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의 기지이전비용부담도 모자라 미군주둔경비 더 지원하나

국회는 협정안 절대 비준해서는 안돼, 재협상 요구해야

– 미군의 감축과 역할변화, 기지이전비용부담 등 방위비 분담금 증액할 하등의 이유 없어

– 국회는 협정안 절대 비준해서는 안돼,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전면 재검토에 나서야

정부는 또 다시 국민들에게 굴욕감을 안겨주었다. 주한미군이 2008년까지 12,500명 감축되고 10조원 가량의 미군기지이전비용을 한국 측이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어제(12월 6일) 한미 양국은 향후 2년간 주한미군 주둔지원 경비(방위비 분담금)를 451억원 증액한다는데 합의하였다. 이로써 정부는 내년에 7천2백55억원의 주한미군 주둔지원금을 지불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이미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미군기지이전사업의 경우 이전비용뿐만 아니라 반환되는 기지의 환경정화 비용도 한국이 거의 대부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 모든 것이 미군 주둔을 위한 경비이다. 게다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인정으로 미군의 역할이 바뀌었고 2008년까지 주둔미군의 규모도 대폭 감축될 예정이다. 그 어디에도 분담금을 증액할 이유가 없다.

도리어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할 사안이다. 우선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의 근거인 한미 SOFA는 미군주둔경비를 미군 스스로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SOFA의 근거가 되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경우 주한미군의 역할과 활동범위를 대북방어와 한반도로 규정하고 있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으로 인해 그 역할이 변화됨에 따라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도 존재할 이유가 없게 되었다.

더욱이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의 총 주둔비용이 얼마인지, 미군에게 제공되는 분담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그 내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지난 수년 동안 비합리적이라고 지적되어왔던 분담금 산출방식도 바꾸지 못했고, 한국의 분담비율을 낮게 책정하면서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 측의 입장을 수용해온 것이다. 이미 국회 예산정책처도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방위비 분담금이 국방비를 압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잘못된 협상 결과를 ‘한미동맹 정신에 입각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과 불평등한 협상을 맺을 때마다, 미국의 억지 요구를 수용할 때마다 정부가 언제나 내세우는 것이 바로 ‘동맹의 정신’이다. 미국의 군사전략 변화에 따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하고 미군기지 이전비용과 반환기지 환경정화 비용을 한국 측이 떠안을 때도 그랬고 이라크 파병연장을 결정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동맹은 모든 협상에서 양보하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분담금 증액의 이유로 한국인 인건비 상승을 내세우는 것 역시 궁색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정부는 지금껏 미국 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고도 행여나 미국과 갈등이 생길까 전전긍긍하여 또 다시 양보하는 식의 협상을 언제까지 되풀이 할 것인가.

지금도 국민들은 미군 주둔을 위해 너무도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10조가 넘는 미군기지이전 비용도 모자라 또 다시 국민들의 비용부담을 강요하는 잘못된 협상 결과를 우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분담금이 증액될 하등의 이유가 없음에도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이번 협상 결과는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 국회는 이번 협정안을 절대 비준해서는 안 되며, 정부에게 재협상 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국회는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을 전면 재검토하여 산출방식의 문제점, 분담금 지출 내역 및 적정성을 따져 묻고 나아가 특별협정의 존폐여부까지도 논의해야 한다. 더 이상 정부와 국회는 국민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줘서는 안된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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