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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축
  • 2021.10.21
  • 408

무기거래보다 중요한 것은 무기에 대한 통제다 

아덱스저항행동 웹세미나 : 무기거래의 진실 

신재욱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활동가)

 

지난주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성남 서울공항에서 2021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서울 ADEX, 이하 아덱스)가 열렸다. 아덱스 저항행동은 아덱스 기간에 맞춰 한국과 국제 무기 거래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무기 거래를 통제하고 줄여나가기 위한 시민사회의 활동과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0월 21일 〈무기거래의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국제 웹세미나를 진행했다. 사회는 뭉치(전쟁없는세상 활동가)가, 패널은 시에몬 웨즈만(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이하 시에몬), 앤드류 파인스타인(『어둠의 세계』 저자, 섀도우월드 인베스티게이션 이사, 이하 앤드류), 샘 펄로 프리만(영국 무기거래반대 캠페인 리서치 코디네이터, 이하 샘), 이영아(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 이하 이영아)이 맡았다.

 

분쟁 가능성이 방산수출 유망국가 선정의 기준?

 

아덱스가 성공적으로 개최될수록 더 많은 무기가 거래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이하 SIPRI) 선임연구원 시에몬은 국방과 방위 차원에 있어서 무기 거래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분쟁과 긴장상황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나 인권 유린과 독재 문제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은 긴장상황을 장기화시키고 안정보다는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시에몬이 제시한 SIPRI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무기 수출량은 최근 5년(2015-2019) 동안 급증했으며 최초로 10대 무기 수출국에 진입했다. 비슷한 기간(2016-2020)의 한국 무기의 주요 수입국 중 다수(74%)는 분쟁 중이거나 인권유린 문제, 독재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는 국가의 목록(필리핀, 태국, 인도, 이라크, 페루,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콜롬비아, 이집트, 터키, 사우디, 나이지리아 등)은 공교롭게도 2020년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2020 KIET 방산수출 10대 유망국가』에서 방산수출 가능성 검토 항목 중 분쟁 가능성이 있는 국가의 목록과 대부분 일치(베트남, 미얀마, 터키 제외)한다.

  

▲ 2016-2020년 기간 동안 한국 무기의 주요 수입국 순위 ⓒ 시에몬 웨즈만(SIPRI)

 

산업연구원은 분쟁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에 ★(매우 높음), ☆(높음), ○(보통), △(낮음), Ⅹ(매우 낮음)으로 등급을 매겼다. 앞서 시에몬이 제시한 국가들의 등급은 다음과 같다. 필리핀★, 태국☆, 인도★, 이라크★, 페루☆, 말레이시아○, 콜롬비아☆, 이집트○, 터키, 사우디★, 나이지리아☆. 모두 분쟁 가능성이 있거나 높은 국가들이다. 이처럼 산업연구원이 방산수출 유망국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분쟁 가능성을 꼽은 것은 무기 수출이 분쟁과 긴장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한국이 '무기 수출 10대 강국 위상'을 달성했다는 문구는 한국이 그만큼 분쟁국의 불안정이나 민간인 피해, 인권 탄압에 기여했다는 뜻으로 읽히지 않는다.

 

시에몬이 제시한 국가들에는 필리핀, 태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여럿 포함되어 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이영아 활동가는 발표에서 문재인 정부가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목적으로 추진한 신남방 정책에서의 평화 협력이 역내 안보 증진과 방산협력에 치우쳐 있다고 설명했다. 2015-2020년 기간 동안 필리핀과 태국은 세계에서 한국산 무기를 가장 많이 구입했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세 번째로 한국산 무기를 많이 구입했다. 이영아는 위와 같은 아세안 국가들이 구입한 무기가 민간인 사망과 민주적인 저항을 탄압했음을 지적하면서, 수십 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필리핀의 마라위 소탕 작전에 FA-50 경전투기가 투입되었고 또한 한화 디펜스의 바라쿠다 장갑차가 인도네시아의 웨스트파푸아 점령에 저항하는 웨스트파푸아 시민들을 진압하는 데 동원되었다고 설명했다.

