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이슈리포트4] 연어급 잠수정 과연 실재하는가


들어가며:

커져가는 연어급 잠수정 의혹


지난 주 국정감사를 통해 연어급 잠수정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이 확인되었다.


첫째는 5월 20일 발표 직전까지, 연어급 잠수정이 위협자산으로 인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북한해군 전투서열 파단에서도 제외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10월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방부는 이른바 ‘연어급 잠수정’이 2010년 2월 현재 ‘위협자산목록에서 제외’되어 있었고, 천안함 사건 전날인 3월 26일 합참은 이 소형 잠수정이 ‘전력화 직전 남포항을 출발해 시운전 단계’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으며, 천안함 사건 한 달 뒤인 2010년 4월 27일 현재 이른바 ‘연어급 잠수정’은 북한해군전투서열에서도 제외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둘째는 국방부가 주장하는 ‘연어급 잠수정’이 국제적으로 알려진 YONO급 잠수정과는 전혀 다른 종류라는 사실이다. 10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방부는 이른바 ‘연어급 잠수정’의 제원에 대해 길이 ‘약 30m, 폭은 3.5m’라고 확인했다. 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YONO급 잠수정(이란제로 알려진)의 폭 2.75m와 큰 차이가 있음을 인정한 것이고 연어급 잠수정이 길이 34m, 폭 3.8m인 상어급 잠수정의 제원과 유사함을 시인한 것이다.


그러나 국회에서 조명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사항이 있다. 국방부의 보고를 토대로 한다면, 연어급 잠수정은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국방부는 아직까지도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연어급 잠수정에 대해 국방부 보고가 앞뒤가 맞지 않거나 허위보고를 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실관계의 재정리:


연어급 잠수정과 관련된 국방부의 발표 전부가 완벽하게 번복되어 왔다.


– <통일뉴스>가 특종 보도한 국방부의 ‘북한 서해 잠수함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는 당시 상어급, 문어급 잠수정 등의 용어는 사용하고는 있었지만 ‘연어급 잠수정’이라는 용어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소형잠수정과 모선이 사건 3일 전부터 미식별 상태였다가 사건 당일 영상불량 상태였다고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 그런데, 국방부는 5월 5일 구성된 다국적정보분석 TF의 검토결과를 토대로 5월 20일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최초로 130톤급 연어급 잠수정(당시 영어표기 Yeono class)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다국적정보분석 TF의 분석결과라는 것이다.
– 이에 대해 북한이 130톤급 잠수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반박하자, 5월 31일 재반박자료를 발표하면서 북한의 130톤급 연어급 잠수정에 대해서는 한미당국이 2005년 식별하여  5년 이상 추적해왔고, 연어라는 명칭을 부여하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연감에도 등재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구글 위성사진도 증거자료로 공개하였다. 다국적정보분석 TF가 아니라 한미연합정보당국이라는 용어로 분석주체에 대한 설명이 번복된 것이 주목할 만하다. 
– 그러나 국제무기연감 어디에서도 Yeono class라고 표기된 잠수정 명칭은 없었고, 북한제 130톤급 잠수정에 대한 정보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한미당국이 이미 식별하여 5년 이상 추적해왔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연감에도 등재되어 있다는 북한제 잠수정은 국방부 주장과는 달리 국제무기연감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 게다가 6월 4일 한국정부는 역시 다국적정보분석 TF의 분석을 기초로 유엔에 공식보고서를 내면서 Yeono급 잠수정을 70-80톤이라고 주장했다. 130톤에서 70-80톤으로 말을 바꾼 것이다. 5월 31일 국방부가 주장했던 130톤급 북한 잠수정은 어디로 간 것인가?
– 그러나, 국방부는 그 이후에도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이 130톤이며, 한미당국이 5년간 추적해왔다고 구글 영상 사진이 그 증거라는 주장을 반복해왔다. 다만 참여연대 등의 문제제기에 국방부 관계자는 연어급 잠수정의 영문 명칭이 원래 YONO였다고 번복했다. 자기 자신이 직접 YONO라는 명칭을 부여했으므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유엔안보리에는 Yeono라고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YONO였다고 강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 그런데 구글 영상 속 사진에 나타난 3.5m 폭의 잠수정이 연어급 잠수정의 실물사진이라고 주장해온 국방부는 참여연대가 국제연감에 등재된 YONO급 잠수정 폭이 2.75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반론으로 제기하자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10월21일 국정감사에서 연어급 잠수정의 폭이 3.5m이고 국제연감에 나온 YONO급 잠수정과는 크기가 다른 잠수정이라는 사실을 시인했다. 
– 더구나 10월22일 국감에서 국방부는 4월 말 현재 북한해군전투서열에 소위 ‘연어급 잠수정’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었다고 밝혀 의혹을 더하고 있다.



연어급 잠수정에 대해 해결되지 않은 의혹들


첫째, 사건 하루 전 남포항에서 사라진 ‘시운전 중이던 잠수정’은 비파곶 기지에서 사건 2-3일전 사라졌다는 소형 잠수정과 다른 것인가?


