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국제분쟁 2009-02-27   4571

[이-팔 모니터링④] 이스라엘의 가자공격과 봉쇄에 일조하는 EU와 미국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미국이 무기 제공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무기들이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앰네스티 보고에 의하면, 이번에 미국이 이스라엘군에게 제공한 무기들은 백린을 비롯해 작고 날카로운 수많은 금속조각이 터지는 미사일 등이 있으며, 이 무기 파편들이 가자지구 내 병원, 학교나 놀이터 근처에서 발견되는 등 명백히 전쟁 범죄 행위에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 중동지역 담당자인 말콤 스마트씨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주요 무기 공급자가 되어 왔다면서, 미국은 이러한 전쟁법 위반과 치명적 인권 침해를 가하는 군사 원조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전쟁 범죄를 계속 저지르고 있는 이스라엘, 하마스 모두에게 완전한 무기 금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 기사 :
http://www.reuters.com/article/topNews/idUSTRE51M01W20090223?pageNumber=2&virtualBrandChannel=10112&sp=true



지난 1월 가자 지구를 직접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또한 가자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특히 이번 참사가 가자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 중동 수석대표도 하루빨리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 더 이상의 파괴적이고 심각한 충돌이 발생되기 전에 장기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http://www.un.org/News/Press/docs/2009/gapal1111.doc.htm



그러나 현재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2006년도에 생포한 질라드 샬리트 병사를 풀어주지 않는 한 가자 국경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유엔의 팔레스타인 옵저버 리야드 만수르는, 샬리트 포로 문제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국경봉쇄는 별도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가 샬리트 병사 문제까지 이번 협상 테이블에 포함시려는 것은 사실상 장기휴전과 국경봉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적극적인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렇듯 유엔 총회와 안보리,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된 결의들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 휴전은 성사되었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세네갈의 폴 바드지 위원장은 타 국가들은 이번 휴전협정을 존중하고 가자에서 벌어졌던 범죄를 감시할 수 있는 국제적인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가자지구는 수많은 국가나 비정부 기구들로부터 큰 규모의 재정적 원조를 받았지만, 사실상 이스라엘의 강한 통제 때문에 긴급 구조만 겨우 이뤄질 뿐, 광범위한 재건 활동이 전개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자 재건 위한 재정도 중요하지만, 이스라엘의 국경봉쇄 해제가 우선되어야


뉴욕타임즈 2월 24일자 기사에서는 미 오바마 행정부가 가자 지구 재건에 9억 달러를 제공키로 했지만, 이 역시 가자 지구를 직접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가 아닌 비정부기구나 서안 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를 통해서 전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부시 정부와 마찬가지로 오바마 정부 역시 하마스를 합법적인 정당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테러리스트 그룹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3월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를 방문할 계획인 클린턴 국무장관 또한 현재까지 하마스를 만나거나 가자지구를 방문할 계획은 없는 상태이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단 한푼도 하마스로 가지 않을 것이다. 모든 원조기금은 엔지오와 유엔 기구를 통할 것이다”라고 했다. 3월 2일 이집트에서 개최될 「가자 재건지원 국제회의」에서는 가자 재건을 위해 거의 20조원 규모의 원조기금이 모금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워싱턴에 위치한 ‘세기 재단(Century Foundation)’ 소속의 다니엘 레비는 가자 재건에 많은 돈이 모인다고 하더라도 이스라엘이 국경 봉쇄를 먼저 해제하지 않는다면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좋은 노력이긴 하다. 하지만 가자로 필요한 물품이 반입되지 않는다면 그 돈은 아무 쓸모 없는 것이다”고 충고했다.


관련 기사:
http://www.nytimes.com/2009/02/24/washington/24gaza.html?_r=1&scp=3&sq=Gaza&st=cse


EU 기금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일조하고 있다?

한편 IPS는 EU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돈을 내고 있다는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EU는 2008년 2월부터 금년 1월까지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석유회사로 가자지구 원조 기금 약 97백만 유로(124백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회사는 가자 주민 150만명의 전기 공급에 사용될 연료를 제공해야 하는데도, 2006년 팔레스타인 선거에서 하마스가 승리한 후 국경을 봉쇄한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 대한 전기 공급량을 정기적으로 감소시켜 왔다는 것이다.


유럽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감시해 온 서안지구에 있는 단체, Mattin Group의 찰리스 샤마스(Charles Shamas)도 EU가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에 일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통한 경제적 이득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평화여성연합(Coalition of Women for Peace)’의 Merav Amir 활동가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실제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돈을 굉장히 많이 쥐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경제적 의존을 심화시키는 방식으로 팔레스타인 시장 공급자들이 이스라엘 측에 돈을 지불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EU는 이스라엘이 이런 정책을 중단하도록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전달되는 모든 국제 원조도 오슬로 협정 이후 이스라엘을 통하게 되어 있다. 93년 이스라엘 시몬 페레스 총리와 팔레스타인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 수반과 맺은 협정 내용에 이런 부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가자지구를 다녀 온 영국 자유당 크리스 데이비스(Chris Davies) 의원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상황을 크게 우려했다. 그에 따르면, 식량을 비롯해 여러 필요한 물자들을 실은 차량 500대가 가자지구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스라엘은 오직 130대만 검문소를 통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스 의원은 “학교로 공급되는 종이, 기저귀, 정제된 물, 재건을 위한 콘크리트 등 이런 것들의 반입도 모두 금지되고 있다.”라고 말하며 “그 큰 도시에서 평범한 일상생활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라고 전했다.

EU와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촉구하며, 이 지역의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 그 이면에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시키려는 근본적인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가자지구 내 존재하는 수 천 개의 비밀 터널들을 수색하고 통로를 막겠다고 나서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생존권 위기만 더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가 지속되는 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평화는 먼 얘기일 뿐이다.

관련 기사:
http://www.ipsnews.net/news.asp?idnews=4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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