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기타(pd) 2008-06-30   1669

[알면 통(通)한다 강좌 ⑤] 야누스의 얼굴, 동아시아의 민족주의

배타적 민족주의에서 성찰하는 민족주의로의 전환


어느 새 알통강좌가 5주째를 맞았다. 그동안 한일간 역사 교과서 갈등과 재일한국인 문제, 일본의 평화헌법과 일본 피폭의의 역사와 반핵운동 등에 대해서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이남주 교수를 모시고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중 하나인, ‘민족주의’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남주 교수는 민족주의의 야누스적 양면성에 대해 어떻게 부정적인 면을 극복하면서 발전적 관계로 갈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래 민족주의는 서구사회에서 국민국가의 발전을 뒷받침하면서 시민적 가치들을 확산시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동해 왔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의 민족주의는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 담론으로 시작되었고 그 결과 개인적 가치보다는 집단적 가치를 절대시하게 되었다. 결국 민주적 관점 보다는 민족적 관점이 우세해지면서 폐쇄적 성격이 두드러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오늘날 역사갈등이나 영토분쟁 등으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위안부 문제 및 야스쿠니 참배, 평화헌법 개정 등의 우경화 흐름, 한일 독도 분쟁 등은 걸핏하면 동아시아의 평화적 걸림돌로 등장하면서 갈등을 부추겨 왔다. 사실 이러한 사안들은 당장에 외교적인 해결이 가능한 문제들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각국의 폐쇄적 민족주의는 아직까지도 각국의 정치적 동원을 위한 이데올로기로 완강하게 버티고 있고, 거기다 부쩍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역내 패권적 경쟁 상황들은 좀처럼 동아시아 평화를 쉽게 상상하기 힘들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주어진 미래가 아닌 우리가 만드는 동아시아 미래를 위해 해야 하는 과제는 무엇일까? 오히려 동아시아라는 넓은 범주에서 다시 한국사회로 좁혀서 그 답을 찾아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그랬을 때, 지금 우리에게는 스스로 지향해야 할 민족적 가치관을 재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러한 지혜로운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 자체를 변화의 기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북한을 둘러싼 민족적 담론이 시민사회에서조차 민감한 논쟁이 촉발되고 있을 정도로 우리 안에서의 민족주의를 제대로 성찰하는 과정은 절실하다.


이남주 교수 역시 분단체제를 배타적 통합이 아닌 진보적 가치의 통합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우리가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민족주의는 물론 최근 티벳 인권을 무참히 탄압했던 중국에게서 혹은 헌법 개정을 하면서까지 군국주의화를 걷고 있는 일본에게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한국 역시 분단체제의 오래된 그늘 속에서 여전히 낡고 배타적인 민족주의 테두리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돌아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또한 이제 우리는 앞으로 동아시아 각국의 시민사회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민사회 연대를 통한 평화적 공존이 가능한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강의주제인 ‘동아시아 평화와 한반도의 좌표 -평화국가만들기’(이대훈,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는 오늘의 문제의식과 관련하여 한반도가 가야 할 평화의 길, 평화국가라는 비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어서 기대가 많이 된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지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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