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오염된 채 반환되는 미군기지, 정부의 밀실협상 규탄 기자회견

오염된 채 반환되는 미군기지, 정부의 밀실협상 규탄 기자회견

오염된 미군기지 그대로 반환,정부는 밀실 협상의 진실을 밝혀라

– 부산 폐품처리장(DRMO)·동두천 캠프캐슬, 전체 면적의 40% 오염
– 이대로 돌려받을 수 없다, 재협상하라!
– 협상절차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2015년 3월 19일(목) 오전11시, 외교부 앞   

 

3/19 오염된 채 반환되는 미군기지, 정부의 밀실협상 규탄 기자회견

 

지난 13일부터 지금까지 주요 언론사들은 심각하게 오염된 미군기지 두 곳(부산DRMO, 동두천 캠프 캐슬)의 반환 협상이 완료되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하지만 정부 당국(외교부, 환경부, 국방부)은 이에 대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미군기지의 오염은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어왔고, 국민적 공분이 높아질 때마다 한-미 양국은 ‘새로운 절차’에 대해 합의를 해왔습니다. 2000년 한강 독극물 방류 사건 이후 환경에 관한 한-미간 합의사항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실제로 미군기지 반환 협상의 결과를 보면 개선된 점은 전혀 없습니다. (▲ 2007년 23개 반환 미군기지 대부분에서 심각한 유류·중금속 오염이 확인됨, ▲ 2010년 부산 하야리아 기지의 경우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오염된 상태로 반환받음, ▲ 2015년 전체 면적의 40% 이상이 오염된 부산DRMO, 동두천 캠프캐슬 역시 오염된 상태로 반환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    


이에 ‘불평등한 한미 SOFA 개정 국민연대’ 소속 단체 등 시민사회는 협상 결과에 대해 국민들에게 공표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를 규탄하며, 미군기지 반환협상의 진실과 재협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기자회견 후 국방부·외교부·환경부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 윤성규 환경부 장관 ·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한국의 국토와 환경주권은 안전합니까?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지 않으십니까?”

지난 3월 13일부터 주요 언론사들은 심각하게 오염된 미군기지 두 곳(부산DRMO, 동두천 캠프 캐슬)의 반환 협상이 완료되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한국의 국토와 환경주권에 직결된 주요 사안임에도 정부 당국(국방부, 외교부, 환경부)이 지금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불평등한 한미SOFA 개정 국민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들은 이번 협상의 결과와 협상 과정에 대해 SOFA 운영의 당사자인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윤성규 환경부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그 책임과 경위를 묻고 대책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첫째, 대한민국의 환경법과 환경주권을 지켜내지 못하고, 오염된 상태로 반환받게 된 책임을 묻습니다.

최근 반환협상이 완료되었다는 부산 폐품처리장(DRMO)과 동두천 캠프캐슬 기지는 이미 오래전 조사에서도 전체면적의 40% 이상이 기름과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되었고, 반환 협상 절차에 따른 환경 평가에서도 위해성이 있다고 판명되었습니다. 2000년 한강 독극물 방류 사건 이후 환경에 관해 여러 차례 체결하였던 한미간 합의 사항은 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까?

미합중국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의 관련 환경법령 및 기준을 존중”(SOFA 합의의사록 제3조 2항)하며 한미 정부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 및 정책 중 보다 보호적인 기준을 참조·개발(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 환경관리기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약속이 지켜진 사례가 있습니까? 미군기지가 반환될 때마다 오염문제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허용기준치를 수십 배씩 초과하는 각종 오염물질의 수치만으로도 평상시 미군기지의 관리 상태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주한미군 측에 반복해서 면죄부를 주는 정부의 직무유기에 엄중한 책임을 묻습니다.

둘째, 공식 발표되지 않은 이번 협상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합니다.

왜 정부가 협상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까? ‘사실상 협상 완료’라는 언론보도에 대해 어떠한 해명·보도 자료도 없이 유야무야 넘기는 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서 정부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밝혀주십시오.

18일(어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기자들에게 “오염 원인자가 부담하는 게 원칙”이지만 “국방부가 정화하겠다고 해서 환경부에서도 그렇게 하라고 했다.” “정화가 핵심이지 누가 정화하느냐는 두 번째 문제”라고 발언했던 것은 경악을 넘어 듣는 이를 참담하게 합니다. 반환 미군기지 협상의 핵심은 누가 얼마만큼 정화 책임을 지느냐 입니다. 비용 부담이 중요한 게 아니라면 몇 년간을 끌었던 협상은 애초부터 할 필요가 없던 것이지요. 오염자 책임의 원칙과 모순되는 말을 동시에 하는 윤성규 장관은 환경부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부산 폐품처리장(DRMO)은 미군기지에서 발생하는 각종 고철을 분류하고 폐기물을 처리하는 용도로 사용되어 실제 오염정도가 상상 이상일 것입니다. 2011년 캠프 캐롤 고엽제 매립 조사 당시 관련 전문가들은 캠프 캐롤에서 발견되지 않은 고엽제 드럼통이 부산이나 부평의 폐품처리장(DRMO) 기지 내에 매립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실제 반환을 앞둔 부평 폐품처리장(DRMO) 기지 외부 환경조사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어 추가 조사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또한 대학 캠퍼스로 전환되어 내년 3월부터 신입생을 받을 계획인 캠프 캐슬 부지 역시 오염 정도를 보건대 1년 안에 제대로 정화 처리가 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렇게 심각하게 오염된 기지를 지금 상태 그대로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공식 발표되지 않은 이번 협상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합니다.

셋째, 미군기지 반환 협상 절차에 대한 전면 검토·개정을 요구합니다.

지난 2007년 반환미군기지 오염문제를 둘러싸고 국회에서 합동청문회가 열린 이후, 2009년 3월 외교부·환경부·국방부가 발표한 공동환경평가절차서(JEAP)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 측은 ‘인간 건강에 대해 널리 알려진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KISE)’이 아니라며 정화 책임을 거부해왔는데, 당시 정부는 새로운 절차가 KISE 여부를 판단하는데 보강·개선된 절차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심각하게 오염된 미군기지를 그대로 돌려받는 일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허울뿐인 약속을 했던 것이 아니라면, 현재 진행 중인 미군기지 반환 협상을 중단하고 구속력 있도록 관련 절차를 개정해야 합니다.

현재 협상 중인 동두천과 원주의 3개 미군기지(캠프 이글, 캠프 호비, 캠프 롱) 역시 기름, 중금속에 오염된 상태이고 환경조사에서 모두 위해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용산기지(서울), 캠프마켓(부평) 등 오염 징후가 심각한 기지들의 반환을 줄줄이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협상대로라면 향후 반환 예정 기지의 환경 피해에 대해서도 주한미군이 부담해야 할 정화 비용을 한국이 국민의 혈세로 대신 지불하게 될 것입니다.

불평등한 한미SOFA 개정 국민연대 등 시민사회는 그동안의 협상 결과를 보면서 국토 환경과 환경주권을 지키기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와 정책, 협상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미 양국이 생명과 환경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공언하면서 실제로는 안보 논리를 앞세워 국민의 환경권을 침해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윤성규 환경부장관,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무한한 책임 의식을 갖고 잘못된 협상 결과를 올바로 잡기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됨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2015년 3월 19일

불평등한 한미 SOFA 개정연대(녹색연합, 민권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참여연대, 평택평화센터, 평화재향군인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통일시민연대, 한국진보연대) 및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녹색당, 녹색법률센터, 민주수호용산모임, 부평미군기지맹독성폐기물처리진상조사 인천시민대책위원회,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인천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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