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싸움은 멈추지 않는다”

여중생 사망사건 제 6차 범국민대회 폭우속 열려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31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제6차 범국민대회를 열어 미군의 형사재판권 이양과 부시 대통령의 사과 및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대회는 부산, 대전, 전주, 울산 등 전국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었다.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노동자, 학생 등 6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대회는 매섭게 쏟아붓는 폭우속에서 이루어졌다.

고 신효순, 심미선 양이 사망한 지 꼬박 80여 일이 된 이날 대회 역시 국민들의 분노만이 메아리칠 뿐이었다. 주한미군 측은 지난 8월 7일 형사재판권을 포기하라는 정부의 요구에 대해 공식적인 거부의사를 밝힌 상태이고 이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하지만 유족들과 시민단체들은 끝장을 볼 태세다.

이용대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날 “한국정부가 앞장서고 국민들이 여기에 힘을 보탰다면 과연 미군이 그런 오만한 자세로 버틸 수 있었겠는가”라며 “계속해서 미군을 감싼다면 한국정부 역시 미군과 더불어 공동의 적으로 지탄받을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했다. 또한 그는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하면 자기눈에 피눈물난다는 우리속담을 미군은 알아야 할 것”이라며 “진상규명을 위한 우리의 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본 사건을 보도하는 일부언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상임대표 김동민(한일장신대 신문방송학과)교수는 조선일보를 “강자의 편에서 약자를 짓누르며 부를 축적한 신문”이라 규정하며 “이 사건으로 인한 반미확산 감정을 우려하는 사설을 내보낸 조선일보가 과연 대한민국 신문인가”라며 “조선일보는 미국의 대변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오후 4시 30분경 시작된 대회는 종묘 앞 까지의 거리행진을 끝으로 저녁 7시께 마무리되었다. 범대위는 오는 9월 14일 범국민 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국 각 지역에 1천여 개의 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며 이미 300여 개의 거점이 만들어진 상태다. 김종일 범대위 위원장은 “미군에 대한 저항을 일상적 싸움으로 퍼트려 나갈 것”이라며 “더디게 가고 있지만 한 걸음 한 걸음씩 힘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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