– 이것은 추가적인 말 바꾸기다. 국방부는 5월 20일 조사결과 발표에서, ‘사건 2-3일 전 비파곶에서 사라진 소형 잠수정’이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방부와 다국적 정보 분석 TF는 6월 4일 유엔에 제출한 공식보고서에서도 천안함을 침몰시킨 “잠수정이 사건 2-3일 전 서해의 한 해군기지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 그런데 10월 21일 국방부가 천암함을 침몰시킨 연어급 잠수정이라고 지목한 시운전 중인 잠수정은 남포항에서 출항한 것이었다. 게다가 국방부는 이 잠수정이 하루 전에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에 보고된 잠수정은 이틀 전에 사라졌는데, 시운전 중이던 잠수정은 유엔에 보고된 그 잠수정인가? 아닌가?
– 북한의 소형 잠수정이 사건 2-3일 전 사라졌고 그것이 바로 천안함을 침몰시킨 연어급 잠수정이라는 5월20일 보고서, 6월4일 유엔보고서, 9월13일 최종분석보고서는 여전히 유효한가? 아니면 2009년 말 건조, 의장 중이었고 사건 하루 전에 시운전 중이다가 남포항에서 사라진 잠수정이 바로 천안함을 침몰시킨 연어급 잠수정이라는 국방부의 국정감사 보고가 유효한 것인가?
– 사실 국방부는 이른바 위협자산목록이나 북한해군전투서열이라는 문서를 일체 공개하지 않고 구두로만 보고했기 때문에, 연어급 잠수정을 위협자산목록이나 북한해군전투서열에서 제외했다는 국방부의 시인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 해당 문서에서 추적중인 잠수정을 과연 ‘연어급’이라고 지칭하고 있었는지 아닌지도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 지금까지 국방부가 ‘연어급’에 대한 보고를 수도 없이 번복해 왔기 때문에 남한 해군이 ‘연어급 잠수정’이라는 용어를 당시에 사용하고 있었는지는 여전히 의심과 검증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둘째,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연어급 잠수정은 190톤인가? 130톤인가?


– 국방부는 5월20일 기자회견에서 130톤급 북한 신형잠수정(이른바 연어급 잠수정)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다고 주장해 왔고 그 증거로 위성사진도 공개해 왔었다. 게다가 5월 31일 브리핑에서는 2005년부터 한미정보당국이 이 신형잠수정을 식별한 이래 연어급이라는 별명을 부여하고 줄곧 추적해왔다고 주장했다.
– 국방부는 또한 북한의 연어급(영문표기 Yeono class 잠수정)과 Jane연감에 이란제 YONO급 잠수정(혹은 가디르급 잠수정)으로 수록된 잠수정이 동일한 기종의 잠수정이라고 주장해왔었다.
– 그런데 지난 10월 21일 국정감사에서 국방부는 연어급 잠수정의 폭이 3.5m, 길이 29m 이상이라고 재확인했다. 이 정도 크기라면 배수량은 130톤이 아니라 190-200톤에 가깝다. 이는 북한의 구형 상어급 잠수정 혹은 구형 P-4급 잠수정과 유사한 형태이다. 반면, 이란제 YONO급 잠수정은 폭이 2.75미터로 120톤급이다.
– 한미당국이 5년간 추적해왔던 잠수정이 120-130톤급인지 190톤급인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결론적으로 연어급 잠수정이 130톤이라는 국방부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고, 이란제인 YONO잠수정과 동일한 기종이라는 지금까지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 이 같은 사실로 미루어볼 때, 한미당국이 2003년 또는 2005년 이래 이 잠수정의 존재를 확인하고 추적해왔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셋째, 유엔에 보고된 공식보고서는 연어급 잠수정을 왜 70-80톤급이라고 소개했나?


– 한국정부가 유엔안보리에 제출한 공식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Yeono급 잠수정을 포함한 소형잠수정 10척 등 70여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신형 연어급 잠수정이 130톤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유엔보고서에는 190톤급도 아니고 130톤급도 아닌 70-80톤급을 연어급 잠수정이라고 보고했던 것이다.
– 유엔보고서에 인용된 북한제 70-80톤급 소형잠수정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무기연감에서는 유고(Yugo)급 잠수정이라고 불러왔다. 실제로 2004년 국방백서 이래 국방부는 북한이 ‘로미오급 및 상어급 60척, 유고급 및 소형 잠수함 10척 등 70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따라서 유엔보고서에 언급된 70-80톤급 연어급(Yeono) 잠수정은 국방백서의 유고(Yugo)급 잠수정이 Yeono급으로 명칭만 바뀐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
–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의 구형 유고급 잠수정은 중어뢰 발사 능력을 의심받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론적으로 경어뢰를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넷째, 북한에 존재한다는 것이 과연 국제적으로 알려진 Yono급 잠수정인가?
 
