄 것을 바라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나 러시아의 입장으로 유엔이 간단히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라크 석유대금 활용’은 희망사항으로 끝나고 말 것

이라크 학자 사이난 안툰은 전쟁 비용이 1천5백억 달러에 이를 것이며, 이 비용을 이라크 석유 판매 대금 및 동결된 이라크 자산으로 충당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를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가 규합한 이라크 반체제세력들은 모두 이같은 계획에 동의했으며, 국제석유기업 경영진들과 만나 이라크 석유자원의 민영화에 동의했다.

사이드는 문제가 그렇게 쉽사리 풀리겠느냐며 의문을 표시했다. 이라크 석유 수입이 현실화되려면 수 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다. “3,4년 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이 문제다.”라고 그는 말했다.

“미국 자체가 엄청난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1년 반만에 재정흑자가 엄청난 재정적자로 반전됐다. 게다가 앞으로 2년동안 적자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한마디로 (미국은) 돈이 없다. 이번 전쟁은 미국경제와 미국 자체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시키기 위한 절망적인 몸부림이라고 생각한다. 이라크 석유로 전쟁 비용 1천5백억 달러를 충당하는 것이 문제의 전부가 아니다. 1조 달러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10년간의 전쟁 비용을 따져 보면 수조 달러가 될 것이다.”

현 부시행정부는 50년대 이후 최악의 정부

알 아람의 정치분석가 살라마 아메드 살라마가 현 미 행정부의 보수주의에 관한 사이드의 의견을 물었다. 이는 단지 과도기적인 현상인가?

“현 부시행정부는 내가 미국으로 간 지난 51년 이후 최악의 정부다. 이른바 보수주의적 경향은 기본적으로 3가지 조류로 이루어진 매우 인위적인 흐름이다.

하나는 (원리주의)기독교로 이는 미국 전체로 보면 동떨어진 집단이다. 물론 숫자는 많다. 7천만-8천만쯤 된다. 이들이 조지 부시를 지지하는 핵심적 유권자층이다.

둘째는 신보수주의 운동으로, 이 운동은 1960년대(의 신좌파운동 등)에 대한 반동으로 60년대 말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이 운동은 갈수록 지지층이 좁아져 지금은 극소수에 집중돼 있다. 리차드 펄이나 폴 월포비츠 같은 인물이 권력 정상부에 오른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미국 내의 고립주의적 우익들이 일종의 동맹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입장은 9.11 이후 특히 강경해졌다. 그들은 우익이며, 반(反)이민적이고, 대학 등에서의 다양성에 반대한다. 또한 그들을 지지하는 유권자층은 매우 좁다. (외국에 대해) 공포와 경멸을 갖고 있는 부류들이 이들을 지지한다.

이에 가세한 세번째 부류로 워싱턴의 기득권집단(Washington establishment) 을 꼽을 수 있다. 즉 지식분자들을 끌어들여 이들을 정책 세일즈맨으로 변모시키는 워싱턴의 이러저러한 싱크탱크들 말이다. 특징적인 것은 이들의 정책관련 논문이나 칼럼들이 아무런 평가나 규제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다는 점이다. 워싱턴에서 발행되는 정책관련 잡지들 중에는 글의 방향이나 수준을 평가하는 평가감독관 하나 없이 발행되는 잡지가 10종도 넘는다. 이들의 유일한 목적은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나는 이들 집단이 매우 위험하며, 결국은 스스로의 무덤을 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시, 2004년 대선 무산시키려 할 것

