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참여연대 공식일정+ 더보기

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칼럼
  • 2004.08.06
  • 408
결국 자이툰 부대는 이라크를 향해 떠났다. 자이툰은 아랍어로 올리브나무를 뜻한다고 한다. 부대 이름을 이렇게 지은 까닭은 자이툰이 아랍인들에게 좋은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랍인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기억되도록 이라크파병부대의 이름을 자이툰으로 지은 것이다. 그러나 정부도 그럴듯한 작명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이툰 부대는 지난 2월 23일에 창설되었다. 그리고 8월 3일에 이라크를 향해 떠났다. 3600명의 병력으로 이루어졌으며, 2000억원의 예산을 쓰게 된다. 잘 알다시피 이 부대의 정식 이름은 '이라크 평화재건 사단'이다. 오랫동안 사담 후세인의 학정에 시달린 이라크의 '평화재건'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사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자이툰 부대는 과연 그렇게 좋은 일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대인가?



자이툰 부대의 파병을 둘러싸고 지난 3월의 '탄핵정국' 때처럼 또 다시 국론이 크게 나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탄핵정국'과는 아주 다른 형태의 전선이 만들어졌다. 원수들이 갑자기 동지가 된 것이다. 놀랍게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가 모두 '참전파'로 뭉쳤다. 반면에 대통령 탄핵을 '의회 쿠데타'로 규정하고 싸웠던 시민사회세력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그렇다고 해서 '한·조중동 연합'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정말 '동지'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라크 파병을 둘러싸고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적극적으로 '한·조중동 연합'의 동지가 되고자 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를테면 적어도 이라크 파병에 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한·조중동 연합'에 투항해 버린 것이다. 이런 것이 정치인가? 이런 정치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가?



물론 이런 투항의 이면에는 유일 초강대국, 유일 깡패제국 미국의 압력이 있다. 미국의 노골적인 협박에 맞설 의지와 능력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김선일씨의 처참한 죽음이 있었고, 수많은 국민의 간절한 파병반대의 의지가 있었으나,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결국 미국의 압력을 이기지 못했다. 아니,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태도는 무기력을 넘어선 비굴함 그 자체였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비판에 맞서 '국익론'을 펼쳤다. 도대체 무슨 국익이 있다는 것인가? 2000억원의 돈을 써가며 이라크인들의 원수가 되는 것이 국익인가? 미치광이 부시의 재선을 돕기 위해 3600명의 젊은이들이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 국익인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어설픈 국익론을 펼치며 파병을 강행한 것은 너무도 치명적인, 그리고 치욕적인 역사적 과오로 기억될 것이다.



이라크전쟁은 석유를 노린 부시의 침략전쟁이다. 이라크는 '9·11 공격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또한 어떤 대량살상무기도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 부시는 그저 전범일 뿐이다. 이런 침략전쟁에 군대를 보내서 동참한다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이 잘못된 것이다. 많은 이라크인들이 우리를 원수로 여기고 있으며, 이제 자이툰 부대의 파병과 함께 더 많은 이라크인들이 그렇게 될 것이다.



정부는 테러의 위험 때문에 자이툰 부대의 파병과 관련된 사항을 일체 보도하지 말도록 언론사에 요구했다. 헌법을 어기고 파병을 하면서, 다시 헌법을 어기고 포괄적인 보도통제를 시도한 것이다. 하나의 중대한 잘못이 또 하나의 중대한 잘못을 낳게 된다는 것을 여기서 쉽게 알 수 있다. 이라크 파병이라는 잘못된 정책을 강행하면서 헌법을 지켜준 자랑스러운 국민을 노골적으로 속이고 억압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테러의 위험을 내세웠지만, 속내는 스스로도 부끄러웠던 것이 아닐까? '한·조중동 연합'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몰아치고 나섰다. 왜 대대적인 환송식을 열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평화재건'을 위해 떠나는 자랑스러운 파병에 대대적인 환송식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정녕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이 도착적 수구세력과 한 패가 되고 말 것인가?

홍성태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상지대 교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참여와 행동에 동참해주세요
참여연대 회원가입·후원하기
목록
제목 날짜
[이슈리포트] 문재인 정부 평가보고서 : 한반도 평화 실현 2021.07.21
정전협정 68년 : 한국전쟁 쉼표에서, 마침표로. 2023년까지 전쟁을 끝내자! 2021.07.27
정전협정 68년, 평생을 그리움으로 산 사람들 2021.07.19
7월, 종전 평화 인증샷을 올려주세요! 2021.07.12
시민이 만든 통일국민협약안을 공개합니다 2021.07.05
[긴급행동] 사드 업그레이드와 불법 공사에 맞서 소성리를 함께 지켜요 2021.05.24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만드는 월요일 Peace Monday! 2021.03.08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을 소개합니다 2020.10.16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과 함께하는 평화의 가게를 모집합니다 2020.09.24
Korea Peace Appeal : 한반도 평화를 원한다면 서명해주세요! 1 2020.07.30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를 소개합니다 2019.02.23
<안국동窓> 북한의 6자회담 거부와 중국의 역할   2005.03.02
<안국동窓> 이스라엘, 북한 그리고 위선의 미국   2005.03.10
<안국동窓> 전범국 일본의 독도침략   2005.03.17
<안국동窓> 일본의 독도침략과 미일동맹   2005.03.25
<안국동窓> 의사표현의 자유는 언제 얼마나 제약될 수 있나   2005.04.04
<안국동窓>미국은 '북한 평정계획'을 중단해야 한다   2005.04.29
<안국동窓> 남북 민간이 놓은 평화의 다리   2005.06.23
<안국동窓> 핵확산 부추기는 부시행정부의 이중적인 핵정책   2005.07.28
<안국동窓> 정의를 들여다보는 창(窓)   2005.08.11
<안국동窓> 무솔리니, 히틀러 그리고 히로히토   2005.08.15
<안국동窓> 북미 갈등의 이해와 전망   2005.08.31
<안국동窓> 북한은 왜 경수로를 요구하는가   2005.09.16
<안국동窓> 이명박과 청계천   2005.09.27
<안국동窓> 전시작전권 환수를 스스로 거부하는 자들   2005.10.17
<안국동窓> 소신 바꾸기도 폼나게 하는 정치인, 유시민 의원   2005.11.18
<안국동窓>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과 대한민국 헌법   2006.02.11
<안국동窓> '전략적 유연성'의 배경과 문제점   2006.02.20
<안국동窓> 한나라당과 성범죄   2006.03.02
<안국동窓> 북미갈등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   2006.04.13
<안국동窓> 5월 평택과 노무현 정부의 ‘대실패’   2006.05.09
© k2s0o1d4e0s2i1g5n. Some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