– 국방부와 한국정부는 5월20일 영문보도 자료와 6월4일 유엔안보리 공식보고서에서 북한 잠수정 명칭을 Yeono라고 표기했다. 그런데 Yeono급 잠수정이란 것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어떤 무기연감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 한미 군사정보당국이 북한의 신형잠수정을 식별하여 연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제인연감 같은 국제무기연감에도 해당 북한제 잠수정이 소개되고 있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 다만 이란제 Yono급 잠수정은 잘 알려져 있다. 이란은 2007년 중어뢰 발사능력을 갖춘 120톤급 가디르(Gahdir)급 잠수정(YONO급 잠수정)을 진수하면서 ‘독자기술로 이 같은 잠수정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국제 무기연감 등에 120톤급 YONO급 잠수정이 이란제로 등재되기 시작했다. Yono는 연어의 영문표기가 아니라 아랍권에서 흔한 성씨姓氏의 영어표기이다. Yeono와 Yono는 일견 유사해보이지만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얘기다.
– 국제무기연감들은 120톤 YONO급 신형 잠수정을 이란 잠수정으로, 80톤 혹은 190톤급 구형 유고급(YUGO) 잠수정을 북한제 잠수정으로 분류해 소개하고 있다.
– 한편, 이란의 공식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란에 잠수정(함)제조 기술을 이전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줄곧 제기되어왔다. 하지만 북한이 이란에 130톤급 신형잠수정을 직접 제조하여 수출했다는 기록을 찾아보기 힘들다. 
– 제인연감이나 글로벌시큐리티 등에도 북한이 1991년과 2003년에 북한이 이란에 잠수정을 수출한 사례가 거론되기는 한다. 글로벌시큐리티는 북한이 이란에 수출한 잠수정이 구형 유고급 잠수정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더불어 이란 YONO급 잠수정이 이태리 구형 잠수정인 Sauro모델을 닮았다는 전혀 다른 설명도 포함시키고 있다. 제인연감에서도 YONO급 잠수정의 개발에 북한의 기술지원이 있었다는 사실만 언급될 뿐이다. 그러나 국방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신형모델인 130톤급 잠수정을 이란에 수출했다는 어떤 보고나 분석도 없다. 또한 북한이 이란 YONO급 잠수정과 유사한 신형 잠수정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기록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다섯째, 다국적정보분석 TF는 과연 Yeono급 잠수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동의했을까?


– 만약, 다국적정보분석 TF가 연어급 잠수정의 구체적 성능 제원 등 실체를 확인하고 한글식 영문표기인 Yeono라는 명칭으로 부르는데 까지 합의했다면, 이들 TF 구성원들은 5월20일 보고서에는 130톤으로, 6월 4일 유엔보고서에는 70-80톤으로 혼동하여 표기하는 것에도 동의한 것인가? 이러한 변경이 일어난 정보 분석 변경 사유는 무엇인가?
– 또한 다국적정보분석 TF가 정보 분석 결과 북한 소형잠수정에 Yeono라는 고유한 명칭을 부여하기로 했다면, 국방부는 그 이후에도 왜 Yono와 Yeono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했던 것일까? 다국적정보분석 TF가 국방부 주장대로 ‘한미정보당국이 지난 5년간 추적해온 연어급 잠수정’의 실체를 인정했고 이를 ‘제인연감에 등장하는 Yono급 잠수정과 동일한 실체’라고 인정했다면, 왜 Yono대신 Yeono라고 표기하기로 한 것일까?
– 다국적정보분석 TF는 천안함을 침몰시킨 잠수정이 2-3일 전 비파곶 기지로부터 사라졌다고 분석한 것인가? 아니면, 하루 전 남포항에서 사라졌다고 분석한 것인가?
– 과연, 다국적정보분석 TF의 정보 분석 보고서에서 Yeono급 잠수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기는 한 걸까?



추론:

 연어급 잠수정은 실체 없는 가공의 무기 아닌가?   


– 전체적인 정황을 보건대, 이른바 다국적정보분석 TF는 아마도 사고당시의 정황을 근거로 ‘북한의 소형잠수정이 소형어뢰를 사용해 천안함을 폭파’한 것 정도로 논리적인 추론을 도출했을 가능성이 높다.
– 한국 국방부가 이 같은 추론을 증거로 입증하고, 북한이 중어뢰발사능력을 갖춘 첨단잠수정을 보유하고 실전에 배치하고 있다는 것을 증거로 제시하려는 욕심에서, ‘연어급 잠수정’이라는 가공의 무기체계를 급조해 낸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동일한 무기체계를 두고 Yeono인지 Yono인지, 130톤인지 70-80톤인지, 아니면 190톤인지, 폭이 2.75m인지 3.5m인지, 5년간 추적해왔는지…번번이 말을 바꾼단 말인가? 상식을 가졌다면 어떻게 국방부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제안:

국방부가 연어급 잠수정을 둘러싼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 
 
– 국방부는 이제까지 연어급 잠수정을 둘러싼 숱한 말 바꾸기에 대해 즉각 해명해야 한다.
– 국방부는 다국적정보분석 TF의 활동내용과 최종결론을 즉각 공개해야 한다. 더불어 관련 TF 구성원에 관한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
– 국방부는 연어급 잠수정의 실제 명칭과 제원, 성능을 알 수 있고, 이로써 기존의 발표의 진실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국회에 즉각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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