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반전·평화의원모임, 외신기자회견 등 ‘파병저지’ 세확산 주력
▲반전평화의원모임 의원들이 27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에서 이라크전쟁 반대, 파병반대를 내용으로 하는 외신기자회견을 가졌다. 왼쪽부터 정범구 심재권 김근태 김경천 김희선 김영환 의원. 사진 장흥배 |
이라크전 파병을 반대하는 30여 반전·평화의원들이 내일(28일) 국회 본회의 소집을 앞두고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 외신 기자회견 등 파병안 국회통과를 저지시키기 위한 숨가쁜 일정을 보냈다.
이들 30여 의원들은 27일 이른 아침 조찬간담회를 열고 “파병동의안이 국회에서 충분하게 논의되고 파병 여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국회법에 따라 전원위원회 개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원위원회, 파병반대의원 늘리고 본회의 연기 효과
본회의와 상임위원회의 중간정도 규모인 전원위원회는 국회법에 따라 재적의원의 1/4의 서명을 받아 소집할 수 있다. 270여 의원의 1/4인 68명의 서명을 받아 전원위원회가 소집되면 내일 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연기될 수도 있어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참여연대 조사에 따르면 27일 12시 현재 파병반대에 서명한 의원은 53명으로 전원위원회 소집을 위해서는 10여 명의 의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그러나 파병에 찬성하는 의원들도 전원위원회 소집 요구에는 응할 수 있어 소집 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전원위원회가 소집되면 본회의 표결이 며칠 더 연기될 수도 있어 내일 본회의 표결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내일 파병안의 국회통과 방침을 내세운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 지도부가 반대토론 제한 등의 방법으로 전원위원회 소집에 따른 본회의의 실질적인 연기를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김근태 민주당 의원은 “전원위원회가 소집되면 양당 지도부가 토론 제한 등의 방법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양당 지도부가 그렇게 나온다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의원은 “아직은 파병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다수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국민들의 반전 여론과, 파병 찬반 여부를 다음 총선의 낙천낙선운동으로 연결하겠다는 시민단체의 강력한 대응에 힘입어 국회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만약 이번에 입법부가 파병 동의안을 부결시킨다면 당정 분리, 입법-행정의 분리라는 한국정치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질 것”이라고 파병 동의안 부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라크전과 북핵문제는 각각의 논리로 풀어야”
반전평화의원모임 의원들은 오후 2시 프레스센터에서 ‘전쟁 반대, 파병동의안 통과 반대’를 밝히는 외신기자회견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나라당 서상섭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상 참석치 못하고, 김근태 김희선 정범구 등 6명의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했다. 외신기자들 역시 50여 명이 참석해 파병동의안을 둘러싼 한국 국회의 향후 전망을 둘러싸고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성명서를 발표한 정범구 의원은 “미국의 이번 이라크 침공은 국제법 위반은 물론 위헌 소지마저 안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국익은 전쟁 반대라는 국제사회의 보편성과 함께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외신기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파병의 명분으로 밝힌 ‘전략적 사고’에 대한 평가를 요구했다. 답변에 나선 심재권 의원은 “북핵 문제는 문제가 발생한 역사적 배경, 평양-워싱턴의 관계,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 등 북핵 자체의 논리로 접근되고 해결되어야 한다”고 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접근 방식을 비판했다. 심 의원은 또한 “전후 이라크 복구사업에 한국 참여라는 국익 주장도 불법적인 전쟁의 대가로 파이를 요구하는 비도덕적인 발상일뿐더러, 13억 아랍인들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고려하면 결코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정리 발언에 나선 김근태 의원은 “언론에 따르면 약 60명 안팎의 의원들이 파병에 반대하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파병 반대 의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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