“전쟁에 대한 반대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한 반대라고 나는 생각한다. 즉 원리주의자들에 대한 반대이다. 이들은, 예를 들어 진화론에 반대하고 있으며, 전쟁을 밀어붙이고 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전장에 나가 있는 자신들의 아들과 딸들 때문에 반전운동이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일부 민주당원들의 주장대로 반전운동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본다. 부시는 재선되지 못할 것이다. 사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부시가 2004년 대선 자체를 무산시킬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본다. 부시 일당은 체제전복적이고, 음모적이며, 편집광적인 무리다. 한마디로 매우 반민주주의적이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나는 내년 미 민주당 예비선거에 하워드 딘(Howard Dean)이나 데니스 쿠치니치(Dennis Kucinich), 심지어 랠프 네이더 같은 인물이 나서게 될 것으로 본다. 특히 현재의 전쟁 상황, 그리고 이 전쟁이 매우 복잡한 결과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미 국내정치의) 사태전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다고 생각된다. 희망의 근원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지식인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희망은, 통속적인 권력의 뒷골목에서는 찾을 수 없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재 (미국에) 매우 심각한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사회적 안전망이 사유화돼 가고 있으며 따라서 이번 전쟁은 멍청한 짓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져가고 있다. 이미 부시는 매일 20억 달러씩을 (전쟁비용으로) 쓰고 있다. 누가 이 비용을 댈 것인가? 프랑스나 독일, 기타 국가들의 반응이 그토록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들은 이른바 전후 복구노력의 일원이 되길 원치 않는다. 미국인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짓을 보라.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프간 이곳저곳을 폭격했을 뿐, 아프간의 그 누구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뻗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은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지자 사미는 아랍의 체제(Arab regimes)가 어떤 의미에서 ‘역사의 종말’에 이르렀으며, 앞으로 아랍세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점차 퍼져가고 있음을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유일한 대안은 일종의 시민운동, 즉 비국가부문(non-state sector)으로부터의 대응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지자 사미는 그런 의미에서 아랍의 공식적 정치체제들이 정말로 그 수명을 다했는지, 그리고 아랍민중들이 그들의 새로운 방향을 찾아 나설 수 있는 것인지를 사이드에게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누구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사이드는 응답했다. “정권(regimes)이란 나름대로 생존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처럼 제국주의적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제국주의는 좋은 것’이라는 신제국주의 풍조

사이드는 그러나 최근 미국과 영국에서 일고 있는 신제국주의 사조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에 대해 “매우 우려할 만한, 새로운 풍조”라고 명명했다. 이 사상은 한마디로 말해 제국주의 중에서도 받아들일 만하고, 좋은 형태의 제국주의가 있다는 것인데 미국의 지배가 이에 속한다는 것이다. 사이드는, 니알 퍼거슨이나 데이비드 아미티지 같은 역사가들이 이같은 사상에 의거해 과거 영국 제국주의의 역사를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제국은 질서를 확립하고 일부 국가들은 이의 혜택을 입는다는 점에서 제국이란 것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새로운 종류의 제국주의의 도래와 현재 워싱턴에 만연해 있는 음모적.체제전복적 멘탈리티, 그리고 득표 수에서 50만표가 뒤진 부시가 대통령직을 차지한 2000년 대선의 매우 수상쩍은 결과들로 말미암아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완전히 파탄났다고 생각하고 있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직접민주주의를, 즉 거리에서의 반전집회와 같은, 대안으로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세계의 유일의 초강대국이 지구상 곳곳에 자신의 군사력을 투사하고, 동시에 2,3개의 전쟁을 수행하는 세계지배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여러 다양한 대안 중의 하나로서 말이다.

반전운동에서 국적은 중요치 않다

“선제적일 뿐만 아니라 동시적인 전쟁, 이것이 바로 럼스펠드의 비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인.비미국인을 막론하고 럼스펠드의 이러한 비전을 믿지 않는 모든 사람들은 한 배에 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아랍지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시 말해 아랍의 통치체제는 실패했다. 현재 아랍 각국들의 정권 담당자들은 기껏해야 시위를 진압할 수 있을 뿐이며, 그저 간신히 연명할 수 있을 뿐이다.”

“반면 밑으로부터의 운동은 이미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것이 인권운동이 됐건, 생태운동이 됐건, 여성운동 또는 민족(ethnic)운동이 됐건 말이다. 미국에서는 이같은 운동들이 미국의 해체를 부추기고 있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아랍지역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나는 베스트팔렌 체제, 즉 (17세기 이후의) 근대민족국가체제가 실패했다고 본다. 그것도 내부적으로 실패했다. 클린턴 행정부 이래 미국의 우익들은 독립적인 생각, 그리고 조금이라도 기존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보이는 것들을 매우 혹독하게 공격하려는 열망을 드러내 왔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9.11 이후 더욱 강화됐다.”

정치분석가 모하메드 시드-아메드는 9.11 이후 처음에는 주요 대결이 미 제국주의와 테러리즘간에 벌어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후 새로운 양상이 진전되면서 게임의 양상이 반전됐다고 지적했다. 시애틀에서 시작된 반세계화 대중운동이 이후 지구적 차원의 중요성을 획득하고,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의 연례 세계사회포럼, 그리고 최근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반전운동 등으로 말미암아 균형이 무너지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가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시드-아메드는 이같은 현상은 매우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갖는다고 주장하면서 그 파급효과 중의 하나로 ‘테러분자’ 또는 ‘극단주의자’로만 인식돼 왔던 이슬람의 이미지가 보다 온건한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적 시민운동·반체제세력의 국제연대가 중요

