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핵없는 세상 2013-05-13   2982

[2013 NPT 소식③] 거부전략(The Strategy of denial) 거부하기

NPT(Nuclear Non-Proliferation Treay, 핵확산금지조약)는 핵군축 의무에 관한 다자협정으로 1968년에 체결되었고, 1970년에 발효가 된 국제법이다. 전 세계에서 현재 189개국이 NPT에 가입했고, 핵보유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도 가입국에 포함되어있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은 NPT에 가입하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했으며, 북한의 경우 1985년에 NPT가입을 했으나, 2003년에 탈퇴했다. NPT는 전 세계 국가를 핵보유국과 비보유국을 구분하고, 핵보유국가에는 핵군축의 의무를 부과하고, 비보유국에는 핵무기 개발을 금지하고 있다. 1970년에 조약이 발효된 이후, NPT 가입국들은 5년마다 조약 이행내용을 평가하는 검토회의(Review Conference)를 개최하고, 검토회의 사이에 준비위원회(Preparatory Committee) 회의를 개최한다.

올해에는 4월 22일부터 5월 3일까지 2013 NPT 준비위원회 회의가 제네바에서 개최되고 있다. 이번 준비위원회에서는 2000년 NPT검토회의에서 채택된 ‘완전한 핵무기 제거를 위한 13단계’의 이행상황 점검 및 핵군축, 비확산, 핵무기 현대화, 비핵지대(Nuclear Free Zone), 국제인도주의법 등을 주요 논의로 다룬다. 핵무기 비확산과 관련해서는 이란과 북한이 주요 안건으로 대두되었고, 2010년 NPT검토회의에서 결정한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가 없는 중동비핵지대건설(WMDFZ)에 대한 논의여부 또한 검토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노르웨이 오슬로 회의에서 ‘인류에 대한 핵무기의 파국적인 결과(Catastrophic Humanitarian Consequences of the Nuclear Weapons)’에 대한 공동성명을 결의한 것과 관련하여 ‘핵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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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PT조약 내용 알아보기)

 

거부전략(The Strategy of denial) 거부하기

 

래이 에치슨(Ray Acheson) / Reaching Critical Will of WILPF

 

회의장 바깥에서 핵보유국 대표부들은 핵무기가 인류와 환경에 미치는 대대적인 파괴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핵무기 사용의 결과에 대한 논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보유국 대표부들은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이와 관련한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지난 월요일(4/22), 핵보유 5개국 대표부들은 핵무기가 미치는 파괴적 결과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핵국가의 대다수 대표부들은 이 주제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했다. 이것이 핵무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핵보유국 및 이들과 동맹을 맺고 핵우산 아래에서 보호를 받는 국가들은 핵무기를 ‘군사적 억지력’ 혹은 ‘국가안보’의 수단으로 여기며 추상적인 수준에서 논의하기를 원했다. 반면에 나머지 비핵국가들은 핵무기를 죽음과 파괴, 속임과 부정한 수단으로 여겼다. 이것이 바로 지난 3월에 열린 노르웨이 오슬로 회의에 127개국이나 되는 국가들이 참석한 이유다. 오슬로에서 논의가 시작된 이후 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많은 국가들은 핵무기가 미치는 파국적인 결과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콩스타드(Kongstad) 노르웨이 대표는 “거부전략으로는 핵무기 문제를 다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핵무기가 폭발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한… 인류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비슷하게 오타치(Otachi) 케냐 대표는 ‘핵억지력’ 정책이 대규모의 멸종과 동일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핵보유국들 안에서 핵무기의 위험에 대한 이 기본적 이해는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개회연설에서 미국 대표부는 “NPT가 지금과는 다른 시대에서 구상되었고, 당시 지구종말시계(핵전쟁등의 위기로 인한 지구종말을 가정한 예고시계로 핵위험도에 따라 분침이 움직인다.-번역자 주)의 시계바늘은 재난을 향해 위태롭게 향하고 있었다”라는 존 케리(John Kerry) 미 국무장관의 의견을 전달했다. NPT가 논의되고 있던 1968년 당시 이 시계는 자정이 되기까지 7분을 남겨두고 있었으나 지금은 5분을 남겨두고 있다.

 

이 시계를 유지하고 있는 핵과학회지(The Bulletin of Atomic Scientists)는 2012년에 분침이 자정을 향해 움직인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핵군축에 대한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이틀 동안 많은 국가들이 핵군축에 대한 실질적 진전이 결여된 것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표출했다. 브라질과 아일랜드 대표부는 NPT의 비확산 조항들로 인해 새로운 핵무기의 보유를 성공적으로 차단한 반면, 핵군축에 대한 조항들은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게헤이루(Guerreiro) 브라질 대표는 핵보유국들이 ‘머지않아’ 핵 없는 세상이 그들의 안보에 이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최초의 핵실험이 발생한지 65년이 지난 지금, 유감스럽게도 핵보유국들은 이러한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핵보유국들은 그 어느 때보다 핵무기가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최근 북한 핵실험에 대해서 데이비드 카메론(David Cameron) 영국 총리는 핵무기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영국을 무방비상태로 두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반해, 코어(Corr) 아일랜드 대표는 “핵군축이 진전된다면 국가들이 보복능력을 강화해서 핵무기에 맞대응하게 만드는 어떠한 가능성도 사라질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핵보유국들이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양자간 및 다자간 협상에 돌입할 것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하니프(Haniff) 말레이시아 대표가 지적한 바와 같이, 핵보유국들이 그들의 책무를 이행하도록 기다리는 것이 비핵국가들이 핵군축을 추진하는 것을 가로막지는 않는다. 대다수의 정부뿐 아니라 대다수의 세계시민들도 핵무기가 보호가 아닌 위험을 유발한다고 믿고 있다. 이제는 거부전략을 거부하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핵무기의 위협을 완전히 해소해야 할 때이다.

(원문보기)

 

Reaching Critical Will(RCW)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여성 평화 단체인 국제 여성 평화 자유 연맹’(Women’s International League for Peace and Freedom, WILPF)의 핵군축 프로그램이다. WILPF는 학살을 막고, 전쟁을 줄이고자 1915 4, 1차 세계대전 참가국 및 중립국 여성 1300명에 의해 설립되었다. WILPF 1999년 핵군축과 관련 있는 유엔절차를 이행하는 당사자들이 핵군축의 약속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RCW를 창설했다. RCW는 유엔 핵군축 과정에 대한 시민사회의 준비와 참여를 증대시키고, 관련 회의 및 사안들의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알리고자 마련되었으며, 핵군축, 무기통제, 군비중심정책에 관한 조사연구, 보고서, 성명, 데이터자료도 생산하고 있다.

 

참여연대 평화 군축센터는 RCW가 발행하는 NPT News in Review 중 일부를 발췌 번역하여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Reaching Critical Will 홈페이지 바로가기)

 

번역 : 김승환 평화군축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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