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일반(pd) 2004-03-25   650

[성명] 이지스함 동해 배치 관련 논평 발표

고건 직무대행과 국방부는 명확한 반대입장 표명해야

1. 미국이 오는 9월 MD 체제 구축 1단계로 동해상에 이지스함을 배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6자회담 등 동북아 평화와 관련된 민감한 현안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이 때 미국이 일방적으로 MD 체제 구축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또한 이는 주한미군 전력증강 사업의 일환으로 도입된 PAC-3 등과 함께 한반도를 MD 체제에 편입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2. 우리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MD 체제 구축에 대한 반대를 표명했다. MD는 주변국의 반발과 함께 불필요한 군비경쟁을 야기할 사실상의 공격용 시스템이다. 게다가 전략적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MD시스템이 한반도에 구축된다면, 미-중 분쟁의 어느 한편에 한국이 불가피하게 말려들게 된다. 이렇듯 MD시스템은 어떤 이유에서도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3. 더욱 심각한 문제는 발표 시점의 위험성과 발표 형식의 일방성이다. 우리는 현재 한반도의 운명과 직결되는 6자 회담을 진행중이다. 마치 살얼음판을 걸어가듯이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상대국가에 대한 신뢰회복이 없이는 이번 회담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참가국 대부분의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MD 체제가 북한과 중국의 강한 반발로 이어질 것을 잘 알고 있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현 시기에 발표를 강행한 것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4. 게다가 이번 이지스함 배치계획은 아직까지 MD 체제 구축에 대해 공식적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한국을 사실상 MD체제 속으로 밀어붙이는 듯한 형상이다. 특히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사태로 불안한 정국을 겪고 있는 한국정부에 대해 북한 및 주변국과의 군사적 신뢰관계에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중대한 군사전략적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며칠 전에도 대규모의 해병대를 상륙시키는 프리덤 배너 훈련을 종전과 달리 휴전선 인근인 평택에서 실시해서 한반도의 상황을 일체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이런 비난에도 아랑곳 않고 현재는 또다시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최근 10년 간 최대 규모의 해병대 야외기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현재의 불안한 정국을 오히려 악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증거들이다.

5. 고건 대통령 직무대행과 국방부는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일체 고려하지 않은 미국의 일방적인 MD 구축 시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탄핵정국의 혼란을 이유로 고건 대행과 국방부가 이 중대한 문제를 무사안일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의 MD 체제 편입 압력과 동해상에서의 일방적인 MD구축 시도에 대해 단호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면, 역내 긴장고조와 갈등이라는 원치 않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우리 국민이 원하는 한반도 평화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임에 틀림없다. 끝.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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