사이드는 그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그러나 문제는 외부인들의 눈에는 공식정부들(official regimes)만이 보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 외부의 사람들은 아랍인과 정부를 동일시한다. 그들에게는 정부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듯이 보인다. 또한 우리 아랍인들은 이러한 반주류(counter-currents)의 움직임들을 조직적으로, 그게 안 된다면 최소한 의미있는 방식으로 외부에 알릴 수 있는 방식을 아직 개발해내지 못했다. 9.11 이후 몇몇 그룹들이 그러한 시도를 하기는 했다. 예컨대 이집트 지식인들은 9.11 테러에 대해 편지 등을 통해 나름대로 반응하려 했고, 아랍인들 모두가 오사마 빈 라덴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 그러나 그것과 정부의 공식반응과는 다른 것이다. 문제는 정권이다. 결국 국민을 대표(또는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들 정권이기 때문이다. 대의체제의 위기 상황이며 이는 극복하기가 매우 힘들다.”

“또한 아주 재미있는 것은 상황이 어떻게 인식되느냐 하는 것이다. 이 말은 모하메드 시드-아메드의 발언에 대한 각주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아랍권을 비롯한 유럽 및 기타 지역들의 반미운동은 단지 이슬람만의 반미가 아니라는 점이다. 반미운동은 훨씬 더 넓은 기반을 갖고 있으며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나 스스로는 현존 국가시스템을 거부하는 우리들이 이른바 ‘또 다른 미국’과 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상생의 엄청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 포르투 알레그레야말로 그 완벽한 모범사례이다.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은, 명료한 그림을 그릴 수는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전후 이라크에 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왔다.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사이드는 결론내렸다.

“이제까지 내가 보아온 중동지역에 관한 모든 시나리오들은 온갖 가정들로 가득 차 있다. 토마스 파워즈(Thomas Powers)라는 필자를 여러분에게 추천하고 싶은데 그는 현 상황에 관해 가장 정통한 인물이다. 파워즈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이라크 대통령이 될 사람(The Man Who Would Be President of Iraq)’이란 제목의 글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한 후에는 이란을 공격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 말이 맞는다면, 미국이 이라크 다음에 이란을 공격할 것이 분명하다면, 그 다음 차례는 시리아가 될 것이 틀림없지 않겠는가? 이스라엘을 포함한 온갖 종류의 시나리오들이 나돌고 있다. 미 행정부는 새로운 동맹국의 축을 원하고 있다. 터키, 이스라엘, 인도가 그 나라들이다. 그것은 새로운 전략적 사고이다. 이라크에 친미정권을 세운 뒤 미국은 아랍세계에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지금 그러한 문제들이 논의되고 있는데, 핵심은 비(非)아랍에 의한 중동지배이다. 카난 마키야를 비롯한 상당수의 이라크인들이 이라크뿐만이 아닌 아랍세계 전체의 ‘탈아랍화(de-Arabisation)’를 얘기해 왔다. 정말로 나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든 것이 잘못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어떻게 될 것인지 나로서는 정말 모르겠다.”

그렇지만 과연 이라크인들이 (미국에) 고분고분할 것인가라고 아지자 사미가 물었다.

“모르겠다. 미 행정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미 행정부에는 중동 문제에 대한 조언해 줄 전문가가 거의 없다. 과거 국무부의 중동지역통들은, 아마도 로버트 번즈가 그 마지막 인물일 듯 싶은데, 모두가 거세됐다. 더 이상 없다. 아무런 영향력도 없다. 새로운 인물, 예를 들어 토마스 프리드만은 아랍어도 모른다. 아랍지역을 돌아다니며 이 방과 같은 사무실에서 몇 마디 주워들은 뒤 ‘아랍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드라’ ‘길거리에서는 이런 말들을 하드라’ 등을 조언이랍시고 미 정부에 해주고 있다.”

“우리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알 아람 위클리>가 읽히고 있다. 비록 느린 속도지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언론들은 너무도 겁먹고 위축돼 있어서 한 달 전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의 위대한 연설조차도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에서도 버드 상원의원의 연설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일이다. 공포의 분위기가 너무도 만연해 있다. 그나마 대안 라디오나 대안 출판물들이 있을 뿐이다. 이들이 있는 곳에 행동이 있다.”

<알 아람 위클리> 3월 27-4월 2일자에서 인용 http://weekly.ahram.org.eg/2003/631/focus.htm

이기사는 2003년 4월 4일자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의 기사입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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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에드워드 사이드 콜럼비아대 교수와 아립지식인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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