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기타(pd) 2007-05-21   1471

‘和平'(화평)한 세상을 소망한다.

영화로 보는 전쟁과 평화(2)-‘묵공’을 보고

참여연대에서 ‘묵공’, 묵자의 평화사상에 대한 영화를 상영한다고 했다. 묵자라니 글쎄, 재미있으려나? 중문과 졸업반을 앞둔 나지만 묵자에 대한 얘기는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 막연한 의문과 기대를 갖고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경계를 넘어’ 활동가 미니씨가 설명해준 묵자의 사상은 그리스도교의 예수와 비슷했다.

영화의 배경은 춘추전국시대, 조나라는 천하통일을 위해 양성을 공격하고 양성은 자국의 평화를 위해서 싸우게 되는데 결국 서로가 무참히 죽게 된다.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영화에서 한 피난민이 한 말처럼 누가 왕이 되어도 백성들은 상관없다. 전쟁은 사실 권력층끼리의 싸움에 불과한 것이다. 권력자가 더 큰 권력을 갖기 위해, 부유한 자가 더 큰 부를 누리기 위해 힘없는 자를 불러내는 것이다.

평화, 중국어로는 ‘和平’(화평)이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화평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언뜻 보기엔 이 두 단어가 비슷하지만 ‘평화’는 전쟁과 상반되는 반면 ‘화평’은 내 이웃을 사랑하고, 이웃과 화목하게 사는 것이다. 화평은 개인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주 성당 미사의 주제가 ‘평화’였다. 이날 사람들은 “평화를 빕니다”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고 평화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때 지난겨울 평택 대추리를 방문했을 때 내가 했던 ‘평화를 빕니다!’ 라는 발언이 떠올랐다. 그분들께 평화는 무엇일까. 아마 한 평생을 살아온 땅에서 올해도 농사짓고 사는 것일 테다. 만약 ‘묵공’에서의 혁리가 지금 한국에 산다면 무엇을 할까? 평택에서 지킴이로 생활을 하면서 국방부에 대항하는 혁리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었다.

혁리는 사람들에게 헌신적으로 행하면서도 선물은 절대 받지 않는다. ‘주는 사람의 성의도 있는데 저렇게 모질게 거절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고 실천하는 혁리를 보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

나도 여러 단체에 참여하면서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대가를 바란 적이 많았다. 주위 또래 친구들에 비해 헌신적이고 진보적인 학생으로 그려지는 것이 내가 바랐던 대가였던 듯하다. 영화를 통해 뜻밖의 성찰을 하게 되었다. 묵가가 이야기하는 겸애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조건적인 사랑은 내게 큰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현대사회는 문명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은 점점 차갑게 변하고 인간이 도구화 되어 경쟁만을 요구하는 비정상적인 사회로 변했다. 그래서 예전보다 평화를 이야기하기가 더욱 힘든지도 모르겠다.

‘묵공’을 통해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외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묵가만큼은 아니어도 겸애와 화평 사상을 마음에 담고 적극적으로 평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다짐해 본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경계를 넘어’와 공동으로 영상을 통해 세계 분쟁상황을 이해하고 균형잡힌 시각과 평화적 감수성을 길러보자는 취지에서 ‘영화로 보는 전쟁과 평화’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음 영화는 6월 18일(월) 이라크 전쟁과 폐허, 그 속의 쿠르드족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거북이도 난다’를 상영합니다. (저녁 7시 30분, 2층 강당) 평화와 영화에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오세은 (참여연대 청년연수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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