 

▲ 화면 우하단, 폭격으로 불타고 있는 필리핀 마라위 ⓒ The Diplomat 기사 캡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무기 수출 통제법

 

'인간이 만든 최악의 재앙'이라고 불리는 예멘 내전의 주요 참전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산업연구원이 선정한 방산수출 10대 유망국가에 나란히 포함되어 있다. 한국뿐 아니라 영국도 사우디에 무기를 많이 수출하는 국가 중 하나다. 영국 무기거래 반대 캠페인(Campaign Against Arms Trade, 이하 CAAT) 리서치 코디네이터인 샘 펄로 프리만은 분쟁의 장기화나 지역 평화에 불안정을 야기하는 무기 거래를 막기 위한 영국의 무기 수출 통제법이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샘에 따르면, 영국은 자국의 무기 수출 통제 제도를 스스로도 엄중하고 탄탄하다(Rigorous and Robust)고 평가한다. 실제 그 조항들을 살펴보면, 국제적 무기 금수조치 의무화, 무기수출의 인권·국제인도법 준수 여부, 분쟁 등을 포함한 수입국의 국내 상황, 역내 평화와 안정에 대한 영향, 수입국의 국제법 존중과 기타 국제 무대에서의 태도, 타국 또는 무장단체로의 무기 전용 위험, 수입국의 개발을 희생하는 과한 무기 수입 지출 여부 등 그 기준이 엄격하다. 하지만 동시에 샘은 '군수업체가 총리 사저의 뒷문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실제 무기 수출 금지에 대해서는 구멍이 많다고 평가한다.

 

한국은 어떨까. 방위사업법 시행령 제68조 제6항에는 "국제평화·안전유지 및 국가안보를 위하여 필요하거나 전쟁·테러 등과 같은 긴급한 국제정세 변화가 있는 경우"에는 방산물자 수출을 제한하거나 조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며, 그 하위법인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제22조 제4항에는 "전략물자 수출허가 심사 시 국제평화와 안보에의 기여 또는 저해 여부, 국제인도법·국제인권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 또는 촉진 여부, 우리나라가 당사자인 테러·국제조직범죄 관련 국제협약이나 의정서상의 범죄를 구성하는 행위를 범하거나 촉진하는지 여부, 심각한 성폭력 행위나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심각한 폭력 행위를 범하거나 촉진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위 항목들에 대한 고려가 무기 수출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 또한 앞에서 제시한 예멘 내전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상황을 참작할 때 위 법령들이 실제로 지켜지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샘은 CAAT이 진행한 '사우디 무기 수출 관련 영국의 무기 수출 통제법 위반 검토 소송'을 한 사례로 소개했다. 소송 결과 법원이 정부의 결정이 비합리적이고 위법하다고 판결해 영국 정부에 관련 계약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지만, 영국 정부가 국제인도법 위반 행위가 소수의 사건에 불과하다고 규정함으로써 무기 수출은 검토 기간 내 일시적으로 수출이 중단된 것을 제외하고는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 이 사례는 무기 수출 통제법 해석과 관련해 무기 수출의 당사자인 정부가 강력한 판단 권한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세계 무기산업을 둘러싼 부패의 내막과 전쟁 기획자들을 폭로하고 있는 『어둠의 세계』(오월의 봄, 2021) 저자인 앤드류 파인스타인은 UN의 무기금수조치 위반 혐의를 갖는 사례가 수백 건에 달하지만 수사가 이루어진 것은 2건 뿐이며, 기소된 것은 단 1건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앤드류는 무기 금수조치 위반이 처벌받지 않는 이유로 국가안보라는 이름의 비밀주의가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안보라는 명분 아래에서는 무기수출 관련 수사 정보를 얻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다. 영국과 사우디 간 전투기 거래 사업인 '알 야마마' 사업은 뇌물 공여 금액만 60억 파운드에 달했지만, 수사 당국에 가해지는 정치적 압력 때문에 수사와 기소를 진행할 수 없었다.

 

앤드류는 이처럼 무기 수출 통제법 위반 사례가 처벌받지 않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권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기 거래를 둘러싼 군사주의적 관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앤드류는 사회학자 찰스 라이트 밀스가 주장한 군사주의적 사고방식(Military Mindset)을 인용하며, 무기 산업이 위협을 강조하고 두려움을 부채질하면서 많은 사안을 군사주의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엄청난 군사비 지출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방위산업의 경제적 효과는 미미하다

 

한국을 포함한 수많은 국가에서 방위산업과 무기 수출은 경제적 논리로도 정당화된다. 올해 아덱스 개막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방위산업을 국방을 뛰어넘는 국가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킨다고 천명했다. 이영아는 문재인 정부가 국방개혁 2.0을 통해 수출 중심의 방위산업 전환 계획을 밝히고 방위산업법을 제정하는 등 방위산업 진흥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부에서도 '미래 먹거리', '일자리 창출' 등의 문구를 내걸고 방위산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시에몬은 무기 수출에 경제적 논리를 동원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논리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무기 수출이 새로운 무역균형을 달성하고 많은 부를 창출한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무기 거래는 세계 총 무역량의 1% 미만을 차지할 뿐이며 무기 거래가 아닌 다른 경제 활동이 훨씬 더 많은 매출액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시에즈는 자국 네덜란드의 경우를 예를 들며, 네덜란드에서도 무기 거래가 정부와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지만 무기 거래의 규모는 농산물 거래량인 1,000억 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10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 2019년 세계 총 무역량과 무기 거래량 비교. 무기 거래량은 세계 총 무역량의 1% 미만을 차지한다. ⓒ 시에몬 웨즈만(SIPRI)

