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국제분쟁 2009-01-23   3506

[이-팔 모니터링②]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조사요구 잇따라




이스라엘의 무기 사용에 대한 비판과 조사 요구 잇따라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사용한 무기들에 대한 비판 및 전쟁 범죄 조사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알 자지라 1월 19일자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활동 중인 의료진들은 이스라엘이 “새로운 무기”로 의심되는 것들을 사용했으며, 이 무기들은 대부분의 외과 의사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끔찍한 부상들을 입히고 있다고 했다.


현재 가자 지구 남부에서 ‘du Monde’ 소속으로 일하는 독일인 Jan Brommundt 의사는 부상이 ‘심하게 소름끼칠’ 정도라고 묘사했다. 이스라엘이 고밀도금속폭탄(DIME) 형태로 추정되는 무기 사용으로 인해 사람들이 양쪽 다리 모두가 절단되는 사례가 흔하다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작은 상처만 보였다가 몇 시간이 지나면 몸 속 기관들이 복합적으로 이상을 일으키는 이 새로운 증상은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것은 1×1 혹은 2×1 mm 크기의 아주 미세한 크기의 포탄과 같은 것들이 몸의 일부분을 통해 들어가 퍼지면서 모든 기관들로 침투하는 것 같다” 며 이는 “외과상으로는 전혀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가자 북부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노르웨이인 Erik Fosse 의사는 이번 “새로운 증상”을 지난 2006년 레바논에서 본 적이 있다고 하면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어린이들이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아동을 공격대상으로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도 했다. 또한 가자에서 고밀도금속폭탄 속에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면서, 향후 생존자들의 암 발생 등을 모니터할 단체 설립을 유엔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백린 사용에 대해서도 국제 앰네스티의 비판이 계속되고있다. 국제앰네스티는 4명의 대표단이 가자 시티와 북쪽 등지의 민간인이 밀집된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이 백린을 광범위하게 사용한 명백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열화우라늄 사용 의혹 제기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열화 우라늄 폭탄 사용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지난 21일 로이터 통신에서 보도되었다.


IAEA는 월요일 다른 아랍국 대사관들을 대표해 사우디 아라비아 대사관으로부터 받은 서한에 대해, “팔레스타인 희생자들에게서 열화우라늄 흔적들을 발견했다는 정보에 대해 커다란 우려를 표한다”고 했으며, “능력이 닿는 한 이 문제를 조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부무 대변인은 열화 우라늄 사용을 부인하며, “이런 비난은 과거에도 여러 번 받았었지만, 매번 독립적인 조사에서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스라엘 측은 국제법상 저촉되는 무기 사용에 대해서도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군수품”들이며 “국제법에 따라” 사용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이스라엘은 지난 8년간 자국 시민들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던 하마스 및 팔레스타인 분파 세력들의 전쟁 범죄 행위들에 대해 국제사회가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태도로 미루어, 아마도 이스라엘은 이번에도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론을 비켜가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사 원문 :
http://english.aljazeera.net/news/middleeast/2009/01/200911916132228885.html
http://www.reuters.com/article/topNews/idUSTRE50J5AW20090121



그러나 이스라엘의  하레츠지는 22일자 사설에서 이스라엘이 즉각적인 전쟁범죄 조사에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레츠지는 “아동 300명, 여성 100명이 포함된 민간인들의 대량 학살, 의료진 공격, 민간지역에서의 불법 무기 사용(백린 포함), 부상자들 위험 속에 방치, 학교, 병원 및 호송대나 유엔 시설 등에 대한 폭탄 투하 등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수많은 외신 기자들이 가자 지구에서 찍어 간 사진들을 보더라도  더 이상 국제사회가 제기하는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숨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막상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역할에 대한 시각은 회의적이다. 우선 ICC는 가자 지구가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ICC가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은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로마규정’을 비준하지 않았기 때문에 설령 ICC가  전쟁범죄 조사를 하려고 해도, 우선 유엔 안보리에 의한 결의안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최동맹국인 미국이 비토를 놓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결국  국제법 전문가인 마크 테일러가 알 자지라에 말한 것에 따르면, 이번 전쟁 범죄 관련해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지휘관들과 정치가들이 개별 차원으로 외국의 법정에서 자국의 전쟁 범죄관련 법에 따라 고소를 당할 수 있을 것이라 시사했다.



사실상 각국들 가자지구 지원 외면, 강대국들의 하마스 무장해제 지원은 신속


휴전 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를 했음에도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은 각국의 사전 공표와는 달리,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일, 아랍 지도자들은 쿠웨이트에서 열린 경제정상회담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모든 형태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결정에도 불구하고 결국 가자 재건 지원 방식에 대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가자 지구에 대한 지원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현재 가자 지구 자치 정부인 하마스에 직접 자금이 들어가는 것을 우려하는 국가들 때문이었다.


이스라엘 역시 지난 레바논에서 헤즈볼라가 재건을 통해 더욱 더 레바논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얻었던 ‘실수’를 또 다시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외무부 장관은 이미 이와 관련한 TF를 구성해 하마스와 이란이 가자 재건을 통한 정치적 이득을 얻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혔다. 이집트로 통하는 땅굴을 우선 차단해야 하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나 국제조직을 통해서만 원조가 가능하다는 이스라엘 측 요구들이 충족되는 선에서, 국제사회의 눈치보기는 계속될  것이다. 결국 가자지구의 인도적 지원 및 가자지구 재건은 훨씬 예상에 미치지 못하거나 아주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달리 이스라엘의 미국과 영국의 군사적 지원을 등에 업고 하마스를 무장해제하려는 시도는 이미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의 주요 유럽국들이 하마스 무장해제를 위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경우 “불법 무기 거래를 단속할 수 있는 함정 두 척을 준비했다”고 했으며, 미국의 보증에 이어 영국 역시 홍해와 아덴만 지역에 영국 해군을 파병하는 등의 군사 협정을 체결했다고 한다. 특히 유럽연합은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한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지원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강대국들 뿐만 아니라 각국들의 정치적 편향과 이해관계는 결국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해 팔레스타인인들이 겪고 있는 재앙과 고통을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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