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11-06   492

“방사능은 전투병·비전투병 구별 않는다”

평화운동가 새라 플라운더스, 한국정부에 파병철회 강력 요구

“미국의 반전평화운동단체 ‘국제행동센터’소속의 새라 플라운더스(Sara Flounders) 공동사무국장이 한국을 찾아 이라크전쟁에 사용된 열화우라늄탄의 피해 참상을 고발하고, 한국 시민사회의 파병반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새라 국장은 6일 오전 11시 참여연대 강당에서 ‘이라크전과 열화우라늄탄으로 인한 피해’란 주제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미군이 1차 걸프전과 이번 이라크전쟁에서 사용한 열화우라늄탄으로 인해 이라크 많은 지역 주민들이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다”면서 “한국 군인들의 추가파병 지역으로 거론되는 모술 역시 방사능 수치가 가장 높은 지역”이라고 한국정부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새라 국장은 “이라크 현지를 돌아다니면서 기형출산 어린이와 암 발생이 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라크의 특정지역은 민간 측정기로는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의 높은 방사능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정부의 추가파병에 대해서는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 파병압력을 높이는 것은 역으로 미군이 이라크에서 받는 저항이 그만큼 거세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이미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위기에 몰린 부시행정부는 위기돌파용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또 다른 전쟁지역을 찾을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했다.

새라 국장은 오늘 간담회를 마치고 오후 2시 국회 앞 테러방지법 제정반대 국민행동 집회, 7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이라크 파병반대 1인시위, 7일 오후 7시 광화문 이라크 파병반대 촛불집회 등 일련의 행사에 참가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질의와 응답을 정리했다.

-이라크는 몇차례 방문했으며, 한국군이 만약 비전투병을 파병한다면 그 위험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까지 다섯 번 방문했다. 비전투병이라 해도 점령군의 일환으로, 소속이 어디든 그들이 처할 위험은 같다. 방사능은 어린이와 성인, 군인과 민간인, 전투병과 비전투병을 가리지 않는다.”

-열화우라늄탄에 의한 피해에 대해 이라크 보건당국과 언론발표를 인용하고 있다. 실제 조사한 내용은 없는가? 또 미국은 아직도 열화우라늄탄 사용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한 미국내의 저항은 어떤가?

“지금까지 열화우라늄탄 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가장 광범위하게 조사한 것은 이라크 보건당국이다. 나는 2000년도에 바스라 지역의 방사능을 측정해 유럽 라카재단의 도움으로 보고서를 발간한 적이 있다. 이라크 상당수 지역에서 방사능이 측정되고 있고, 어떤 지역은 기계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높았다.

이번 이라크전쟁에서 사용된 열화우라늄탄의 양에 대해 영국 정부는 1.9톤을 사용했다고 인정했으나,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언론보도를 통해 볼 때 약 1000톤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1차 걸프전 때는 미국이 300톤의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제적인 비난과 함께, 사용을 인정했을 경우의 오염제거 작업과 보상문제를 의식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열화우라늄탄 사용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실제 이라크 미군들에 대해서는 열화우라늄탄에 의해 오염된 장비나 지역에 75피트 이내에 접근하는 사람은 누구나 호흡기와 피부 보호장비를 착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열화우라늄탄 미사일은 폭발하면서 방사능 독성이 있는 미립자를 뿜어 내는데, 이 미세한 분말이 호흡기, 수질과 토양을 통해 결국 국경을 가리지 않고 인체와 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열화우라늄탄으로 인한 이라크 주민들의 피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기형 출산 어린이가 늘었고, 식구 중 암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의 얘기를 자주 들었다. 그런데 계속된 경제제재 조치로 치료도 불가능했다. 어린이 백혈병의 경우 선진국의 치료율은 80% 정도 되는 데 비해 이라크에서는 100% 죽어가고 있다.”

-2001년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발칸신드롬’과 열화우라늄탄 사용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 언론이 어떤 언론이냐의 문제다. 열화우라늄탄에 의한 방사능 측정은 사람의 소변에서도 검출할 수 있고,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인과관계를 부정하는 것은 현대과학을 부정하는 것이다. 통계상 질병발생률은 분명한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에서 모술과 열화우라늄탄이란 단어를 넣고 검색해보면 모술 지역의 암발생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당연히 방사능에 오염됐기 때문이다.”

-이른바 미국 네오콘의 입지는 어떤가?

“이라크전쟁에서의 거짓말, 선제공격 등에 대해 저항과 반대가 높아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임기중 인기가 가장 낮은 대통령이다. 미 행정부와 네오콘에 대한 저항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런 저항은 이라크 지역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이 있으면 더 높아진다. 그러나 네오콘은 전쟁으로 인한 문제를 또 다른 지역의 전쟁으로 해결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지금 한반도도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정부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미국은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파병압력을 거세게 넣고 있다. 이것은 미국이 이라크전으로 인한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기 때문이고, 한국군이 미군을 대신해 최전선에서 싸워달라는 요구다. 한국정부는 이런 미국의 압력에 저항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언론 역시 진실을 알릴 의무가 있다.”

장흥배 사이버 참여연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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