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주의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선고를 환영한다

오늘(6/24) 대법원이 ‘기독교 평화주의자의 양심, 퀴어 페미니스트의 양심’을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 특정 종교적 양심만을 병역거부의 사유로 인정했던 것과 다르게 병역거부의 양심을 폭넓게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군인권센터,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는 이를 환영하고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병역거부자들의 재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평화주의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선고를 환영한다

2021년 6월 24일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며 병역거부자 시우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였다. 지난해 11월 26일 의정부지방법원은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는 기독교 신앙과 소수자를 존중하는 페미니즘의 연장 선상에서 비폭력주의와 반전주의를 옹호하게 됐고 그에 따라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앙과 신념이 내면 깊이 자리 잡혀 분명한 실체를 이루고 있고, 이를 타협적이거나 전략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미 무죄 판결이 확정된 다른 병역거부자들처럼 시우 또한 대체역 심사위원회의 절차를  거쳐 36개월 동안 교정시설에서 대체복무를 수행할 것이다. 

2018년 11월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법원의 첫 무죄 판결 이후 지금까지 모두 865명이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중 864명은 여호와의증인이었고, 올해 2월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예비군 거부자에 이어 현역병 입영을 거부하는 비(非) 여호와의증인으로서는 첫 무죄 사례다. 기독교 평화주의자의 양심, 퀴어 페미니스트의 양심을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한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그동안 특정 종교적 양심만을 병역거부의 사유로 인정했던 것과 다르게 병역거부의 양심을 폭넓게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다양한 양심이 병역거부의 사유로 인정받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아울러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병역거부자들의 재판을 중단하고 이들이 대체역 심사위원회에서 심사를 받고 대체복무의 기회를 부여받도록 사법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체복무 도입이 정해지지 않았던 시절, 감옥 갈 것을 각오하고 병역거부를 한 이들이 짧게는 3년, 혹은 그 이상의 세월 동안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피고인으로서 형사법정에서 죄를 가려야 하는 이들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체복무제의 도입 취지에 맞게 자신의 양심에 따라 대체복무를 수행할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 사법부의 신속하고 전향적인 조치를 촉구한다.

* 논평 [원문보기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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