 

한편 앤드류는 무기 산업이 국제 무역에서 극히 적은 부분만을 차지하지만, 국제 무역과 관련된 부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앤드류가 집필한 『어둠의 세계』 역시 수많은 무기거래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방산업체가 군과 정치권에 제공하는 돈인 '커미션'이 무기 거래 성사의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다. 부패와 비리가 없다면 군과 방산업체, 정치권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무기거래는 결코 성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앤드류는 물론 무기 거래의 가장 큰 악영향은 실제 예멘과 같은 곳에서 매년 발생하는 수많은 사망자이지만, 무기거래가 법치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투명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무기보다 중요한 것은 무기에 대한 통제

 

〈무기거래의 진실〉 웹세미나 마지막에서 각 발표자들은 '무기가 평화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무기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기의 통제라고 입을 모아 답변했다. 무기 거래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없을 때 어떤 일들이 발생하는지는 앞서 설명했다. 분쟁지역에는 더 많은 무기가 투입되어 더 큰 파괴와 살상이 벌어질 것이다. 과도하게 국방이 강조되어 코로나19과 기후위기와 같은 당면한 위협에 대한 대응은 지연될 것이다. 대화와 협력이라는 평화적인 방안은 선택지에서 밀려날 것이다. 당장이라도 무기 거래와 그 통제 방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2021 아덱스저항행동 국제 웹세미나

2021 아덱스저항행동 국제 웹세미나

무기 거래의 진실

2021년 10월 21일(목) 오후 7시, 온라인 공간 ZOOM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9년 한 해에만 1,180억 달러 (한화 136.6조 원)어치의 무기가 거래되었습니다. 전 세계가 한 해 동안 무기를 사는 데 쓴 이 어마어마한 금액은 분쟁 예방이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쓸 수 있었습니다. 

 

한편, 2018년 한해에만 약 60만 명이 무장 폭력, 분쟁 등에서 무기 사용으로 인해 사망했으며 소형 화기 등 재래식 무기로 인한 사망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무기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리와 부패 문제 역시 심각합니다. 국제투명성기구 조 로버는 전 세계 무역에서 발생하는 부패 사건의 40%는 무기 거래에서 발생한다는 연구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국 역시 다른 나라의 분쟁을 무기 수출 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2020년까지 무기 수출 세계 7위를 목표로 분쟁 지역에 맞춤형 무기를 판매하겠다”고 공언해왔고, 박근혜 정부는 “방위산업을 창조경제의 핵심 분야로 키우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방위산업발전법’을 제정하는 등 수출 중심의 방위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한편 2019년 ADEX 개막식에서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는 “한강의 기적이 방위산업에도 일어나고 있다”고 찬양했습니다. 그러나 ADEX에 전시된 그 무기가 어디서 사용되고 누구를 향하고 있을까요? 세계 9위 무기 수출국이 된 한국은 중동이나 아시아의 분쟁 국가나 무장갈등이 끊이지 않는 국가, 권위주의 정부의 인권침해로 문제가 된 국가들에 무기를 수출해 문제가 되어왔습니다.

 

다가오는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Seoul ADEX 2021(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가 열립니다. 무기 거래를 진흥하고 지원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ADEX 기간에 맞추어 한국과 국제 무기 거래 과정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무기 거래를 통제하고 줄여나가기 위한 시민사회의 활동과 과제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프로그램 

사회  뭉치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발표1 전 세계 무기거래 현황 / 시에몬 웨즈만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발표2 무기거래의 문제점 / 앤드류 파인스타인 (<어둠의 세계 : 무기산업을 둘러싼 부패의 내막과 전쟁 기획자들> 저자)

발표3 영국의 무기거래 문제와 영국 시민사회단체 활동 / 샘 펄로 프리만 (영국 무기거래반대 캠페인 리서치 코디네이터) 

발표4  한국 방산 진흥 정책의 문제와 한국 시민사회단체 활동 /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 

전체 토론 및 질의응답 

 

* 한-영 동시통역 제공

 

주최 아덱스저항행동 

후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참여연대 국제협력기금

문의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peace@pspd.org)

 


아덱스저항행동은 무기 전시회를 반대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모인 평화활동가들, 평화운동 단체들의 네트워크로 2013년부터 아덱스 무기 전시회 반대 활동을 해왔으며, 2021년에는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피스모모, 한베평화재단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stopadex.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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