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국제분쟁 2009-02-05   1902

[이-팔 모니터링③] 생필품 나르는 터널인데…숨막히는 가자주민들


휴전’ 무색한 이스라엘의 터널 공격 


1월 18일 이스라엘이 휴전을 선언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지난 2월 1일부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서로에 대한 공격이 재개되어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 군은 전쟁 종결 이후 2주 만에 발생한 하마스의 로켓 발사에 대한 “불균형하고 거센 반격(Disproportionate Response)”으로 하마스 무장 기지와 무기 밀반입 통로로 의심되는 6개의 터널을 공격했다. 이런 이스라엘의 “불균형한” 반격이 시작된 2일에는 팔레스타인인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했다. 이스라엘측은 팔레스타인의 박격포 발사로 인해 이스라엘 군인 2명과 민간인 1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 때문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총리 올메르트는 이에 관해 주례 회의석상에서 “만약 남쪽 지역에 공격이 행해질 시에는 (이전의 일대일 게임 법칙과는 달리) 불균형적이고 거센 반격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이렇게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다시 전쟁을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팔레스타인과의 휴전 협상을 앞두고 팔레스타인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있다.

현재 2월 10일로 예정되어있는 이스라엘 총선에서 하마스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우익 리쿠드당 대표 벤자민 네탸냐후(Benjamin Netanyahu)의 당선이 점쳐지고 있다. 네타냐후 후보자는 3일 장거리 로켓탄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남부 아쉬켈론 지역을 방문해, “우리는 이곳 아쉬켈론과 다른 남부지역에 대한 로켓탄 위협을 반드시 종식시킬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http://www.alarabiya.net/articles/2009/02/02/65519.html





비밀터널은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생명줄과도 같아

이번에 피해를 입은 가자 지구와 이집트의 접경 지역인 라파 부근에는 대략 2000개나 되는 비밀 터널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가자지구 현장을 직접 방문해 취재를 하고 있는 국제분쟁 전문 김재명 기자는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 기고를 통해, 이스라엘이 공격하는 비밀 터널은 가자 지구 통로가 이스라엘에 의해 봉쇄된 상황에서 극심한 생필품난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유일한 교역 통로라고 전하고 있다. 비밀터널은 무기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AFP와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이집트는 14km 길이의 가자지구 국경 ‘필라델피 회랑’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터널로 무기를 가자지구로 반입할 수 없도록 감시할 예정이다. 비밀 터널이 있는 라파 지구의 ‘필라델피 회랑’에 감시시스템을 설치하는 작업은 이스라엘이 요구하고 있는 장기 휴전의 주요 조건인 ‘이집트-가자 국경지대 보안강화’를 이행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은 이집트에 3천200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 무기밀수용 지하 땅굴을 탐지하고 적발하는 데 사용할 시스템이 구축되도록 돕고, 미군 엔지니어들을 파견해 관련 기술을 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두고 미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특사인 조지 미첼은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밀수용 비밀 터널들을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합법적인 물품의 유통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봉쇄의 해제를 촉구했다.
 
지금으로서는 이스라엘이 가자로 통하는 국경 통과소를 모두 개방하고, 봉쇄를 해제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미국과 영국,이집트를 비롯한 유럽국들은 비밀터널 감시 및 제거 등 이스라엘과의 군사 협력에 더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090131215903&Section=05hhttp://www.reuters.com/article/worldNews/idUSTRE50U1KM20090131



이스라엘의 공격이 하마스와 파타 간 분열 심화로?


4일,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하마스 경찰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나눠줄  구호품을 강제로 탈취해 갔다고 발표했다. 유엔 직원들이 구호품을 넘겨달라는 하마스 사회복지부의 요구를 거절하자, 무장한 경찰이 가자시티의 유엔 창고를 공격, 담요 3천 500장과 식량 포대 406개를 가져갔다는 것이다. 하마스 측도 인도적 지원 수혜자에 대한 ‘차별적 구분’이 있어선 안된다며, 이번 탈취 사실을 거의 인정했다.

그 배경에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가 하마스 사회복지부를 분배 주체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파타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분배사업에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알자지라는 가자지구 원조와 재건에 대한 감독 및 관리가 파타와 하마스 간의 분열의 원천이 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일으킨 가자지구에 대한 침공이 팔레스타인 내부 정치 싸움으로 비화되는 전조를 보이는 것이다. 마치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나중에는 시아파와 수니파끼리 총을 겨누는 내전 양상으로 치닫게 된 비극과 유사해 보인다.

2007년 총선에서 크게 패배하고, 서안지구에서만 통치력을 행사하고 있는 파타 정부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팔 평화협상을 비롯해 가자지구 재건과 인도적 지원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하마스는 이번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을 받은 당사자이고, 그 이전에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합법적인 정당정치 세력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가 일방적으로 테러세력으로 규정함으로써 대부분의 공식적인 대화나 협상, 인도적 지원 주체에서 배제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에서 벌어진 하마스의 급습도 이런 일련의 배경이 작용한 것이며, 향후 가자지구에 대한 주도권을 놓고 파타와 하마스간의 분열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들이 나오는 것이다.


관련기사 : http://english.aljazeera.net/news/middleeast/2009/02/20092416031770359.html


작성자 _ 금민지(평화군축센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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