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4-16   621

“고건 대행은 체니에게 추가파병 거부의사를 밝혀라”

파병반대국민행동, 체니 미 부통령의 청와대 방문 항의 기자회견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파병반대국민행동)은 16일 오전 11시 청와대 인근 구정부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파병에 압력을 가할 목적으로 청와대를 방문하는 딕 체니 미부통령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동시에 고건 대통령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는 “딕 체니 미 부통령에게 이라크 추가파병 거부의사를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한 뒤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참한다면 시민사회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추가파병, 원점에서 제논의 해야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딕 체니 미 부통령의 이번 방한 목적은 “이라크 전쟁이 실패해 점점 다급해진 미국이 한국군 파병을 요구하기 위해서”라고 규정하고, “미국정부는 한국정부에 대한 파병압력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파병반대국민행동이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바로 한국정부의 태도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지금 다른 파병국은 철군하는 상황인데, 한국정부는 세계 3위라는 규모의 추가파병을 강행하려고 한다. 베트남에 이어 미국의 침략전쟁에 다시 용병국가가 되자는 말이냐”라고 항의했다. 이어 이라크가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파병국 국민들이 테러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만일 정부방침대로 파병을 강행한다면 한국국민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한국인이 표적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 추가 파병은 ‘미친 짓'”이라고 단언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고건 권한대행에게 현재 이라크전 상황에서 “추가파병은 사실상 참전”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딕 체니 부통령과의 면담자리에서 섣부른 약속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아예 면담자리에서 딕 체니가 추가파병을 촉구할 경우 “상황은 바뀌었다. 나는 권한대행일 뿐 실권자가 아니다. 나라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이 달린 중대한 문제를 나는 결정할 수 없다. 탄핵문제가 끝나고 국정이 정상화되면 원점에서 재논의 할 것이다”라고 답하라며 ‘모범 대답’까지 제시했다.

민주노동당의 활동으로 파병반대운동 급속히 퍼질 것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딕 체니 미 부통령 방한반대운동을 계기로 ‘파병철회’ 당론을 가진 민주노동당과 함께 파병철회운동을 다시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파병철회를 촉구’하는 1만인 시국선언을 제안했으며, 동시에 전국적인 차원의 이라크 파병철회를 촉구하는 범국민청원 운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회에 대한 압박도 다시 본격화하겠다고 선포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추가파병철회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16대 국회의원들에게는 남은 임기동안, 17대 총선 당선자들에게는 17대 국회가 시작되는 즉시 철회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라크 침공 주범 딕체니 미부통령 청와대 방문 항의 기자회견

미국은 파병압력 중단하라

한국을 방문한 딕체니 미 부통령이 오늘 청와대에서 고건 대통령권한대행을 만난다. 체니 부통령은 한반도 핵문제, 주한미군재배치 문제 등에서도 한국정부에 자신의 요구를 들이밀겠지만 특히 그 중에서도 이라크 추가파병을 조기에 해달라고 압력을 행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잘 아려진바와 같이 ‘뼛속까지 미국 패권주의자’인 딕 체니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사실상 기획한 당사자이며 이라크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정보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이다. 또 그가 회장으로 있던 헨리버튼이라는 원유회사는 지난해 이라크 석유수입권을 독점하고 약 70억달러에 이르는 이라크 최대의 복구사업인 유전시설 복구 사업권을 차지했다. 딕체니는 석유를 위해 무자비한 학살전쟁을 감행한 학살자인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에서 실패했다. 이라크 국민 전체가 미군과 연합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탈리아, 필리핀 등 많은 나라들이 철군을 검토하고 있다. 다급해진 미국은 체니 앞세워 한국군 파병강행을 압박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라크 침략전쟁에 용병국가가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미국은 한국정부에 대한 파병압력을 중단해야 한다. 나아가 이라크를 이라크인들 손에 맡기로 이라크를 떠너야 한다. 그길만이 이라크의 평화를 위한 길이며, 미국의 파병을 면하는 길이다.

고건 권한대행은 추가파병 거부의사를 명확히 밝혀라.

이라크가 전면전상황에서 추가 파병을 강행하는 것은 ‘전후재건과 평화지원’이 아니라 사실상 전면전에 참전하는 것이다. 많은 나라들이 철군을 검토하고 있는 마당에 한국이 전쟁의 당사자인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군대를 파병한다면 이라크 저항세력의 집중적인 표적이 될 것이며, 이라크인들의 원한과 분노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한마디로 미친 짓이다.

도대체 정부는 어찌하여 패배와 몰락의 길로 치닫는 부시정권이 억지를 쓰고 있는 더러운 전쟁의 불구덩 속으로 불나방처럼 뛰어드려 하는가?

고권 권한대행은 딕체니에게 분명히 말해야 한다. “상황은 바뀌었다. 나는 권한대행일 뿐 실권자가 아니다. 나라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이 달린 중차대한 문제를 나는 결정할 수 없다. 탄핵문제가 끝나고 국정이 정상화 되면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고건 권한대행은 다시 한 번 자신이 얼마나 중대한 역사의 칼날 위에 서있는지 분명히 깨닫고 역사적 결단을 내릴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미국은 한반도 전쟁위협을 중단하라.

이라크 다음은 한반도가 될 것이라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체니 부통령을 포함한 미국의 호전세력들은 공공연하게 “6자회담의 해결 속도가 너무 늦다”, “악의 세력과는 협상이 아니라 제압을 해야 한다”며 대북 군사적 압박을 종용하고 있다.

미국은 선제공격전략에 의한 신속대응전력으로 주한, 주일미군을 재편하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미사일방어망을 전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또 3월에는 선제공격전략에 의거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겉으로는 회담과 협상을 내세우면서도 뒤로는 무력공격을 준비하는 미국의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한반도의 패권을 위해서는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호전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에 전쟁을 몰고 오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과 패권정책을 단호히 거부한다.

미국은 한국민의 더 큰 저항에 부딪히기 전에 대북적대정책, 압박정책을 철회하고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보장체계 구축에 성실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04년 4월 16일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홍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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