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일반(pd) 2005-06-08   1036

자주적 평화외교의 전기 마련하는 한미정상회담이 되어야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한국 시민사회의 입장발표 기자회견

오늘(6월 8일) 64개 시민사회단체와 주요 인사들은 오는 11일로 예정하고 있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정상회담에 즈음한 한국 시민사회의 입장을 발표하였다.

이들 단체 및 인사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북핵문제 및 한미동맹 재조정 문제와 관련하여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대북제재 및 무력사용반대 △주한미군의‘전략적 유연성’및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 반대 입장을 밝히고, 참여정부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자주적 평화외교의 전기를 마련할 것을 촉구하였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박형규 목사, 이학영(YMCA 사무총장), 홍근수(평통사 상임대표), 한상렬(통일연대 상임대표), 김기식(참여연대 사무처장),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지금종(문화연대 사무총장), 김숙임(평화여성회 상임대표) 등이 참여하였다. 한편 이들은 국, 영문으로 발표된 공동입장 발표문을 청와대와 미대사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 날 발표된 입장 발표문 전문이다(영문 발표문 별첨)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한국 시민사회의 입장


한미정상회담이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 문제를 주 의제로 하여 11일 새벽(한국시간), 워싱턴에서 열린다. 이번 정상회담은 우리 민족의 운명과 직결되는 문제들을 주요 의제로 하여 한반도 정세가 매우 위험하고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향후 한반도와 그 주변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겨레의 자주·평화·통일을 위해 각계에서 힘써 온 우리는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 속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하여 한국 시민사회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한반도 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우리는 대북제재와 무력사용에 단호히 반대한다.

최근의 핵 갈등을 둘러싸고 한편에서는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점쳐지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위기감이 한층 높아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북미 뉴욕접촉을 통해‘북한은 주권국가’이고‘미국은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북측에 전달하고 답신을 기다린다고 하면서도 대북적대정책과 공격적인 군사조치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의 진의에 대한 내외의 불신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부시정부는 최근 핵무기 사용옵션이 포함된‘작전계획(CONPLAN) 8022’라는 대북 정밀 공격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한편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북한의 급변사태를 빌미로 대북 침공이 가능하도록‘작전계획 5029’를 발전시킬 것을 강요해왔다. 부시정부는 또한 B-2, B-52 전폭기 등을 괌으로 전진 배치하고 한반도 유사시 북 정권 수뇌부 등 전략거점에 대한 타격을 임무로 하는 F-117 스텔스기를 대거 군산공군기지에 배치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한미 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부시대통령과 체니 부통령 등 최고위 당국자들이 직접 나서 북을 자극하고 위협하기까지 하였다.

부시 행정부가 진정으로 한반도 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북핵문제 평화적 해결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 온 핵선제공격계획을 포함한 대북 적대정책을 중단하고, 북한과의 실질적인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다. 북한 역시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대화의 틀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 시점에서 자신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막중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대통령에 대하여 대북 추가제재조치를 반대한다는 명확한 의사를 밝혀야 한다. 또 공격적 작전계획의 수립이나 대북 선제공격 무기의 한반도 내 배치 및 훈련에 대해서도 반대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최근“어떤 일이 있더라도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나라와 민족의 운명이 걸린 이 사안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미국의 적대적 대북정책에 반대하는 우리 국민들의 입장을 미국 측에 명확히 전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이 오랜만에 재개된‘남북 당국자 회담’이나‘6.15공동선언 5주년행사’등 남북관계 문제들마저 이른바‘균형’을 빌미로 개입하여 우리 정부에 대북압박과 제재대열에 동참할 것을 강요할 것이라는 예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음을 주목한다. 우리는 만에 하나 부시행정부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찬물을 끼얹으려 한다면 온 겨레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이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 실현에 기여하는 것이며, 미국이 간섭할 사안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과 갈등을 고조시키는 주한미군의‘전략적 유연성’,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에 단호히 반대한다.

