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3-25   953

한승주 주미대사, 미묘한 시국에 왜 또 나서나?

1. 한승주 주미대사가 지난 24일 오후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군의 이라크 파병지역 변경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열흘 후쯤이면 한미간 협의가 완료돼 새 주둔지의 윤곽이 나타나 곧 주둔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군의 독자 주둔 원칙은 기본이지만, 주둔지에서 이라크 반군의 활동에 대해 (미군이) 대응하지 않으면 반군이 그 지역으로 몰려 우리에게도 안 좋은 결과가 되며 이는 지휘문제와 상관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 주미대사가 파병일정이나 주둔지 변경, 심지어 독자주둔 원칙의 변경 가능성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월권적 처신이며, 외교통상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국익과도 거리가 먼 것이다. 우리는 한승주 대사가 내뱉은 발언들이 미국 측 주장을 수용하여 우리 국민과 정책담당자들에게 파병지 및 주둔 원칙 변경 등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발언 장소가 내셔널 프레스 클럽 기자회견이라는 점에서 그 부정적 영향력 역시 적지 않다. 그가 연이어 중부사령부를 방문하는 등 세계각국의 이라크 철군 움직임에 뚜렷이 대비되는 한국의 대미 파병협력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도 현명한 처신이라 할 수 없다. 한 대사가 자신의 이러한 과시적 행동이 가져올 내외적 효과를 몰랐을 리 없다. 이는 지난 10월 ‘무조건 파병’ 주장에 이은 배외적 행위이며 명백한 국기문란적 행위이다. 특히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혼란스러운 국내정세를 염두에 둘 때, 이러한 배외적 국기문란행위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3. 고건 대행은 대통령 직무를 승계한 직후, 담화문을 통해 공직기장해이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대외정책의 창구에 불과한 주미대사가 민감한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적절치 못한 월권적 발언과 처신을 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기강해이라 할 것이다. 고건 대행과 외통부는 당장 주미대사에 대한 직무감찰에 착수해야 한다. 끝.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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