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2-05-14   1027

이스라엘, 수십만 평화시위

텔아비브에서, “평화의 합창과 기도를!”

포성이 아니라 평화의 목소리가, 이스라엘에서 울려 퍼졌다.

지난 5월 12일 저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는 수십만 명의 평화운동가들과 시민들이 모였다. 그들이 밤을 새며 외쳤던 구호는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 이스라엘 군과 이주자들은 즉각 철수하라, 이스라엘을 위해서!”였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피스나우 활동가들은 시위규모에 대해 10만 명 이상이라고 밝혔고, 경찰 측은 6만 명이라고 집계했다. 수치가 어찌됐건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오랜만에 이스라엘에서 피맺힌 울음소리가 아니라 “우리(이스라엘)를 위해서,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 철수를”, “팔레스타인 지역 점령은 우리 모두를 죽인다”라는 거대한 합창이, 그것도 수십만 명의 목소리가, 거리와 광장을 가득 메웠다는 것이다.

이날 집회를 통해 이스라엘 내에서 샤론 총리의 강경정책이 국민들이 바라는 바와 얼마나 거리가 먼 것인가 새롭게 확인되었다. 이날 시위에서 “샤론 총리는 진실이 빠진 평화를 말하고 있다”, “샤론은 우리 모두를 대재앙으로 빠트리고 있다” 등 시위대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슬로건들을 내걸었다. 이 집회를 두고 피스나우(Peace Now)의 대변인 아리 아논(Arye Anon)은 “2000년 9월 이래 팔레스타인들의 대규모 시위이래 이스라엘 정부 입장에 대항하는 최대 규모의 집회”임을 유독 강조하며, 이 날의 시위를 두고 “1967년 당시 두 나라의 수도로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중대한 분기점이 되는 날”이라며 의의를 밝혔다.

또한 시위가 끝난 후, 이날의 시위가 주는 시사점에 대해 각계각층의 발표가 잇따랐다. 이스라엘에서 거대 야당인 메레쯔(Meretz)당 요시 사리드(Yossi Sarid) 대표는 “기대 이상으로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이 많았다”라고 말하며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이스라엘 정부는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며 고무된 것처럼, 평화의 문제는 공존의 문제임에 틀림없다.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면 자신의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사실, 이스라엘 국민들은 그 사실을 뼈아픈 상처를 통해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다. “우리 자신을 위해,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 철수를!” 밤새 그들은 외쳤다.

※ 피스나우(PEACE NOW) www.peacenow.org에 들어가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피우나우는 1978년 설립된 이스라엘 평화운동 단체입니다. 현재 피스나우가 하는 주된 일들은 1980년대부터 점령지역에 이스라엘 정부가 추진한 이주자정책 감시(Settlement Watch), 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의 평화적인 네트워크 건설,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들의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투쟁, 평화집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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