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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김관진 국방부장관 인사청문회를 보고-



여전히 연평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전쟁과 같은 상황을 겪었던 이들이, 그리고 그것을 지켜봤던 이들이 받았던 충격과 공포 역시 생생하게 남아있다. “어떻게 우리 영토를 공격할 수 있나”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런 심정 충분히 공감한다. 아수라장이 된 연평도를 바라보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문제는, 그런 심정만으로는 연평도 사건이 일어나게 된 남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강력한 응징”을 하면 북한은 가만히 있을까? 우리가 “전투기 폭격”을 하면 북한은 그 폭격을 그냥 받기만 할까?


증오와 복수심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 흥분과 분노를 조금만 뒤로 하고 냉철하게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다. 왜 연평도 사건이 일어났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런 사건을 예방할 수 있을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고민과 성찰을 이제 막 취임한 국방장관에게 기대한 것이 과한 욕심이었을까



신임 국방장관 검증 전광석화처럼 단 하루 만에 후다닥


김관진 국방장관이 지난 12월 4일 취임했다. 하루 전인 3일 인사청문회가 있었고, 같은 날 국방위원회의 보고서가 채택되었다. 단 하루만의 일이었다. 연평도 사건으로 인한 ‘국가적 안보위기 사태‘이기 때문에 급박하게 진행시켜야만 된다고 했다. 상황이 그렇다면 인사청문회 내용이라도 알차야 했다. ’국가적 안보위기 사태‘인 현 상황을 타개할 국방장관에 대한 검증은 오히려 더 철저해야 했던 게 아닐까?


청문회 진행되는 동안, 김관진 내정자는 ’내정자‘가 아니라 이미 ’장관‘이었다. 인사 청문회 내내 국회 국방위원들은 그를 이미 ’장관‘이라 불렀다.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의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내정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 질 것이라 기대를 갖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욕심이었던 것 같다.



북한 도발 시 자위권 발동, 전투기 폭격, 전면전이 될 가능성 없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야전 사령관’으로 ‘군인다운 군인’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북한 도발이 다시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위원들의 질문에 내정자 신분이었던 김관진 국방장관은 “자위권”을 발동해 “전투기로 폭격”하겠다고 답했다.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한국 군대가 ‘전투기를 동원해 폭격’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는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이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전투기를 동원해 응징하겠다는 국방장관의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


국방장관은 우리가 전투기로 폭격한다 해도 북한이 전면전을 벌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냥 국방장관 본인의 생각이며, 그에 동조한 국방위원의 생각일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까지 북한이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예상했던 대로 움직였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연평도 폭격 전 북한의 수상한 움직임 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고 국방부가 발표했던 것처럼 북한은 종종 우리의 예상을 뛰어 넘는 돌발행동을 해 왔다. 국방장관의 확고한 대답과 달리 우리가 ‘전투기 폭격’을 했을 때, 북한이 ‘돌발행동’을 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전투기로 철저하게 폭격을 당한, 북한이 가만히 있을까? 국방장관은 그 이후에 대한 대책은 가지고 있는 것일까?



군인들의 정신력 강화, 국방예산 증액, 첨단 무기 배치로 문제해결 가능하다?


김 국방장관이 내정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제일 먼저 언급했던 것이 ‘군인들의 정신력’이라고 한다. 군인들의 기강이 해이해져 이러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비록 국방부는 군 복무기간을 ‘21개월’로 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김 국방장관 개인적 견해로는 군 복무기간을 ‘24개월’로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밝혔고, 국방예산 증액과 더불어 연평도에 비싼 무기 배치에도 동의하는 듯하다.


그러나, 남북의 군사적 긴장 문제는 단순히 군인들의 정신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차원에서 장기적인 ‘정책’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이다. 또한 남한은 북한에 비해 훨씬 많은 예산을 국방에 쓰고 있고, 훨씬 첨단의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불시에 기습하는 비대칭전략으로 전략을 바꾸었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많은 국방예산, 첨단 무기로 대북 억지능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이 오히려 연평도 사건으로 인해 더욱 분명해진 것이다. 



군사 훈련 위해 보내는 아랍에미리트 파병, 중동 평화에 기여한다?


연평도 사건과 관련한 질의 외에 아랍에미리트 파병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이 질의에 장관은 “연합훈련을 위해서 필요한 파병”이라며 “중동의 평화에도 기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아랍에미리트 파병이 갖고 있는 위헌성 문제, 중동 지역 파병에 따른 안전성 문제,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와의 관계, 아랍에미리트와의 군사 협정 비공개 문제 등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이 없었다. 국방부가 말했던 ‘비분쟁지역’에 군대를 파견한다는 것이 어떻게 중동 지역의 평화에 기여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없었고 단지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아랍에미리트 파병 부탁한다” 고 파병에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할 뿐이었다. 그러나 김 국방장관의 그러한 태도는 오히려 국방부가 주장하는 파병의 정당성이 의심받기에 충분해 보였고 파병에 대한 설득력도 없었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대로 지금은 ‘국가 안보 위기’ 국면이다. 연평도 사건 이후로 남북의 군사적 긴장은 6.25 이래로 가장 악화되어 있다. 북한이 연내에 경기도를 공격할 것이라는 등 언론에 무시무시한 설들이 유포되고 있고, 이와 관련하여 국민들은 ‘전쟁 발발’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연평도 주민들은 그리운 집으로, 생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인천 찜질방에서 고생하고 있다. 오늘(12/6)부터 국방부는 군 사격훈련을 재개했고, 이에 따른 북한의 대응에 국민들은 가슴조리고 있다.


군인들을 정신 무장시켜서 증액된 국방예산으로 첨단 무기를 배치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북한의 도발에 대해 ‘자위권’을 발동시켜 ‘전투기 폭격’을 하겠다는 국방부 장관의 대책이 오히려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 철저하게 전쟁 준비, 북한 도발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보다는 전쟁에 대한 우려가 없도록, 북한이 도발을 할 생각이 없어지도록 남북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6.25 이래로 엄청난 예산을 국방에 쓰고 무기들을 구입, 배치했지만 한반도에는 평화가 정착되지 못했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남북평화가 정착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난 세월이 증명하는 셈이다. 따라서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 다른 방법이라는 것이 남북이 마주앉아 대화를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닐지, 그것이 이 진짜 국가 안보를 위한 길이 아닐지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인사청문회는 요식행위로 끝났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방부 장관의 견해가 여전히 ‘많은 국방비와 첨단 무기들로 국가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이미 효과 없음이 입증된 냉전시대의 발상에 머물러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자위권 이름으로 폭격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며, 사격훈련도 조만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연평도 사건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데, 장관의 이러한 말들이 연평도 주민들을 더욱 불안에 떨게 하고, 피난 나온 주민들이 연평도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다.


북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부실한 대응에 군은 뭇매를 맞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은 정신력을 강조하며 떨어진 군의 사기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 장관은 군을 대변하기 이전에 국민안전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취임 사흘 째, 신임장관의 발언이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을 의식하고 있는 군과 정부 당국에는 화끈하게 들릴지 몰라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위기관리체계를 지켜본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대다수 국민들은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이 지속되는 것도, 더 큰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만큼 신임장관의 행보는 중요하다. 우리가 김관진 국방장관의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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