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남침시 핵무기 30개 사용 시나리오(연합뉴스, 2004. 11.7)

美, 북한 남침시 핵무기 30개 사용 시나리오

= 미국 본토서 탄두투하훈련도 실시, 교도통신 보도

= 北 핵개발 징후 80년대 중반 탐지

(도쿄=연합뉴스) 이해영ㆍ신지홍 특파원 = 미국은 북한이 남침할 경우 핵무기 30개를 사용한다는 시나리오를 연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반도 유사시 최악의 경우에 대비, 핵무기 사용을 전제로 모의탄두 투하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특히 정찰위성감시 등을 통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기 3년전인 1982년부터 핵개발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이 80년대에 이미 북한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탐지한 사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충격적인 사실은 교도(共同)통신이 미국 반핵ㆍ환경보호단체가 정보자유법(FOIA)에 따라 공개를 요구해 입수한 정부 비밀문서와 중앙정보국(CIA) 기밀문서, 민간연구소가 입수한 비밀문서 등을 인용해 7일 보도한 특집기획기사에서 밝혀졌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노틸러스연구소가 입수한 `북한군의 취약성’이라는 제목의 1978년 3월에 작성된 문서에는 북한군이 남침할 경우 핵무기 30발을 사용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져 있다.

이 시나리오는 국방부 핵무기국이 민간에 위탁해 연구한 것이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1991년 해외미군기지에 있는 전술핵무기 전면 철수를 선언했으며 미군은 그해말부터 한국에서 핵무기를 전량 반출했다.

교도통신은 이 시나리오는 핵무기 반출 후에도 미국은 한반도에서 핵억지력을 유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조지 부시 현 대통령 정부는 핵체제를 수정해 북한 등의 지하핵시설을 겨냥, 관통능력을 갖춘 핵폭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반핵ㆍ환경보호단체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 컨설턴트 한스 크리스텐슨씨가 정보공개법에 따라 입수한 기밀문서에 따르면 미군은 본토에서 북한까지 핵무기를 항공기로 운반해 공격하는 것을 가정,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와 KC135 공중급유기, F15E 전폭기 24대 등이 참가한 모의탄두 투하훈련을 1998년 1월부터 6월까지 실시했다.

교도통신이 인용한 비밀문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북(對北) 모의탄두 투하훈련(자료:NRDC 컨설턴트 한스 크리스텐센씨가 정보자유법에 근거해 입수)= 1998년 12월 9일자 `제4전투항공단사(史)’에 따르면 이 항공단은 이해 1월부터 6월까지 F15E 전투폭격기 24대를 동원,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모의탄두 탑재 및 투하훈련과 검열을 실시했다.

훈련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세이모어존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남쪽으로 900㎞ 떨어진 플로리다주 에이본파크 공군사격장에 BDU38 모형탄두를 투하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작전준비’, `핵무기 확인’, `핵무기 운용’의 3가지 훈련이 실시됐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핵무기에 관해서는 9개 분야의 훈련을 실시했다. 처음 훈련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검열에서 `불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종 검열에서 `우수’평가를 받았다.

이 훈련은 유사시 대(對)북한 군사작전계획인 「5027」의 일환으로 실시된 것으로 북한의 화학무기사용에 대한 대응훈련도 실시됐다.

미국 본토에서 북한까지의 `장거리 핵무기 임무’를 가정해 AWACS와 KC135 공중급유기 등도 참가했다.

미국은 1958년부터 33년간 주한미군기지에 핵무기를 배치했다. 크리스텐센씨가 입수한 1991년 10월 22일자 `제8전술전투항공단사(史)’에는 당시 주한미군기지에서 핵무기훈련을 실시한 사실이 기록돼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군산 공군기지소속 미국 공군조종사가 무기수송, 핵공격, 대지(對地)공격전술의 3분야에서 공대지(空對地) 핵공격 훈련을 실시하고 검열을 받았다. 당시 군산기지에는 B61 핵탄두탑재기를 포함, F16C와 D 48대가 배치돼 있었다.

◆대북 핵무기 사용계획(자료: 노털러스연구소 입수. 국방부핵무기국이 민간에 위탁해 연구한 `북한군의 취약성’)= 북한이 남침할 경우 추정 30발의 핵무기를 사용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져 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1991년 해외기지의 전술핵 전면 철수를 선언했다. 미군은 그해 말부터 한국내에서 모든 핵무기를 반출했다. 그러나 반출후에도 미국은 한반도의 핵억지력을 유지한 것이 확인된 셈이다.

조지 부시 현정권의 `수정 핵체제’는 북한 등의 지하핵시설을 겨냥, 관통능력을 갖춘 핵폭탄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어 대북 핵전략이 다양화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82년부터 핵개발(자료: 미국 민간조사기관과 국가안전보장공문서관이 발굴할 CIA 기밀문서)=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지만 CIA는 북한이 3년전인 82년 영변 핵연구센터에서 새로운 실험로 건설에 착수한 사실을 탐지했다.

86년 9월에 작성된 `북한ㆍ핵무기 개발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CIA 분석부서의 비밀문서는 북한이 핵을 개발할 의사가 있으며 “원재료를 입수해 장치설계만 하면 수개월내에 핵폭파장치를 조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그23전투기를 ‘약간 개조’하는 것만으로 핵무기운반수단이 될 수 있으며 한국 북부의 중요한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이유로는 ▲한국의 정치적 양보를 얻는 수단 ▲한국의 핵무기 개발능력에 대한 대항조치 ▲미국의 핵무기사용 억제 등으로 분석했다.

CIA가 80년대 중반부터 북한의 핵무기개발 가능성을 탐지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었다.

미국 정보기관은 90년대 초 북한 산악지대에서 고성능폭약 폭파실험 흔적으로 보이는 100여개의 동굴처럼 크게 패인 곳을 탐지, 핵무기 기폭장치 실험이라는 판단을 내렸으며 93-94년에 한반도에 핵위기가 닥쳤다.

◆작전계획 「5027」= 미군의 대북 군사작전계획으로 태평양군사령부가 중심이 돼 2년마다 개정한다. 최신 계획에는 북한 특수부대에 대한 공격과 북한 함정에 대한 공격작전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김정일정권의 체제변경(Regime Change)을 주장한 극비메모를 고위관계자에게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93-94년 한반도 핵위기 당시 클린턴 정부는 영변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정밀공격’을 검토했으나 시뮬레이션(모의실험) 결과 전면전으로 발전해 90일내에 미군 5만2천명과 한국군 49만명이 사상하는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취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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