부시 행정부는 대북 선제공격과 대중국 봉쇄를 핵심적 목표로 하는 주한미군의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을 위해 용산 및 미2사단 재배치, 대북 방어임무의 한국 이양, 군 구조 변환과 110억 달러에 이르는 첨단 전력 증강, 작전계획 5029 등 작전계획의 공격성 강화와 그에 따른 전쟁연습 등 전방위적인 재편을 추구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또한 동북아 분쟁 개입에 반대하는 한국정부의 입장에 대해 이는‘미국의 주권 침해’일 뿐 아니라‘주한미군 아태기동군화는 한국 방위에도 도움이 된다’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전략적 유연성’과 이에 따른 공격적 군사력 강화는 북한·중국과의 군사적 갈등을 유발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전쟁 위험을 높일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따라서 이를 반대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하고 당연한 것이다. 또한 우리 안보와 직결되는 동북아 분쟁 등에 대한 주한미군의 해외출동을 막는 것은 주권국가의 정당한 권리이고, 이는 주한미군의 작전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당연한 조치이기도 하다. 우리 국민이 주한미군에게 매년 수 천 억원의 방위비 분담금을 지원하고 각종 기지 및 그 이전비용을 제공하는 것은 미국의 지역 패권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

부시 행정부는 자국의 패권전략에 따라 추진 중인 주한미군의‘전략적 유연성’과‘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를 한국정부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위태롭게 할 중대한 문제로서 노무현 정부가“동북아 분쟁에 절대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문제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동맹에 대한 지역적 의미규정’,‘한미상호방위조약의 재해석 또는 한미안보선언 제정’,‘방위협력지침 제정 및 해외출동 사전동의(협의)제 도입’등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허용하는 어떤 합의도 해서는 안 된다. 이같이 중요한 문제는 미국 대통령이 아닌 국민들과 먼저 상의해야 할 일이다.

한미정상회담은 자주적 평화외교정책의 시험대이다. 노무현 정부는 미국과 정책적 차이를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앞당기고 동북아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평화통일을 이루어야 할 우리 민족의 요구와‘테러와의 전쟁’과‘대량살상 무기 확산 방지’,‘인권’을 빙자하여 동북아 군사적 패권을 추구하는 미국의 정책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노무현 정부는 이러한 차이를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해온 이른바 ‘실용외교’의 성과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라크 파병 문제, 용산기지 이전 협상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국의 주장과 정책을 부동의 현실로 여기고 여기에 피동적으로 이끌리거나 문제의 핵심을 놓쳐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일이 잦았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몇 차례에 걸쳐 밝힌 전향적 발언들이 과연 정책적 일관성과 의지를 갖는 평화외교정책으로 구현될 것인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검증할 것이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한반도 평화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이번 정상회담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하여 한반도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주한미군의‘전략적 유연성’및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를 막는 자주적인 평화외교의 전기를 마련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2005. 6. 8

참가단체 및 참가인사 일동

참가단체(가나다순)

경기여성연대(최미정), 교회개혁실천연대(박득훈), 녹색연합(박영신), 두레방(유영님), 문화연대(김정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권오헌),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김을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석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명순),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오종렬),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조순덕), 반미여성회(이미혜), 부산여성회(박영미), 불교인권위원회(지원스님), 불교평화연대(진관스님), (사)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강민조), (사)백범정신실천겨레연합(한명수), (사)여성문화예술기획(이혜경), (사)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김경남), 사월혁명회(노중선), 수원여성회(이기원), 울산여성회(이은미),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김대선), 원불교인권위원회(이경우), 6.15남북공동선언실현과한반도평화를위한통일연대(한상렬), 21C코리아연구소(조덕원), 전국농민회총연맹(문경식),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김병균, 박덕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수호), 전국민중연대(정광훈), 전국빈민연합(김흥현, 이필두),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윤금순), 전북여성단체연합(김은경), 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김동한, 이영자, 최영숙),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이규재),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법타), 천주교인권위원회(변연식),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문규현), 참여연대(박상증, 이선종), 초록정치연대, 코리아평화연대(김영만), 통일광장(권낙기, 임방규), 통일여성회(이정이), 평화네트워크(정욱식), 평화를만드는여성회(김숙임), 평화박물관(이해동),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문규현, 홍근수), 평화통일시민연대(이장희), 한국기독교장로회생명선교연대(최의팔), 한국기독교장로회평화통일위원회(나핵집),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김용복), 한국기독청년협의회(윤석민), 한국기독학생총연맹(박민성),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용득),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송효원),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최상림), 한국여성단체연합(남인순), 한국여성의전화연합(박인혜), 한국성폭력상담소(이미경), 한국여신학자협의회(곽분이), 한국YMCA전국연맹(이학영),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신혜수), 한국청년단체협의회(전상봉), 함께하는시민행동(이필상), 환경운동연합(윤준하, 신인령) (이상 64개 단체)

개별인사 (가나다순)

김경호, 김흥수, 리영희, 문정현, 박용일, 박형규, 배종렬, 이병일, 이재봉, 전병생, 조헌정, 표명렬(이상 1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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