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천안함 침몰 10년을 돌아보며

천안함 침몰 10년을 돌아보며

침몰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

근거 불충분한 5.24 조치는 해제해야

 

오늘(3/26)은 천안함이 침몰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먼저 이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46명의 천안함 승조원들과 구조 과정에서 희생된 한주호 준위, 그리고 98금양호 선원들의 명복을 빌며, 희생자 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침몰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당시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은 북한의 연어급 잠수함이 발사한 중어뢰로 폭침’ 당했다고 발표하고 이 발표내용에 바탕을 두고 이명박 정부는 5.24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북한산이라고 주장되는 ‘1번’ 어뢰부품의 증거능력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이 어뢰를 발사했다는 최신예 연어급 잠수함의 진위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유엔에 국내와 다르게 보고했고 유엔 안보리는 한국 정부가 요청했던 제재안을 채택하지 않고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한마디로 천안함 사건은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인 미제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북한에 의한 폭침’은 절대적 신앙으로 강요되었다. 합리적 의문을 제기해왔던 사람들은 ‘종북 인사’가 되었고, 사상 검증을 빙자한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되었다. 공직 인사 청문회마다 ‘폭침을 믿느냐’는 식의 신앙고백 혹은 십자가 밟기가 강요되었다. 군 사이버사령부, 기무사, 경찰 등 정부 기관이 앞장서서 천안함 사건에 의혹을 제기한 시민들과 단체들을 비방하는 댓글을 달거나 보수 단체를 동원해 공격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천안함 침몰을 둘러싼 국가 주도의 색깔 몰이와 입막음, 사찰과 공작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작했지만, 국제사회는 동조하지 않은 5.24 단독 제재조치가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근거가 불충분한 5.24조치는 즉각 해제되어야 한다. 최소한 남북 간 교역에 관한 과도한 제재만이라도 풀어야 한다. 그 정도의 유연성도 발휘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겠는가. 

 

천안함 침몰 10년, 이제 진상을 재조사해야 한다. ‘천안함 폭침’ 신앙을 강요하거나 그것을 검증의 도구로 삼고 의사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옥죄는 일도 멈춰야 한다. 침몰 원인에 대한 과학적 실체적 논란이 해소되기 전까지 5.24조치는 해제하거나 유예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런 비극과 논란의 소지를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군사 대결을 멈추고 70년째 지속되는 전쟁상태를 끝내고 평화체제를 형성하는 길에 그 해법이 있다. 천안함 진실도 그 과정에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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